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글쓰기를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고 있지 않나요?
[기자의 눈] 글쓰기를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고 있지 않나요?
  • 정희정 기자
  • 승인 2023.02.2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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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의 대학 생활 3년 중 1년은 코로나19의 여파 탓에 대부분의 활동이 비대면으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나머지 2년은 경남대학보사에 들어와 학생 기자로 생활하며 매 순간을 글과 함께 지냈다. 자연스레 대학 생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된 학보사는 기자에게 뜻 깊은 시간을 남겨주었다. 특히 기자로 활동하며 매달 쓴 기사들은 꾸준한 글 쓰기 습관 형성의 발판이 되었다.

  요즘은 글쓰기는커녕 독서량조차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그 때문인지 ‘심심한 사과’나 ‘나흘’, ‘금일’ 등의 문해력 문제는 최근 이슈로 종종 떠오르고 있다. 어린 시절에는 백일장과 같은 대회나 방과 후 독서 토론 등으로 글쓰기와 독서는 일상의 일부로 자리했다. 그러나 해가 거듭될수록 친숙했던 ‘글’과 거리감이 생기며 낯설게만 느껴지는 분위기다. 이러한 변화는 전자기기 상용화와 미디어의 발달과 연관이 깊다. 미디어의 발달로 활자는 뒷전이 되었고, 이를 대신해 유튜브 숏츠와 틱톡 등의 짧은 영상이 대세에 올랐다. 굳이 독서가 아니라도 영상 매체를 통해서 얼마든지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 비교적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드는 독서는 자연스레 밀려나게 된 거다. 실제로 지난해 1월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1년 국민 독서 실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종합 독서량은 2년 전과 비교하여 3권이 감소하는 등의 하락 추세를 나타냈다.

  점차 줄어드는 독서량은 글쓰기의 감소로도 이어졌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 독서가 기본 전제가 되어야 하는 탓이다. 그리고 일상생활을 하는 데에 글쓰기의 중요성이 크게 도드라지지 않는 점도 한몫한다. 그러나 모순되게 글쓰기 능력은 날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다. 글쓰기는 본인의 생각을 논리정연하게 정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의견을 수용하고 비판하는 힘을 기르는 데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이를 증명하듯 2020년 미국 인디애나대와 펜실베니아주립대, 캘리포니아 로스앤 젤레스대(UCLA), 시카고 일리노이대, 스탠포드대 공동연구팀은 작문 연습 및 독서 습관이 학습 성취도와 지속성 간에 유의미한 관계가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글쓰기를 꺼리는 이유로 ‘부담감’을 손꼽았다. ‘잘 써야 한다’라는 생각과 ‘남에게 보여준다’라는 압박은 시작하기조차 어렵게 만든다. ‘남’을 위한 글쓰기는 첫 문장부터 장벽에 부딪히게 만든다. 만약 이러한 이유로 글을 멀리해왔다면, 일기를 쓰거나 SNS 및 브런치 등의 글 플랫폼을 활용한 익명 글 집필을 추천한다. 이후 어느 정도 글에 익숙해졌다면 학교나 일반 단체의 글 공모전 참여도 좋은 방법이다.

  글쓰기는 전혀 거창한 게 아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글을 써낼 수는 없다. 하나의 완전한 글은 불완전한 문장과 단어들의 조합을 통해 만들어진다. 평소 글에 두려움을 가졌다면, 올 한 해는 연필을 들고 온전한 나의 글 하나를 써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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