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기한 표시제 시행, 유통기한이 사라진다
소비기한 표시제 시행, 유통기한이 사라진다
  • 전은주 기자
  • 승인 2023.03.02 0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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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에서 주문한 식재료가 종종 유통기한이 임박하게 배송되어 곤란할 때가 있다. 이때 우리는 기한이 지나버린 음식을 두고 먹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하곤 한다.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섭취했음에도 아무런 탈이 나지 않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부터는 이런 고민을 덜 수 있는 식품의 ‘소비기한’을 표시하는 제도가 시행되었다. 1985년에 도입된 ‘유통기한’은 제품의 제조일로부터 유통·판매되는 기한을 나타낸다. 그러나 소비자가 아닌 기업의 공급 측면을 중심으로 정해둔 기한이기에 음식을 섭취하는 과정에서 혼란을 일으켰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올해 1월 1일부터 소비자 중심의 표시제, ‘소비기한 표시제’가 도입되었다.

  소비기한이란 식품에 표시된 보관 방법을 준수할 때 섭취하여도 안전에 이상이 없는 기한을 말한다. 이는 식품의 맛, 품질 등이 급격히 변하는 시점을 설정 실험한 품질안전한계기간의 80~90%, 유통기한은 60~70%로 설정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배포한 식품 유형별 소비기한 설정보고서에 따르면 두부는 17일에서 23일, 햄은 38일에서 무려 57일까지 연장되었다. 따라서 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제품에 표기되는 날짜는 최소 14시간에서 최대 35일까지 연장된다.

  올 한해는 소비기한 표시제 정착을 위한 계도 기간이다. 정부는 시행일에 맞춰 다품목의 포장지 변경이 현실적으로 어렵고, 비용 부담 및 자원 낭비가 우려되어 계도 기간을 운영한다. 즉, 계도 기간인 올해 12월 31일까지는 유통기한과 병행 표기가 가능하다. 따라서 상품 구매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뿐만 아니라 소비기한 늦게 적용하는 식품도 있다. 바로 냉장 보관이 지켜지지 않으면 변질하기 쉬운 우유다. 우유의 경우 냉장 환경을 개선한 후, 2031년 1월 1일부터 소비기한을 적용한다고 하니 참고하자.

  정부가 소비기한을 도입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이는 환경적인 이유와 큰 관련이 있다. 식약처에서 2013년에 발간한 '유통기한·소비기한 병행표시에 따른 영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 56.4%가 유통기한을 섭취 기간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기한과 식품 섭취 가능 기간은 다름에도 기한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멀쩡한 식품이 버려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렇듯 불필요하게 버려지는 식품 폐기물이 소비기한 표시제가 도입됨에 따라 크게 줄어 탄소 중립 실현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소비기한 표시제의 가장 중요한 점은 식품별 보존 방법을 철저하게 준수하는 것이다. 냉장 보관 식품은 영상 0~10도에서, 냉동 보관 식품은 영하 18도 이하로 보관해야 한다. 특히 냉장·냉동제품은 실온에 장시간 노출되지 않도록 제품을 구매한 후 곧바로 냉장고에 옮겨두면 좋다. 또, 소비기한은 식품을 섭취할 수 있는 최대한의 기간이므로 기한이 지난 식품을 섭취 해서는 안 된다.

  OECD 대부분 국가는 소비기한 표시제를 이미 운용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인 추세를 반영하여 우리나라도 이를 본격적으로 시행하게 되었다. 그러나 부족한 홍보로 인해 현장에서 변경된 제도를 정확하게 인지하기 어렵다. 특히 계도 기간에는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이 혼재되어 제품이 유통되므로 큰 혼란이 예상된다. 소비자가 소비기한이 지난 식품을 유통기한으로 오인하여 섭취하는 일이 없도록 보다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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