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2929] 꿈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서 두렵지 않아
[톡톡 2929] 꿈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서 두렵지 않아
  • 박수희 기자
  • 승인 2018.08.20 1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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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이든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첫 동아리 면접에서 한 말이다. 단순히 연기를 배우고 싶은 마음 하나로 연극부에 지원했다. 열정만으로 동아리에 들어갈 수 있었다. 대본 리딩을 하며 각자 배역을 정할 때 주인공을 맡게 되었다. 인생 첫 작품에서 주인공이라니 세상을 모두 가진 것만큼 벅찼다. 선생님 또한 열정이 넘치시는 분이셨기에 나는 연기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내 열정만큼 뜨거웠던 여름을 지나 겨울이 되었다. 1년 동안 준비한 노력을 1시간의 연극에 쏟으니 남은 감정은 허탈함이었다. 그때 왜 그런 감정이 들었는지 알 수 없었다. 나름대로 연습도 하고 결과물도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2학년 때는 연극부와 뮤지컬부가 합쳐졌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연극부가 없어진 것이었기에 신설된 뮤지컬부가 썩 반갑지 않았다. 노래도 잘하는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뮤지컬부의 차장까지 맡게 되었다. 그래서 두려웠다. 연극부 부원의 약 3배 더 많은 사람과 함께해야 했다. 리더는 멋지고 스스로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에 맞게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겼다. 인원도 많아 대본과 노래, 춤, 무대 세트까지 담당 부서를 정해서 학생들의 힘으로만 만들게 되었다. 높은 완성도를 위해 체계적으로 연습하다 보니 힘든 순간이 많았다. 방학에도 매일 나와서 연습하다 보니 부원들은 작품에 자연스럽게 애정이 생겼다. 축제가 열리기 전, 리허설을 하는데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하나 생겼다. 그 변수 하나로 우리 작품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이 속상하고 아쉬워 눈물을 흘리는 부원도 생겼다.

  축제 당일, 우리는 새벽부터 나와서 리허설을 하고 1부의 엔딩을 장식하게 되었다. 무대 위에서 엔딩곡 ‘내일로’라는 곡을 마지막에 부원들 모두 손잡고 부르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무대가 끝난 후 아쉬운 감정에 눈물이 났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순조로웠던 연극과는 달리 많은 문제와 걱정이 많았던 뮤지컬이 나에게는 많은 감정을 느끼게 해 주었다.

  현재는 기자라는 꿈을 가지고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에 진학했다. 또한, 학보사에서 학생 기자 활동을 통해 기자에 대해 하나씩 배우고 있다. 그러나 은행 텔러와 배우의 꿈으로 가득했던 나의 학창시절을 후회하지 않는다. 그 당시에 꿈을 가지고 노력했던 것들이 지금의 나에게는 “잘해 왔잖아. 지금도 할 수 있어.”라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꿈이라는 씨앗은 우리 몸에서 항상 자라고 있다. 현재 즐겁게 하는 일에 시간이라는 물을 준다면 그 씨앗은 단단한 줄기를 형성한다. 나는 줄기를 단단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 가끔은 지쳐서 시들 때도 있지만, 꼭 예쁜 꽃을 피울 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도전한다.

이아름(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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