[톡톡 2929] 투표, 2019학년도를 완성하는 첫 그림
[톡톡 2929] 투표, 2019학년도를 완성하는 첫 그림
  • 박수희 기자
  • 승인 2018.11.08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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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봉오리가 맺힌 날, 난 우리 대학에 입학했고 18학번 새내기가 되었다. 모든 게 낯설고 설렜다. 우리 학과 선배들이 알려준 자리에 앉은 후 입학식은 시작되었다. ‘정식으로 인사드립니다.’ 하며 당차게 슬로건을 말하며 자기소개를 하던 그들은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 학교의 직책을 맡은 대표들인 집행부였다. 1학년인 나는 체계적으로 집행부가 구성된 것이 무척이나 신기했다.

  동기들과 함께 각종 행사에 참여하고 많은 사람을 만났다. 대학 생활에 적응해갈 때쯤 꽃이 지고 추위가 시작되었다. 대학 안에서 선거가 시작되었고 생일이 지나지 않아서 지난 지방선거에 참여하지 못했던 난 처음으로 유권자가 되었다. 우리 대학에서 투표는 성인이 된 후 나의 첫 투표였다. 투표를 함으로써 우리 대학에 소속감을 가지게 됐다.

  양복으로 깔끔하게 차려입은 후보자들은 공약과 함께 슬로건을 외치며 당당하게 유세를 했다. 학회장과 대의원 선거 때였다. 친한 선배와 동기들이 입후보했다. 선거가 크게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우리 학과의 대표를 뽑는 만큼 신중해야 했다. 그들의 역량과 내세운 공약 실현 가능성을 살폈다. 우리 학과를 대표할 자격이 있는지 확인했다. 당선자가 우리 학과에 좋은 영향을 끼쳤으면 했다.

  선거 장소는 강의실이었다. 강의 시간 북적거렸던 그곳은 진지하고 무거운 분위기로 바뀌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투표용지를 받았다. 기표소에 들어갔다. 우리 학과에서는 학회장 후보자가 한 명이었다. 투표용지에는 찬성과 반대가 있었다. 선거도장을 찍고 용지를 고이 접어 기표함에 넣었다.

  공강이 많았던 날 이어서인지 투표를 하러 온 학우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자기 마음이다, 귀찮다’라는 이유로 투표를 하지 않는다. 불참자들은 표 하나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모른다. 학과에 관심이 없어서일까, 우리 대학에 무관심하다고 나는 느꼈다. 많은 학우가 선거에 참여하지 않아서 속상하고 안타까웠다.

  선출 결과가 적힌 대자보를 보고 난 조금 놀랐다. 찬성표, 반대표, 무효표까지 적혀 있었다. 특히나 투표율을 보고 크게 놀랐다. 높아봤자 60%, 낮은 과는 40%가 채 되지 않았다. 굉장히 낮은 투표율에 나는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투표는 대표를 선발할 수 있다. 또 비밀이 보장되며 자신의 소신을 나타낼 수 있는 하나의 권리이다. 투표를 하면 그만큼 책임감을 갖는다. 대표에게 관심을 가지며 그들의 행보를 꼼꼼히 지켜보게 된다. 그들 또한 책임감을 가지며 동시에 부담감을 느낀다. 좋은 학교는 표 하나에서 시작된다. 만약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면 무효표라도 기표하여 투표율을 높이길 바란다. 곧 열릴 선거에서 많은 학우가 참여하길 바란다.

  우리 대학의 주권은 학우에게 있으며 그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 내 손으로 뽑은 대표인 만큼 관심이 많이 갈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뽑힐 후보자들이 학우들의 뜻을 알고 내세운 공약들을 지켰으면 한다. 더 나은 대학 생활을 기대해본다.

박수진 (컴퓨터공학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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