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저출생 시대 교육 투자의 의미
[사설] 저출생 시대 교육 투자의 의미
  • 언론출판원
  • 승인 2023.05.2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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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경제성장은 경이롭다. 한국전쟁 직후인 1954년 겨우 1천억에 불과했던 국내 총생산은 2021년 2071조 7천억으로 무려 2만 배나 커졌다. 한국의 눈부신 경제성장은 효율적인 국가 기구와 경제 개발계획, 선도적 기업가들, 수출 주도 성장에 우호적인 대외환경 등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설명되어 왔다. 그러나 한국의 경제 발전은 우수한 노동력이 없다면 애초에 생각할 수도 없는 것이었다. 조선시대부터 내려온 지식과 교육에 대한 숭상, 효(孝)에서 비롯된 가족에 대한 책임 의식과 근면한 노동윤리, 한국전쟁 이후의 계층 평준화가 촉발시킨 높은 교육열, 노동력에 대한 군대식 규율 등이 성실하고 우수한 노동력을 만들어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그러한 시대는 끝났다. 작금의 저출생과 학령인구 감소는 비단 대학의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곧 병력 자원이 급감하게 되고, 20~40대 연령 인구의 감소로 소비도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고도화된 산업에 적합한 숙련을 가진 노동력의 부족이 될 것이다. 초기 경제발전 단계에서는 높은 숙련이 필요 없어 높은 수준의 교육도 필요 없었다. 그 다음에는 저숙련 노동을 외국인에게 맡기고, 한국인들은 중간 정도의 숙련으로 일을 하면 되었다. 고숙련 노동도 필요했지만, 인구도 충분히 많고 경쟁도 치열해서 교육에 특별히 투자하지 않아도 우수한 인재가 많이 나왔다. 그러나 이제는 인구도 충분하지 않고, 유교적 윤리, 경쟁, 군대식 규율과 같은 옛날 방식으로 창의적인 우수 인재를 육성할 수도 없다. 앞으로 교육에 대한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리지 않는다면 청년 수의 절대적 감소로 인해 우수 인재의 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기업은 노동자의 낮아진 숙련에 곤란할 수밖에 없고, 기업이 요구하는 숙련을 갖추지 못하는 청년들도 좋은 일자리를 얻지 못해 괴로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아무런 자원이 없기에 오직 우수한 노동력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나라다. 따라서 산업이 고도화되고 나라가 발전할수록 노동력의 수준도 그에 따라 올라가야 한다. 지금의 상황을 방치하면 인구뿐 아니라 우수한 노동력도 줄어들 것이 명약관화하다. 국가의 후퇴를 막기 위해서는 인구 감소뿐만 아니라 우수 인재의 감소를 막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인구 대비 우수 인재의 비율을 높일 수 있다면 한국은 생산성의 획기적 향상을 이룰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인구가 감소해도 현재의 경제 수준을 유지할 수 있고 노년층 부양에도 어려움이 없게 된다. 또한 장기적으로 인구가 다시 늘 수도 있다. 정부는 더 이상 교육을 방치하지 말고 전 국민의 지적 수준과 역량을 높이기 위해 초중등 및 고등 교육에 대해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 그래야만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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