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하는 것은 좋은 일이나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중에는 최선을 다해도 실패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최선을 다하기는커녕 아무런 시도조차 하지 않는 학생들도 많다. 최선을 다하지 않거나 시도조차 하지 않아 실패한다면 그게 나의 최선이 아니라고,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변명할 수 있지만, 최선을 다했는데도 실패한다면 그것이 곧 나의 최선이며 내가 실패자일 뿐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두려움. 이 글은 그러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을 위한 글이다.
실패가 없는 완벽한 사람이 있을까?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는 사람이 아니라 신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실패란 인간에게 비정상적이 아니라 정상적인 것이다. 무엇보다 성공과 실패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다.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인간은 성공의 순간에 실패를 가장 크게 느낀다’고 한다. 하나(예: 직장생활)에 성공하기 위해 다른 것들(예: 가족)에 신경을 못 썼기 때문이다. 또한 실패는 사회에 늘 있는 일이다. 예를 들면 프로야구 1위 팀도 승률이 6할 정도이며 4할 정도는 패배한다. 수위 타자도 10번 중 3번 정도만 안타를 친다. 게다가 성공과 실패는 많은 부분 우연에 의해 결정된다. 최선을 다했지만 실패했다고 해서 그 사람이 본래적으로 실패자라고 할 수 없다. 어떤 것에 실패했더라도 그는 운이 좀 없었을 뿐이고 다른 것에서는 성공했을 것이다.
또한 실패는 학습의 과정에서 필수적이다. 물 한 번 먹지 않고 수영을 배울 수 없고, 한 번도 안 넘어지고 자전거를 배울 수는 없는 법이다. 우리는 실패를 통해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 법을 배운다. 발명왕 에디슨은 백열전구를 완성하기 위해 1,200번 넘게 실패했다. 그러나 그는 실패한 것이 아니라 전구가 안 켜지는 법을 1,200가지 알아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천재조차도 모든 것을 실패 없이 척척 잘 해내지 못한다. 그들에게 실패란 낙오의 표시가 아니라 교훈을 얻고 도약하는 기회이다. 실패가 없다면 발전도 없다. 역설적이게도 실패하는 사람은 실패자가 아니다. 오히려 실패가 두려워 아무런 도전도 하지 않고 아무런 실패도 하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실패자다.
실패는 결코 비정상이 아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실패 그 자체가 아니라, 아무런 실패도 하지 않으려고 아무런 도전도 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 인생이 실패로 가득 차 있고, 배움에 실패가 필수적이라면, 고민할 것은 어떻게 하면 아무런 실패도 하지 않을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잘 실패할 것인가이다. 아무런 실패도 않고 가만히 있다가 실패할 것인가, 아니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것인가?
지주형(사회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