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모있는 건강 잡학 지식] 한잔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괜찮지 않습니다
[알아두면 쓸모있는 건강 잡학 지식] 한잔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괜찮지 않습니다
  • 조현석 기자
  • 승인 2023.03.02 13: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즈음 소주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구가 있다. 바로 ‘무가당’, ‘제로슈가’다. 소주에 과당이 하나도 첨가되지 않았다고 홍보하여 건강 관리 때문에 음주를 망설이는 이들을 혹하게 만든다. 하지만 무가당 소주의 칼로리는 360ml 한 병에 약 300kcal 이상으로, 공깃밥 한 그릇 정도다. 다른 술들의 칼로리도 무시할 만한 정도가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포도주 한잔 (150ml)은 125kcal, 소주 한 병(360ml)은 600kcal, 생맥주 한잔 (500ml)은 185kcal, 막걸리 한잔(200ml)은 110kcal 정도다.

 술의 경우 열량은 있으나 살은 찌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틀린 사실이다. 흔히 술을 빈 칼로리(empty calorie)라 살이 안 찔 거라고 알고 있으나 ‘비어있다’는 의미는 그 열량에 비타민, 미네랄, 지방 등의 영양성분이 하나도 없다는 뜻이다. 알코올의 경우 다른 영양소보다 먼저 소모되기에, 체내에 쌓인 지방의 산화를 억제해 체지방을 높이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더불어 알코올이 소변을 통해 대부분 배출되니 실질적인 열량은 낮다는 이야기도 낭설이다. 소변과 땀을 통해 몸에서 배출되기는 하 나, 이는 체내 섭취량 중 5~10% 정도로 미미한 양이다. 나머지 90% 이상은 간에서 분해되고 체내에서 소모된다.

 술자리에서 먹은 과도한 열량에 대한 죄책감 혹은 숙취에 효과적이라는 이유로 술을 마시고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만 이는 간 건강에 치명적인 행동이다. 간은 평시 근육의 세포와 성장, 치유에 직접적인 역할을 한다. 근육에 필요한 단백질 합성도 주로 간에서 이루어진다. 하지만 체내에 알코올이 들어온 순간부터 간은 약 24시간 동안 알코올 분해와 해독에 집중하게 되며 본래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된다. 즉, 술을 마신 뒤 운동하면 해독을 위해 종일 일하는 간에 추가 업무를 할당하는 것과 같다. 이러한 행동을 지속해서 하게 되면 간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

 그러면 운동하고 술을 마시면 되지 않을까. 이도 좋지 않은 방법이다. 운동 후 우리의 몸은 다량의 수분을 배출함과 동시에 근육이 손상된 상태다. 이때는 충분한 비타민과 미네랄, 수분 공급 을 해줘야 한다. 그러나 이 상태에서 마시는 알코올은 근육과 피로의 회복을 늦추기에 몸에 과도한 피로를 남긴다. 또한, 운동 후 우리 몸엔 근단백질 생성을 자극하는 물질인 'mTOR'가 생성되는데, 알코올을 섭취하게 되면 'mTOR'의 증가량이 대폭 줄어든다. 쉽게 말해 운동을 해도 효과를 볼 수 없다는 뜻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술을 입에도 대지 않는 거지만, 술은 우리나라 문화의 일부이기에 그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조금이나마 건강한 음주를 하고자 한다면 다음 수칙을 기억해보자. 먼저 공복 상태에서 음주는 최대한 피하자. 공복 음주는 식후 음주보다 혈중 알코올 농도가 2배가량 높아져 쉽게 술에 취하게 되고 간에도 치명적인 손상을 준다. 다음은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안주와 함께 마시자. 알코올 해독엔 다량의 단백질과 비타민이 필요하므로 안주로 이상의 영양소를 섭취하는 게 숙취 해소에도 도움 된다. 마지막으로 일주일에 3회 이상 음주는 삼가자. 간이 음주 후 완전히 회복하는 데엔 72시간가량 걸리므로 적어도 2~3일 간격을 두고 음주하는게 이상적이다. 위 수칙들을 참고해 아무쪼록 건강한 알코올 생활을 해보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경남대학로 7 (경남대학교)
  • 대표전화 : (055)249-2929, 249-2945
  • 팩스 : 0505-999-2115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은상
  • 명칭 : 경남대학보사
  • 제호 : 경남대학보
  • 발행일 : 1957-03-20
  • 발행인 : 박재규
  • 편집인 : 박재규
  • 경남대학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2024 경남대학보.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