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칼럼-나의 연구, 나의 교육] 중.꺽.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교수칼럼-나의 연구, 나의 교육] 중.꺽.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 언론출판원
  • 승인 2023.03.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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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도 신학기부터 학내 곳곳을 가득 메운 마스크를 벗은 학생들의 미소를 보며 내 마음도 봄바람처럼 살랑거린다. 

  교수의 존재 이유는 학생들과 교류하고 마음이 통할 때 그리고 학생들의 성장을 볼 때라고 생각한다. 근간에 우리 학생들과 상담을 해보면 미래에 대한 소망도 기대도 없이 무력함에 빠져 사는 모습이 마치 30년 전의 내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고등학생 시절 나는 소위 문제아라고 불리는 학생이었다. 대학 진학은 꿈도 꾸지 못했고 매일 말썽을 일으키며 수습하기에만 바빴다. 하지만 고 3 때 담임을 맡으셨던 은사님께서 항상 긍정적인 말씀을 해주셨고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도록 따뜻하게 이끌어 주셨다. 기적적으로 전문 대학교 중국어과에 입학했지만 여전히 공부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1학년을 마치고 수업 일수와 성적 미달로 유급을 당하게 되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입대를 하게 되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인생에 대한 자세가 변하게 되었던 것 같다. 힘들었던 군생활을 통해 안일하고 이기적이었던 내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중국의 문호가 개방되지 않았던 시절에 과감히 중국으로 건너가 4년 6개월 동안 중국에서의 대학 생활을 경험하였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결혼을 하고 미국 캔사스 주립대학에서 호텔 & 레스토랑 경영 석사과정을 수료하였고 그곳에서 두 딸도 태어났다. 졸업 후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박사과정의 꿈을 접고 휴스턴으로 이동해 레스토랑의 매니저로 일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셋째 아이가 태어났고 세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계속 미국에서 살고자 노력했다. 5년 동안 3곳의 레스토랑에서 열심히 일했지만 내가 매니저로 일하는 식당마다 얼마 가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그 후로도 많은 직장을 옮겨 다니며 열심히 일했지만 영주권을 받는데 두 번이나 실패하였고 생활은 여전히 어려웠다. 그렇게 불법 체류자로 남을 수는 없어서 2009년 6월에 10여 년 동안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하였다. 오랫동안 꿈꿔오던 미국에서의 생활이 실패로 돌아갔지만, 삶의 여러 실패를 통해 나는 강해졌고 더 이상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인드를 가지게 되었다.

  귀국 후 우연한 계기로 부산의 한 대학에서 영어 강의를 제안받고 수업을 하게 되면서 학생들과 교류하며 지도하는 일에 내 자신이 큰 행복을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일은 나에게 다가온 새로운 꿈이었고, 그 꿈은 박사학위를 도전하게 이끌었다. 그리고 2017년 2월에 박사학위를 취득하여 지금의 경남대에 3년째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교수의 교육 철학은 자신이 살아왔던 삶을 반영하고 경남대학에서 나의 역할은 학생이라는 상품을 판매하는 판매원이라고 생각한다. 사회라는 시장에 내가 판매하는 상품을 내놓았을 때 얼마나 인기가 있고 잘 팔릴지, 어떤 상품을 준비해야 하는지 고민한다. 교육자는 비단 지식만 전하는 것이 아니라 바른 인성과 올바른 마인드를 교육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교육 신념이다. 나에게 희망을 준 고등학교 은사님 그리고 인생에서 실패한 경험이 나의 교육의 방향을 제시하여 주었다. 내가 판매한 상품이 포장을 뜯었을 때 고객이 실망하지 않도록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가치 있는 명품처럼 여겨질 수 있도록 우리 학생들을 뛰어난 마인드를 가진 사회의 구성원으로 길러내고 싶다.

  지난 월드컵 때에 자주 언급하던 이야기를 우리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다 ‘중꺽마’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

류형서(외식조리학과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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