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2929] 시의 매력
[톡톡 2929] 시의 매력
  • 조현석 기자
  • 승인 2023.03.02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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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변화는 늘 갑자기 찾아온다. 얼마 전 나에게도 작은 변화가 생겼다. 이 변화의 시작은 서점에서 구매한 한 시집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우연히 들린 서점에서 한 책의 제목이 눈에 들어 왔다. 바로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라는 시집이다. 책 제목 구절에 반해버려 무언가에 홀리듯 시집을 구매해 집으로 가져왔다. 나는 이 날 우연히 사게 된 이 시집으로 시의 매력에 푹 빠졌다.

  이 시집의 첫 번째 시는 진은영 시인의 ‘청혼’이라는 시이다.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내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구절이다. 이 구절을 비롯해 ‘청혼’이라는 시 하나에는 나의 마음을 울리는 문장들이 많이 담겨 있었 다. 나는 이 청혼이라는 시를 더 깊게 이해해보고 싶어 오랜 시간 동안 글을 곱씹었다. 그러다 문득 왜 제목이 청혼 일까에 대한 궁금증을 가졌다. 시의 제목은 청혼이지만 전반적인 내용은 과거의 연인과 이뤄지지 못한 사랑을 추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용과 다른 느낌의 제목을 지은 시인의 의도를 알고 싶어 다시 시를 반복해 읽었다. 나는 다섯 번 정독 끝에 추억 속의 연인에게 아직 이별을 완전히 버리지 못 한 자가 홀로 하는 청혼이라 결론 내렸다.

  문득 ‘청혼’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나의 블로그에 시와 함께 내가 해석한 내용을 올렸다. 한 친구는 청혼에 대해 오래된 연인에게 청혼하며 과거의 자신과 했던 사랑과 둘만의 추억을 공유하며 나의 모든 것을 바칠 준비가 되었다는 표현 같다는 댓글을 남겼다. 친구가 말한 상황을 상상하며 읽으니 정말 그렇게 느껴졌다. 또 다른 친구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한다’라는 구절에 대해 질문했다. 나는 오래된 거리라는 것이 예쁘고 깨끗해서 마냥 좋아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추억이 곳곳에 묻어 있고 친숙하고 포근해서 좋아한다고 여겨왔다. 그런 거리를 좋아하는 이유처럼 화자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과 함께한 추억도 많고 익숙하기에 ̒오래 된 거리와 사랑하는 사람 그 둘을 비슷하다고 느낀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 하였다.

  이렇게 고민하니 시는 문장 곳곳에 질문을 숨겨놓은 것만 같다고 느꼈다. 그 질문들에 대한 답을 고민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공상에 빠지곤 한다. 정답이 없는 시는 나에게 사고의 자유로움을 줌으로써 현실에서의 스트레스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게 해줬다. 또한, 시는 읽는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큰 매력을 가졌다. 혼자서는 생각하지 못했던 타인의 새롭고 다양한 의견을 들을 기회가 되니까 말이다. 나는 시를 통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속에는 작은 성장도 있었다. 혹시나 바쁜 일상 속 잠깐의 휴식 시간 이 생긴다면 주변 사람들과 함께 같은 시를 읽고 느낀 점을 공유해보는 시간을 가져 보는 것을 추천한다.

 

권나현(가정교육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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