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를 통해 22대 국회의원 선출을 마무리하였다. 첨단 과학기술의 혁신적 발전이 우리 삶의 구석구석으로 파고들면서 사회 전체가 거대한 변화를 마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롭게 구성되는 국회는 의당 미래를 향한 지혜를 모으는 전당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선거 기간 동안 제시된 장밋빛 공약들을 보자면 한국 사회는 분명 엄청난 도약을 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 역시 지역, 빈부, 나이 등으로 인한 우리 사회의 분열된 상황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그만큼 우리 사회의 갈등의 골이 깊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게다가 이번 선거에서도 일부 당선자의 경우, 언론을 통해 드러난 과거 언행으로 볼 때 민주주의 시대 시민의 대표로서 적절한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 심각한 의문을 품게 한다. 그래서 하루하루 살아가기에도 바쁜 많은 사람들은 정쟁으로 얼룩졌던 지난 국회 모습을 다시 떠올리면서 정치에 대하여 무관심하거나 실망하면서 환멸을 느끼고 결국 외면하게 된다. 정치를 외면하면, 플라톤이 갈파했듯, 어리석은 자들로부터 다스림을 당하고 만다.
이런 수모를 피하자면 우리는 대의 민주주의 사회에서 투표로 선출된 우리의 대표가 선거 기간 동안 그렇게 맹세하였던 약속을 제대로 실천하도록 이들을 지속적으로 이끌어 갈 시민으로서의 책무를 다시 한번 확인한다. 물론 가장 확실한 방법은 선거를 통해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게다가 막상 투표를 하자니 ‘뽑을만한 인물’이 없으면 최악을 피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차악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심사숙고해서 뽑았지만 제대로 한다는 보장은 더더욱 없다.
그래서 적절한 인물을 뽑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선출된 대표들이 시민의 소리에 지속적으로 귀 기울이도록 하는 것이다. 대표들이 시민들의 변화하는 다양한 요구들을 정확히 파악하며 대응할 수 있도록 기회 닿을 때마다 정치 과정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다. 사실 우리 지역은 3·15의거에서부터 부마항쟁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바로 한국 민주주의의 발전 과정에서 항상 중요한 견인차 역할을 기꺼이 맡아 왔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인구절벽이라는 위기 속에서 산업구조의 근본적 재편이라는 당면 과제를 헤쳐 나가는 과정에서 국가 전체적 차원에서 민주적 합의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처럼 민주주의는 자유롭고 평등한 시민들이 대표를 뽑는 것을 통해 나의 미래를 공동체 전체와 더불어 설계하는 방식인 것이다. 나의 내일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나의 대표가 국회에서 올바른 결정을 하도록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통해 민주주의를 더욱 내실화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