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나는 당신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 박예빈 기자
  • 승인 2018.10.11 09:3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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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과 남은 점 하나 차이다’라는 말이 있다. 어제는 뜨겁게 사랑했다가 오늘은 차가운 이별을 하는 게 연인 사이다. 좋은 헤어짐이 있듯 나쁜 헤어짐도 분명 존재한다. 지난 9월 13일, 가수 ‘구하라’는 실시간 검색 1위를 차지했다. 유명 헤어디자이너인 남자친구와 다툼으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그녀는 한순간에 ‘데이트 폭력’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사랑하는 사이에서 일어난 사소한 싸움이라고 하기는 너무 심각한 데이트 폭력. 이제는 현명한 대처를 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 사회부

 

* 데이트 폭력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데이트 폭력이라고 하면 심각한 신체 피해만을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범위는 생각보다 광대했다. 데이트 폭력은 남녀 간 교제 과정에서 일어난 신체적, 언어적, 정신적 폭행 모두 포함하고 있다. 심지어 ‘너 어제 누구랑 만나서 뭐 했어?’라는 물음도 데이트 폭력에 해당한다. 그리고 이 물음에 답을 얻기 위해 상대방 휴대전화를 뒤져 사생활을 침범하는 일도 당연히 범죄로 간주된다. 또, 남자친구가 여자친구 옷차림에 간섭하는 행위도 폭력에 속한다. 그들은 ‘사랑하는 사이에 이 정도 간섭은 당연하다’라는 말을 한다. 그런 생각도 잘못이지만, 가장 큰 문제는 피해자들이 데이트 폭력인지 잘 모르고 있는 현실이다.
  TV에서 방영되는 프로그램이 심어주는 잘못된 인식도 문제다. 드라마를 보면 남자주인공이 여자주인공 팔을 강제로 끌고 가는 장면을 많이 볼 수 있다. 로맨틱하게 묘사되는 이 행위도 엄연히 데이트 폭력의 한 부분이다. 드라마에서 거부하는 여자친구에게 강제로 스킨십하기, 벽에 밀치고 강제로 키스하기 등의 강압적인 행동을 연인 사이에 흔히 일어나는 일로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심각한 문제를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사랑의 표현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다.


* 성별과 관계없이 누구든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서울시에서 조사한 통계에 따르면 10명 중 9명은 데이트 폭력 경험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사소한 피해부터 심각한 피해에 여성들은 노출되어 있다. 비교적 남성보다 힘이 약한 여성이 신체적 폭력을 가하는 남성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금년 초 실제로 부산에서 남자친구에게 폭행을 당한 여성의 사례가 있다. 남성이 기절한 여성을 짐처럼 끌고 가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은 우리에게 충격을 안겨 주었다. 가해자는 경찰에 체포되고 피해자에게 “죽여버리겠다.”는 협박을 했다. 사랑한 사이로 시작한 그들은 가해자와 피해자로 끝이 났다.
  데이트 폭력에 심각한 피해를 보는 대부분은 여성이다. 하지만 여성에게만 초점이 맞춰지는 경향은 옳지 않다. 남성의 피해도 무시하면 안 된다. 연락되지 않는 남자친구 집으로 찾아가 남자의 옷들을 가위로 자른 여자의 사례도 있다. 이 사례만 봐도 피해자는 여성뿐이라는 단정 짓기는 이르다. 남성의 경우 여성에게 맞거나 피해를 봐도 자존심 때문에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잘못된 사회 인식이 피해 남성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빼앗고 있다.
  연인들은 사귀는 동안 힘들게 하면 이별을 선택한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이별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별을 통보받은 연인이 상대방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이별 범죄’는 데이트 폭행의 연장선이다. 물리적 폭력 이외에도 상대를 귀찮게 따라다니고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는 행위 모두가 포함된다. 심하면 상대방의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준다. 마음대로 헤어지지 못하는 현재 연애에 문제가 많아 보였다.


* 현명한 대처는 무엇인가?
  가정폭력과 데이트 폭력 피해는 유사하지만, 처벌은 확실히 차이가 있다. 가정폭력은 특례법상 피해자에게서 가해자를 격리조치를 시킨다. 이와 달리, 데이트 폭력은 두 사람을 분리할 수 없었다. 그리고 단순 폭행죄 적용을 받고 비교적 낮은 처벌이 내려진다. ‘솜방망이 처벌’이라 불리는 데이트 폭력 처벌은 피해자의 아픔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데이트 폭력이 심각한 문제임을 인지하고 데이트 폭력 특별법 등 처벌 강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다른 사람 일은 되도록 관여하지 않으려는 무관심도 큰 피해를 만들고 있다. 특히, ‘사귀는 사이에 사소한 다툼이겠지.’라는 생각은 섣불리 도움을 주지 못하는 이유다. 연인이라는 관계는 주위 사람들이 도움을 주고 싶어도 망설이게 만든다. 누군가 간절히 도움을 요청한다면 우리는 지나치지 않고 도와주어야 한다.
  가장 큰 문제는 데이트 폭력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이제 현명하게 대처를 하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데이트 폭력이 일어나는 가장 큰 원인이 상대방에 대한 소유욕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물건처럼 소유하려는 상대에게 우리는 ‘아니’라는 확실한 입장 표현을 잘하고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분명한 의사 표현은 자신을 지키는 길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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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대학보사 2018-10-15 17:08:19
구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나가던 의문의 남성 2018-10-14 19:09:08
읽고 격한 공감..
데이트 폭력은 단절되어야 합니다~!
사회부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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