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지역 축제 바가지, 언제까지 참아야 하나
[기자의 눈] 지역 축제 바가지, 언제까지 참아야 하나
  • 조현석 기자
  • 승인 2023.04.12 1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길었던 코로나19의 시대가 끝나고, 완연한 엔데믹이 다가온 듯하다. 이를 기념하듯 지난 4년 동안 축소 또는 취소 되었던 지역 축제들도 다시금 개최되고 있다. 특히 따뜻한 봄바람과 함께 열리는 벚꽃 축제들이 첫 포문을 여는 중이다. 울산, 경주, 공주 등 국내의 유명한 벚꽃 명소들도 있지만, 그중 당연히 으뜸은 국내 최대 규모라 일컫는 진해 군항제다. 다만 온전한 축제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방문한 축제에서 눈살을 찌 푸리게 하는 모습도 보인다. 바로 과한 바가지를 씌우는 장터 음식점 부스다.

  ‘바가지 요금에 빛바랜 진해 군항제’, ‘5만 원짜리 바비큐 맞나, 진해 군항제 안 가겠다’ 주요 웹사이트에서 군항제를 검색하면 가장 위에 나타나는 기사의 헤드라인이다. 오랜만에 열리는 축제에 좋은 이야기가 가득해도 모자랄 판에 비판하는 여론이 더 앞서있다. 볼멘소리는 기자의 주변에서도 쉽게 들을 수 있었다. “해물파전 한 접시에 이만 원이나 받던데, 밀가루랑 간장 밖에 없더라.” 들뜬 마음으로 군항제에 다녀온 지인들의 이야기다.

  이렇게 공간에 대한 첫인상을 망친 사람들은, 그 공간을 다시 찾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지역 경제의 핵심 중 하나인 지방 축제가 오히려 지역 경제를 악화 시킬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나마 축제를 통해 번 돈이 지역으로 환원되면 다행이라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축제 부스를 운영하는 업체는 진해 소속이 아니다. 전국을 떠돌아다니며 그저 한 철 장사만을 노리는 장사꾼들이다. 고생은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하고, 이익을 챙 기는 사람들은 따로 있다는 소리다.

  이를 위한 해결책은 어려우면서도 간단하다. 공인된 지역 협동조합, 지방 기업 등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축제를 운영하면 된다. 실제로 이번 군항제 때 여좌천 인근에서 진해 사회적 기업이 운영한 부스는 합리적인 가격과 수제 막걸리 등의 특색있는 상품으로 관광객들에게 높은 만족도를 이끌었다.

  다만, 이러한 기업은 규모가 작기에 몇만 명이나 되는 인원을 수용하긴 힘들다. 다양한 기업들이 협력하여 대규모 구역을 맡는 방법도 있겠지만, 주로 시민이 운영하는 협동조합의 특성상 지방 정부의 도움이 없다면 현실적으로 어렵다. 더욱이 경험으로 잔뼈가 굵은 전문 업체들을 대규모 입찰에서 이기긴 더더욱 불가능하다. 이번에 화두가 된 바가지 사태도 대규모 인원을 감당할 수 있는 회사가 부족해, 특정 업체의 독 점으로 벌어진 문제라 분석된다.

  지난 3월 30일부 군항제위원회에서는 해당 사태에 대한 사과문과 함께 남은 기간 장터 음식에 대한 지도 감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또, 향후 자격 미달인 곳은 폐점 및 강제 퇴출, 향후 입점 배제 또한 진행한다고 전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다음 봄에는 상식적인 운영으로 온전한 행사를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거주자들을 고려한 축제가 열리는 미래를 희망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경남대학로 7 (경남대학교)
  • 대표전화 : (055)249-2929, 249-2945
  • 팩스 : 0505-999-2115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은상
  • 명칭 : 경남대학보사
  • 제호 : 경남대학보
  • 발행일 : 1957-03-20
  • 발행인 : 박재규
  • 편집인 : 박재규
  • 경남대학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2024 경남대학보.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