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 아고라] 선견지명(先見之明)으로 나만의 필살기를 만들자
[한마 아고라] 선견지명(先見之明)으로 나만의 필살기를 만들자
  • 언론출판원
  • 승인 2023.05.2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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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로 잔뜩 움츠렸던 겨울이 지나가고 파릇파릇한 새싹들이 활짝 만개하는 봄이 왔다. 개강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중간고사 기간이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이리저리 준비할 것도 많은데 시간은 왜 그리 빨리 흘러가는지 세월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이젠 대학생으로서 모든 일에 스스로 책임질 나이가 되었다. 험난한 세상에 맞서 단지 젊다는 무기 하나로 버텨야만 했던 그 시절, 나를 사로잡은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바로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였다.

  현대 사회는 날이 갈수록 점점 복잡하고 다양한 형태로 변모하고 있다. 인공 지능 AI 기술의 발달은 상당수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 현상은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앞으로 지방 군소도시는 소멸할 것이라고 예견한다. 게다가 지구온난화, 잦은 산불과 지진, 게릴라성 폭우 등 이상 기후로 인한 심각한 환경 문제로 지구는 몸살을 앓고 있다. 나 하나 사는 것도 벅찬 현실 앞에서 이런 일련의 현상들이 도대체 나와 무슨 상관이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중요한 것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나는 이미 세상에 던져진 존재로 변화무쌍한 이 시대를 어떻게든 살아나가야만 한다는 것이다. 노트를 뒤져보니 젊은 날 방황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이 땅 위에 힘겨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청춘에게 이 글을 바칩니다.

  “어떻게든 살아야 했다. 모든 게 끝이라고 죽는 건 아니었다. 세상이라는 무대 위에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적수를 만나 두려운 건 어떻게든 넘어야 할 거대한 산이었다. 둘러서 가든, 가로질러서 가든 피할 수 없었다. 그랬다. 때로는 비겁하고, 때로는 비굴하고, 때로는 사랑 앞에 정정당당하게 고백하지 못했다. 독기를 품고 밤낮으로 이를 갈며 실력을 연마해도 급소를 겨누는 상대는 가히 두려운 존재였다. 그 앞에 초라한 행색으로 엎드려 내 목숨을 구걸했다. 작은 실바람에도 흔들리는 풀처럼 연약한 존재로 남아 죽을 힘을 다해서 겨우 산을 넘으면 태산이 버젓이 기다리고 있었다.

  사는 게 전쟁 같아서 청춘은 늘 푸르게 멍들었다. 오늘도 치열한 경쟁 속에 비참하게 무너졌지만, 다시 일어서야만 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날아드는 주먹을 피할 자신이 없어 죽기 살기로 공부에 매달렸다. 남몰래 숨겨둔 필살기로 상대를 한 방에 쓰러뜨려야만 피멍으로 얼룩진 내 한 몸 지켜낼 수 있었다. 두려웠지만 피할 수 없는 운명을 향해 멍든 상처를 부여잡고 서럽게 울고 또 울었다. 그러나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했고, 어떻게든 내 앞에 주어진 태산을 넘어야 했다.”

권수진(인문학부 졸업 동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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