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한가운데 복합 문화 공간, 문화대장간 풀무
공단 한가운데 복합 문화 공간, 문화대장간 풀무
  • 조현석 기자
  • 승인 2023.03.15 1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창원만의 문화창작공간
문화대장간 풀무 전경

 복합 문화 공간은 누구나 쉽고 다양하게 예술과 문화를 접하며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장소를 말한다. 그렇기에 주로 접근성이 좋은 도심 한가운데 혹은 사람들이 찾지 않는 유휴공간을 리모델링하여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대다 수의 복합 문화 공간은 주중에만 운영되기에, 실질적으로 근로자들이 참여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우리 지역 내에 있는 창원공단에서는 퇴근 시간 이후에도 운영되는 복합 문화 공간을 마련했다. 근로자들도 시간 제약 없이 즐길 수 있는 우리 지역만의 문화창작공간인 문화대장간 풀무에 대해 알아보자. / 문화부

 

 기본적으로 복합 문화 공간은 유휴공간을 활용 하는게 대다수다. 폐교를 활용해 박물관으로 만든 강원도의 정선아리랑 학교나 아파트 공터에 지어진 마을 도서관 등이 대표적인 예시이다. 폐 공장으로 만든 전주의 팔복예술공장과 기름탱크 를 활용한 마포문화비축기지 등의 관광지 또한 유휴공간을 활용한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그 외 우리 지역 내에서도 폐역 플랫폼을 활용한 진해역 등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부 문화복합공간은 운영 시간과 다소 떨어지는 접근성 때문에 일상적으로는 이용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산재했다.

 

+ 풀무의 탄생과 폐 산업시설 재생

 정부에서는 문화공간의 참여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많은 시도가 진행 중이며, 풀무도 그 사례라 볼 수 있다. 창원국가산업단지 내 위치한 문화대장간 풀무는 2014년 경남남도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추진한 ‘산업단지 내 유휴시설 및 폐산업시설 문화 재생 국비공모사업’ 선정되며 시작되었다. 이는 ‘산업단지 문화 재생 사업’라고도 불린다. 산업단지 문화 재생 사업이란 폐산업시설 등의 유휴공간에 문화공간 조성 및 주위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버려진 구역의 활용 재고와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 또한 이에 포함된다.

 경상남도에서는 사업선정 후 산업 단지내 노후시설인 아파트형 복지동을 리모델링 및 증축하여 2016년 하반기에 풀무를 완공했다. 여기서 ‘풀무’란 대장간에서 쇠를 달구거나 녹이기 위해 화덕에 공기를 불어넣는 기구를 말하는 순우리말 이다. 문화복합공간 이름을 풀무라고 붙인 건 우리 지역이 삼국시대 가야 문화의 주요 철 생산지 였던 의미를 담기 위해서다. 또, 삭막한 창원국가 산업단지에 따뜻한 문화의 바람을 불어넣자는 의도도 포함되어 있다.

 폐산업시설을 활용하는 건 근로자들의 문화접근성을 높이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잠재 사고를 예방하고 작업 능률을 높히는 데에 유의미하게 작용한다. 자주 쓰이지 않는 공간은 급격히 노후 화되기에 사람들에게 흉물로 여겨지고, 작업 효 율성도 떨어트린다. 동시에 오랫동안 사람의 손길을 받지 못한 건물은 붕괴 및 사고의 위험 또 한 잠재하게 된다. 이러한 폐시설을 새로운 공간으로 변화시키기만 해도 이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효과가 있다.

 추가로 기존 시설을 리모델링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에 들어가는 자원이 적어 경제적 측면으로도 효과가 크다. 이 재생시설의 가장 큰 매력은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공간이라고 말할 수 있다. 비슷한 모양새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겠지만, 지나간 시간과 흔적을 담은 곳은 재생공간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업 진행 간 인근 시설의 느낌을 어느 정도 유지하기에 해당 지역에 새로운 분위기를 쉽게 줄 수 있다는 장점도 가졌다. 더불어 문화프로그램 생산을 위해 입주하는 기획자와 예술가들에게도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

 

+ 풀무는 어떤 곳일까?

