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들과 재학생들이 캠퍼스를 메우며 봄의 시작을 알립니다. 벚꽃이 피고 날이 갈수록 따듯해지는 요즘, 또 다른 한 해를 만들고자 이것저것 도전을 해보기 좋은 시기라 생각됩니다. 한창 성장하고 있는 대학생들은 졸업하자마자 무한 경쟁의 사회로 나갈 준비를 끝마쳐야 하는데, 그 방식은 제각기 다른 과정으로 이루어집니다. 스펙을 더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홀로 설 수 있는 내면적 성장도 좌시해서는 안 됩니다. 완전한 내 편이 없는 사회에서 자신을 온전히 하기 위해 내면의 소리를 잘 듣고 나를 가꾸는 법을 연습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격적으로 성장한 사람이라 하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나요? 흔히 어른스럽다, 차분하더라는 말로 표현되곤 합니다. 이는 내가 무엇을 하면 좋고 무엇을 하면 싫은지. 화가 나는지를 잘 아는 걸 의미하는데,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내 마음속의 소리를 경청할 줄 아는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한 번씩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에서 이런 글을 본 적 있으실 겁니다. ‘생각이 많으면 글을 써라’. 하지만 평소에 글을 쓰지 않는 사람들은 글을 쓰고자 하는 행위 자체가 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추천하는 방식은 ‘일기 쓰기’입니다. 여러분이 일기를 마지막으로 쓴 것이 언제인지 한번 기억해 보세요. 누군가는 초등학교 때 방학 숙제로 쓴 게 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말하는 일기는 공책 한 바닥을 다 채우는 거창한 것도 아니고, 숙제처럼 매일 반복한 일을 억지로 쓰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저 그날에 뻔하게 웃겼던 말이나 그때의 감정을 단순하게 느낀 그대로 적어 내려가는 것입니다. 일기의 순기능은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시간을 온전히 기억할 수 있는 것, 나의 감정을 완전히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기를 쓰는 방식에도 삶에 대한 태도가 스며들어 보입니다. 누군가의 경우, 타인에 대한 애증, 도망치고 싶었던 그 때의 날것의 감정을 적어 내려가 철없던 자신을 마주하고자 합니다. 자신으로부터 한 발짝 멀어져서 생각하는 과정을 거쳐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갑니다. 또 다른 누군가는 어린아이 같은 생각들을 하는 습관 자체를 버리고자 의연한 말들을 적어 놓습니다. 무엇 하나가 더 나은 방식은 아니지만 둘 다 감정이 태도가 되지 않도록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그게 완전히 숙달이 되었을 때 비로소 사람들이 말하는 인격적으로 성장한 사람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스쳐 지나간 시간들을 다시 잡을 수도 없기에 우리는 그 순간을 기억해야 하고 소중한 사람과의 관계가 짧은 생각으로 망가지는 아픈 경험 또한 하고 싶지 않기에 더욱이 빠르게 성장해 나가야만 합니다. 또한 나를 온전히 이해하고 위로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뿐이기에 일기를 써내려 가며 스스로를 한 번씩 들여다 보는 게 어떨까요.
안서영(군사학과·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