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칼럼-나의 연구, 나의 교육] 진정성(Authenticity)
[교수칼럼-나의 연구, 나의 교육] 진정성(Authenticity)
  • 언론출판원
  • 승인 2024.09.04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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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라는 말은 고대 의학자 히포크라테스의 명언으로 인간 생명과 예술 수명에 관한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다만 그가 전한 명언 속에는 그리스어 테크네(Tekhne)가 라틴어 아르스(Ars)로 번역되어 기술이 예술로 표현된 오류를 담고 있다. 하지만 복원 관점에서 예술과 기술은 수명 영속과 문명 기여라는 공통점과 함께 선조의 얼과 정체성을 일깨우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이러한 가치를 지닌 예술은 시간의 흐름과 다양한 영향 속에서 미술품의 반달리즘, 재료의 내구성 저하 등 여러 가지 손상이 나타난다. 손상된 미술품과 문화유산은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는 것처럼 복원가의 손길을 통해 그 가치와 수명을 유지한다. 이 과정은 섬세한 기술 작업, 절제된 심미안, 정교한 중용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데 미술품과 문화유산의 불로장생을 위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유영하는 시간 여행과 같다.

  문화 향유와 문화유산 복원의 관심과 인식이 높아지면서 국가적 교육적 차원의 접근이 진행되고 있다. 이 변화에는 우리 지역의 가야사 복원과 예술 관심도 주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다. 또한, 일상에서는 미술 감상의 기회가 많아지고 생활 속에서 미술품 소장을 원하는 이들이 증가했다. 덕분에 작품의 안위와 보존에 관한 관심과 문화유산 복원의 역할과 중요성을 느끼게 한다.

  문화유산 복원은 역사적, 학술적, 예술적 등 문화유산 가치 평가와 함께 문화유산의 진정성 가치 검증을 기반으로 시작된다. 이 과정에서 진정성 가치는 문화유산의 형태, 재료, 기술, 위치 등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보존 원칙과 복원 방향 설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로부터 진정성(Authenticity) 용어는 진품, 원작, 정체성, 사실, 진실 등을 의미하며 서양의 철학과 예술 분야를 시작으로 다양하게 해석하고 사용되었다. 특히, 문화유산의 진정성 개념은 르네상스 시기부터 시대에 따라 해석과 인식을 달리하며 발전과 방향의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차이는 보존을 위한 개입의 정도와 기준에 따라 그 방향을 제안하고 베니스헌장, 나라문서, 호이안 프로토콜 등 국제회의헌장과 세계유산 협약지침을 통해 시대의 흐름 속에서 변화되었다. 이를 통해 문화유산의 진정성 개념 발전과 유네스코 등재, 문화유산 가치 평가, 보존관리 등 진정성 유지를 위한 판단과 기준의 필수 조건으로 활용되고 있다.

  문화유산 복원에 앞서 진정성이 중요한 이유는 직접적 조치를 하는 행위와 객관적 판단의 기준으로 보존 방안의 기초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복원가는 보존가의 자세와 보존윤리 기준의 바탕인 진정성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문화유산에 담긴 진실과 신뢰 등 속성을 의미하는 진정성은 거짓없는 원래의 가치와 의미를 유지하고 전달할 뿐만 아니라 시대와 환경에 맞춰 적응하는 핵심 역할을 하는 점에서 교육의 진정성과 매우 유사하다. 교수자의 진정성은 교육의 질을 높이고 학생과 신뢰 소통하는데 중요한 요소이다. 이와 함께 진정성 토대 교육은 학생의 전인적 성장과 교육 현장의 발전에 원동력이 된다. 앞으로도 진정성을 바탕으로 문화유산 복원의 정수를 선도할 인재 양성과 대학 위상과 지역 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성장하고자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

이젬마(산업경영대학원 문화유산복원예술학과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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