 문화대장간 풀무는 창원시 의창구 창원대로 363번길 11에 위치한다. 운영 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나 프로그램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 유의하자. 별도의 입장료는 없으며 누구나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풀무 건물은 산단 내에서 쓰이지 않던 부지를 리모델링한 지하 1층과 증축된 지상 1층으로 이루어졌다. 지하에는 다목적홀과 디지털제작 공방, 컴퓨터 교육장, 콘텐츠 창작실 등 이용자들의 문화예술 활동을 위한 공간이 제공된다. 다양한 분야의 교류를 도모할 수 있는 동호회 방과 탁구장도 위치한다. 모든 방으로 이어지는 복도는 조명을 비롯해 갤러리로 쓰일 수 있게끔 준비되어 있다. 우리 지역 내 예술가라면 누구든 전시 공간을 지원해 준다고 하니 관심 있는 학우라면 문의 해보자.

 지상에는 사무 공간에 더불어 음악 감상이나 게임 체험 등을 할 수 있는 콘텐츠 체험장 등이 존재한다. 간단히 차를 마시면서 쉴 수 있는 작은 도서관과 무인카페도 운영되는 중이다. 이곳에서는 지역인의 문화예술 향유와 체험 기회 확대를 위해 각종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해왔다. 전 도민과 노동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공예, 무용, 디지털 디자인 등 여러 분야의 강좌를 진행하는 ‘문화학교’가 대표적인 사례다. 뿐만 아니라 지난 해에는 영화 및 영상 콘텐츠와 관련해 ‘경남 영화 아카데미’가 열리기도 했다.

 풀무에서 제공되는 프로그램은 거의 무료기에 다양한 사람들이 부담없이 참여가능하다. 그렇기에 공장의 노동자들은 물론 인근에 거주하는 도민들도 이곳을 찾는다. 청년층부터 중장년층까지 방문하는 이들의 연령대도 넓은 편이다. 특히 작년에 운영된 ‘퇴근 후 문화학교’는 보자기 수업, 캘리그라피 등의 클래스를 진행하여 청년층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올해부터는 풀무의 문화예술지원실에 문화예술 기업 및 단체들이 입주해 다채로운 행사를 시행한다. 근로자들을 위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샌드아트, 유튜브 교육, 탈춤, 지역 내 예술인들을 규합해 만든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기업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 점심시간을 활용한 영화 상영회, 창원만의 영화제 등 다채로운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 풀무를 알차게 이용하는 방법

 우리 대학에서 문화대장간 풀무로 이동하려면 801번, 101번 버스를 타고 창원종합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하차한 후 산업 단지 구역으로 약 10분 정도 도보로 이동하면 된다. 입구에 처음 들어서면 바쁘게 오가는 차와 사람들이 낯설어 들어가기 망설일 거라 예상된다. 하지만 입구에서 5분 정도만 발걸음을 옮기면 예술관과 카페를 엮어놓은 듯한 아름다운 건물의 풀무를 만날 수 있다.

 올해 3월부터 4월까지는 기획 기간이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마련된 프로그램이 없는 상황이다. 프로그램이 없는 대신 풀무 내 빈 시설을 대관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회의나 강연이 가능한 다목적홀이나 소회의실 등 공용 시설을 빌리거나, 영상편집실과 무용 연습실 및 교육장으로 이루어진 특화 시설을 이용할 수도 있다. 대관을 원한다면 경남문화예술진흥원에 문의하면 된다. 또, 향후에는 입주 기업들을 기반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최될 예정이니 기대해보자.

 

 사람이 사는 데 있어 문화란 매우 중요한 요소다. 많은 이들이 더 다양하고 질 좋은 문화로의 접근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그런 점에서 풀무는 도민들을 비롯해 근로자들이 문화 예술을 향유하고, 직접 만들어 나갈 수 있게 해주는 의미 있는 공간이다. 이번 학기에는 문화대장간 풀무에서 색다른 체험을 꾀해보는 건 어떨까.

 

조현석·원지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경남대학로 7 (경남대학교)
  • 대표전화 : (055)249-2929, 249-2945
  • 팩스 : 0505-999-2115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은상
  • 명칭 : 경남대학보사
  • 제호 : 경남대학보
  • 발행일 : 1957-03-20
  • 발행인 : 박재규
  • 편집인 : 박재규
  • 경남대학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2024 경남대학보.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