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기정체성의 확보로서 장소 사랑
[사설] 자기정체성의 확보로서 장소 사랑
  • 언론출판원
  • 승인 2024.06.12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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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인이 가지는 실존적 위기의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진단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그 무엇이 원인이 됐건 실존적 위기를 맞는 사람들은 ‘자기정체성의 상실’이란 심각한 증상을 앓고 있다. 우리 인간이 나날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까닭은 자기라는 정체성을 인식하고, 그것의 발전과 성숙에 의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기라는 정체성이 모호해지고 더 이상의 발전이 없다는 느낌을 받게 될 때 삶의 영위는 심각한 위기 상태에 빠지게 된다. 더 이상의 삶을 살아갈 이유도 방향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기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의미 있는 행위의 실천이 필요하다. 그 확인과 의미 부여의 체계 역시 다양한 통로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겠지만 자기정체성을 일관되게 유지해주는 것으로서 ‘장소의 발견’이 부각된다. 장소는 인간의 실존에 의미를 부여하는 근원이다. 우리 인간은 장소 학자 <이-푸 투안>의 말처럼 자신이 거주하는 장소의 고유하고 특정한 형상에 의해 점진적으로 정서를 증가시킴으로써 깊은 의미를 획득한다. 곧 장소의 발견과 사랑에 의해 세계 속에 내가 안전하게 살고 있다는 정서를 얻는다.

  이것은 인간실존의 근원적 중심으로서 집에 대한 상징을 보면 쉬이 알 수 있다. 집은 개인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토대가 된다. 그러므로 집은 아무 곳이나 교환될 수 있는 장소가 아니라 무엇으로도 대체될 수 없는 의미의 중심이다. 이것을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적용하면 학생들이 소속되어 있는 장소, 곧 ‘경남대학교 캠퍼스’도 마찬가지다. 모교의 장소에 대한 애착이 많을수록 감정의 결속이 강해지고 자기정체성을 확보해 갈 것은 틀림없다. 때문에 학교 안의 장소를 사랑하는 학생들에게서 삶의 의미를 상실하고 정신적 방황을 일삼는 모습을 생각하기는 힘들다.

  문제는 이러한 실존 의식의 상실로서 ‘장소의 상실’이다. 장소 상실의 원인은 여러 가지 있겠지만, 첫째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집과 학교가 모두 획일화된 공간으로 구성되어 고유성을 잘 느끼게 하지 못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기의 실존적 장소에 대한 독자성과 고유성을 만들어내는 의식이 필요하다. 둘째는 자신의 장소에 대한 사랑의 부족이다. 특히 이는 자존감과 연결된 문제로 자신이 다니고 있는 장소에 대한 자부심을 갖지 못한 데서 발생한다. 따라서 자기가 소속된 공간과 장소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자기정체성 확립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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