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버리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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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은주 기자
  • 승인 2023.03.02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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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이 필요한 학내 분리수거 실태
쓰레기가 가득 쌓인 교육관 뒤 압축장

 

  코로나19의 방역 지침이 점차 완화되어 대면 수업이 이루어지고, 축제를 비롯한 행사가 활발해지며 학내 유동 인구가 많아졌다. 교정을 가득 메운 학우들 덕분에 캠퍼스는 점점 생기를 띠어가는 중이다. 그러나 늘어난 인원으로 인해 생긴 각종 폐기물 처리 문제가 화두에 오르고 있다. 1만여 명의 학우들이 방문하는 학내에서 매일 배출되는 쓰레기의 양은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많다. 특히 우리 대학은 그린캠퍼스를 표방하는 만큼 학내 쓰레기 문제에 꾸준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학내 쓰레기는 어떤 과정으로 처리되고 있으며, 그린캠퍼스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점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 대학부

 

  “배달 용기는 제발 씻어서 버리세요.”, “화장실에 음식물 쓰레기 버리면 안 됩니다.” 이는 우리 대학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게시글의 제목들이다. 쓰레기 처리 방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준수하지 않은 채 배출되는 쓰레기로 인해 매 학기 이러한 지적이 등장한다. 물론 무분별하게 쓰레기를 처리한 학우의 잘못도 있지만, 올바른 분리수거 방법이 정확하게 표시되어 있지 않아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교내 쓰레기통을 살펴보면 분리배출을 권장하거나 이에 관한 내용을 담은 표지판을 찾기 어렵다. 이렇듯 학우들이 올바른 분리수거 방법과 장소를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해 문제가 커지고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 학내 쓰레기 배출 실태

  우리 대학에는 크게 두 가지의 쓰레기통이 배치되어 있다. 플라스틱, 캔, 유리병 등의 재활용 배출함을 모은 일체형 수거함과 개별적으로 수거가 가능한 푸른색의 수거함이 존재한다. 두 쓰레기통은 각 220여 개씩 교내 곳곳에 배치된 상태다. 미비한 분리나 음식물 쓰레기 투기 등으로 많은 지적을 받는 사례의 상당수가 이 두 쓰레기통에서 발생한다.

  음식물 쓰레기 배출 관련 문제는 오랜 기간 제기되어 왔다. 변기나 일반 쓰레기통에 먹고 남은 음식물을 배출하는 경우가 그 예다. 실제로 한 학우는 동아리 활동을 위해 늦은 저녁까지 한마관에 머무르다 보면 쓰레기통에 음식물이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는 모습을 자주 목격한다고 전했다. 특히 늦은 시간대에 주문한 배달 음식은 오랜 시간 방치되어 악취를 풍기기 때문에 지나가는 많은 학우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또한 변기에 버려진 잔반은 배관을 막히게 해 화장실 이용자들의 불편을 야기한다.

 

+ 우리 대학의 쓰레기 처리 현황은?

  학내에서 버려진 쓰레기는 어떻게 처리될까? 쓰레기 수거 과정은 다음과 같다. 우선 각 건물에 있는 수거함 속 쓰레기를 청소노동자가 일괄 수거한다. 이후 학내에 위치한 집하장으로 이동시킨 뒤 1차 분류를 거친다. 그렇게 모인 쓰레기는 차량을 통해 압축장으로 옮겨진 후 재활용할 수 있는 물품을 골라내는 작업을 받는다. 그렇게 압축을 거친 압축물을 시의 위탁을 받은 담당 업체가 외부로 가져감으로써 모든 처리가 끝난다. 예외적으로 수업이나 실험으로 발생하는 특수 폐기물의 경우에는 전문 업체가 따로 직접 수집한다.

  학내에 설치된 분리수거함은 주로 일반 쓰레기, 플라스틱, 유리병 및 캔, 종이만으로 구분되어 있다. 그렇기에 깨끗한 비닐이나 스티로폼을 버릴 곳이 없어 고충을 겪는 학우들이 존재한다. 시설관리팀은 이에 대해 “현재 비닐류는 일반 쓰레기로 분류하여 처리합니다. 스티로폼의 경우 설치된 쓰레기통의 옆에 모아두면 대학 측에서 끈으로 묶어 한 번에 폐기물 처리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청소노동자와 학우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배달 음식 문제다. 학우들은 배달 용기를 어떻게 배출해야 하는지, 남은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 장소를 알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는다. 정확한 분리수거 방법이나 수거 장소가 명시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대해 시설관리팀에서는 한마생활관 행정실에 부착하는 분리수거 및 음식물 쓰레기 배출 지침표와 같이 학우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더욱 노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 청소노동자에게 전가되는 부담들

  학내 쓰레기 처리 문제는 학우들의 불편에서 끝나지 않는다.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쓰레기는 분류 및 수거 작업을 맡은 청소노동자들의 부담으로 직결된다. 산학협력관에서 근무하는 청소노동자 A씨는 “요즘 건물에서 밥을 먹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특히 도시락이 정말 많이 보입니다. 이를 잘 분리배출한다면 아무 상관이 없으나 그렇지 못한 상황입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식사 후 생기는 나무젓가락과 플라스틱, 음식물을 비닐에 담아 일반 쓰레기통에 함께 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음식물과 재활용 쓰레기를 같이 배출하게 되면 쓰레기를 전부 파헤쳐 다시 분류해야 하기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이러한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고자 건물을 이용하는 학우들에게 분리배출을 당부하기도 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음식물을 변기나 세면대에 붓거나 쓰레기통에 함께 버리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 쓰레기를 따로 분류하거나 막힌 하수구를 뚫는 등 평소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음식물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버리지 않고 용기에 잔반을 모아 쓰레기통 주변에 놓아주기만 하여도 청소노동자들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개선의 여지가 보이는 대목도 있다. “학생회장이 찾아와 쓰레기 문제와 관련하여 매 학기 면담을 진행하고, 신경을 써서인지 분리수거가 잘 되고 있습니다.” 청소노동자는 산학협력관을 이용하는 학과 학생회의 사례를 들었다. 또한, 시설관리팀에서는 올바른 분리수거 방법을 그림으로 그려 1층에 안내해 둔 학우를 예로 들며 과거에 비해 높아진 인식에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이외에도 한마생활관 관생들이 스스로 모여 청소 업무를 돕고, 학우들의 정확한 분리수거를 독려한 사례가 학내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2022학년도 기준 학내 쓰레기 처리 비용은 약 8,700만 원에 달했다. 소각용 쓰레기 종량제 봉투, 음식물 쓰레기 폐기용 칩, P.P 포대 등 비품 비용을 제외한 폐기물 처리 비용은 약 5,400만 원이다. “쓰레기 분리수거의 생활화는 폐기물 처리 비용 절감으로 이어집니다.” 시설관리팀 류만진 직원은 학내 캠퍼스의 쾌적한 환경 조성 및 예산 절감을 위해 적극적인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제 일상에서 분리수거와 재활용은 기본적인 일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 대학 분리수거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학우와 교직원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요구된다. 올바른 분리배출을 할 수 있도록 대학 차원의 명확한 안내와 시설 정비도 긴요하다. 새 학기를 맞아 아름답게 단장한 우리의 교정이 깨끗한 모습으로 계속 유지되기를 기대한다.

전은주·원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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