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영지] 찬란한 청춘을 앗아간 학교 폭력
[월영지] 찬란한 청춘을 앗아간 학교 폭력
  • 정지인 기자
  • 승인 2023.03.2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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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 시즌2 전편이 공개되며 국내외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더 글로리는 학교 폭력 피해자가 성인이 되어 가해자에게 되갚아주는 학교 폭력 복수극이다. 드라마 내에서 묘사 된 일부 학교 폭력 장면은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표현되었다는 게 밝혀지며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줬다. 드라마 흥행과 동시에 학교 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관심이 쏠렸다.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과거 자신이 당했던 학교 폭력 사례를 밝히는 피해자들이 글을 게시하며 학교 폭력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 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학교 폭력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신체폭력, 언어폭력, 강요, 따돌림, 성폭력, 사이버폭력 등에 의해 신체적, 정신적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다. 디지털 시대에 들어서며 학교 폭력 유형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학교 폭력의 대표적인 유형인 폭행이나 상해, 금품 갈취와 같은 물리적 폭력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면, 모욕이나 명예 훼손 등 정서적 폭력과 성폭력의 사례는 크게 늘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에는 사이버폭력이 많이 증가했다. 거리두기 영향으로 대부분의 수업이 사이버로 이뤄지는 등 학습 환경 분위기가 바뀌고, 온라인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이러한 현상이 발생했다.

  학교 폭력 피해자들에게 학창 시절은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는다. 성인이 되어 가해 학생과 더 이상 만 날 접점이 없음에도 당시의 기억은 생생히 피해 학생 가슴속에 남아있다. 이는 피해 학생에게 우울, 불안한 감정을 낳고 끝내 극단적인 선택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또, 학교 폭력 피해 이후 후유증의 정도와 지속 기간은 개인에 따라 매우 다르다. 실제로 많은 전문의는 피해 학생이 외상 후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증상이 호전되나 후유증은 오래 남아 있다고 전했다. 이렇듯 당장 학교 폭력이 중단됐다고 하여 바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 더불어 성장기인 학창 시절에 피해를 보기에 추후 피해 학생의 성격 형성에도 영향을 준다. 이는 성인기 이후 실직 혹은 사회 부적응과도 관련되며 가해 학생들의 장난 같은 폭행 하나가 피해 학생의 삶을 모조리 앗아간다.

  학교 폭력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으면 좋겠으나 오랜 시간 사회적 문제가 되었던 만큼 한 번에 근절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사회적 측면으로는 ‘더 글로리’와 같은 콘텐츠를 활용해 학교 폭력의 심각성을 지속해서 알려 나가야 한다. 또, 가정에서는 아이들의 감정 변화에 대해 더욱 세심하게 살펴주고, 피해 학생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학창 시절이 누군가의 기억에는 찬란한 청춘 시절로 남아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지옥으로 생각될 수 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가해 학생들은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뉘우치지 못하고, 피해 학생은 지속해 고통받고 있다. 세상 어디보다 안전해야 하는 학교에서 아파하는 학생들이 더 이상 생기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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