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진짜는 지금부터
[기자의 눈] 진짜는 지금부터
  • 김민규 기자
  • 승인 2018.10.11 09:3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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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사진을 촬영한 수습기자 김민규는 경남대학보사 내에서 징계(정기자 발령 이후 한 달 동안 기사 작성 금지)를 내리겠습니다.” 지난 5월 17일 한마대동제 이튿날에 가수 홍진영 무대에서 개인적 용도로 사진을 촬영해 내려진 징계다. 한마대동제 삼 일째 되던 날에는 가수 포맨의 무대를 취재하지 않았다. 기자의 잘못된 용도의 촬영 때문에 학보사 전체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봤다.

  징계를 받았을 때, ‘한 달만 참으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다. 힘들지 않을 거 같았고 참을 수 있을 줄 알았다. 지난 9월 한 달간 학보가 두 번 발행됐다. 기자는 정기자 발령을 받았지만 징계로 인해 학보가 발행되는 걸 먼 산만 바라보듯이 했다. 끊임없이 생각했다. 되돌릴 수 없는 일은 빠르게 털고 일어나야 한다고. 자책하고 후회할 시간조차 아까웠다. 기사를 쓸 순 없었지만 다양한 신문을 읽고 또 읽었다.

  개강과 함께 수습 기간이 끝나 대학부 기자 명함을 만들었다. 정식 기자가 된 기쁨을 누리고 싶어 친구들에게 명함을 나눠주며 “이제 진짜 기자다!”라고 소리쳤다. 돌아온 대답은 마음을 아프게 하기에 충분했다. “기사는 언제 써?”, “학보에서 네 이름을 본 적이 없는데?” 라며 비수를 꽂았다. 개강하고 변함없이 학보사에 출근했지만 기사에는 내 이름이 실리지 않았다. 친구의 말을 들은 이후 명함 꺼내기가 부끄러워졌다. 스스로 진짜 기자가 아닌 가짜 기자처럼 느껴졌다. 명함은 서랍 안에 꼭꼭 숨겨뒀다. 모두에게 기사가 실리고 진짜 기자가 되는 그날 다시 명함을 꺼내기로 다짐했다.

  힘들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티는 안 냈지만 다른 기자들이 기사를 작성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부러웠다. 짧을 줄 알았던 한 달은 길게만 느껴졌고, 학보사에 피해가 가지 않게 사직서를 낼까 생각도 해 봤다. 하지만 책임을 회피하고 도망가는 건 너무 이기적이지 않을까. 물론 책임지고 나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 방법이 아닌 끝까지 남아 더 큰 책임을 짊어지려고 다짐을 했다.

  한 달간 학우들에게 알 권리를 제공하지 못한 기자는 이제 이 시련을 딛고 일어서려 한다. 모든 순간을 처음이라 생각하고 모든 상황을 내게 주어진 것으로 여기리라 다짐한다. 비록 징계는 받았지만 성공을 위한, 진짜가 되기 위한 하나의 시련이라고 본다.

  이제 명함을 꺼내 보려 한다. 예전과는 다른 당당함과 용기가 가득하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예전과는 다르게 보인다. 징계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 있는 모습을 보여줄 준비를 마쳤다. 마주친다면 달콤한 응원이라는 당근보다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채찍질을 해 줬으면 한다. 틀린 건 틀린 것이고, 고칠 건 고쳐야 한다. 경남대학보사 대학부 기자 김민규의 생활은 지금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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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팅 2018-10-11 09:39:18
응원합니다.

싸우는거 2018-10-11 11:18:35
직접봤음. 천막옆에도 사진 다 찍고있던데 왜 그런지 아직도 이해가 안됨. 총학 지인이라 봐주는거?ㅋ

학보 스태프 2019-05-20 14:15:30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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