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나이 세기와 이별하다
한국식 나이 세기와 이별하다
  • 정유정 기자
  • 승인 2023.01.02 12: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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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이 외국인과 서로 본인을 소개할 때 겪는 어려움이 있다. 바로 ‘나이를 어떻게 소개해야 하는 것인가?’다. 주로 만 나이를 사용하는 세계인과 다르게 우리는 만 나이, 연 나이, 세는 나이로 나눠 자신을 드러내곤 한다. 그렇기에 외국인을 맞닥뜨리면 어떻게 나이를 밝혀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 올해 6월부터는 사법 및 행정 분야에서 국제 통용 기준인 ‘만 나이’를 사용하도록 통일될 예정이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120대 국정 과제 가운데 13번째로 담기기도 하였다.

  이전까지 우리는 출생 연도부터 1세로 두고, 한 해가 지나가면 한 살을 먹는 ‘세는 나이’를 사용해왔다. 그렇기에 12월 31일생은 태어난 지 하루 만에 한 살을 더 먹는 등 조금은 독특한 방식을 보였다. 이는 ‘한국식 나이 세기’라고 불려 왔는데, 그 이유로는 우리나라를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만 나이로 세기 때문이다. 이의 경우 태어난 시점에는 0살로 시작하여 본인의 생일을 기준으로 1년이 지날 때마다 늘어나는 방식이다.

  만 나이와 세는 나이 말고도 한국인은 한 가지의 셈 방식을 추가로 사용한다. 바로 ‘연 나이’다. 이는 현재 연도에서 출생 연도를 뺀 것으로, 초·중등교육법이나 청소년 보호법, 병역법 등에 적용된다. 셈 방식이 많은 이유는 나이에 따라 적용되는 법률과 혜택들이 다양한 이유에서다. 세금이나 의료, 복지 기준으로는 만 나이를 사용하고, 초·중등교육법과 병역법에선 연 나이를 기준으로 명시한다. 그렇기에 한국인은 상황에 따라 나이를 바꿔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독특한 방식을 유지해왔던 이유는 이 방식은 우리나라의 독특한 문화 방식이며, 뱃속의 태아를 생명으로 인정한다는 의미에서다. 이번 개정안을 두고 CNN에서는 “한국의 세 가지 나이 체계는 혼란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연령에 따른 위계질서를 조장한다. 더불어 특정 월에 출산을 피하는 현상을 일으킨다는 비판을 받아왔다.”라며 2023년부터는 한국도 세계 다른 나라와 동일한 나이 체계가 정착하게 되었다고 평가하였다.

  “2023년 기준으로 성인이 된 2004년생 중 7~12월생은 6월 이전으로는 술을 구매할 수 있지만, 그 이후엔 구매를 못 하는 것인가요?” 국내에서는 만 나이 사용에 관하여 개정안이 발표되자, 방식을 통일함으로써 생기는 혼란에 대하여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편리함을 위해 마련된 방안이지만 오히려 혼돈을 빚는단 여론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병역법을 비롯하여 법령별 기준 연령을 만 나이로 통일한 방안의 경우에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친 후 개정할 예정이라 밝혔다.

  우리는 한 번쯤 과거로 돌아가 새로운 삶을 살아보고 싶단 생각을 하곤 한다. 또는 한 해를 정리하면서 해내지 못했던 일에 대해 후회할 때도 있다. 이런 우리에게 재도전할 기회를 주듯, 2023년은 한국인 모두가 1~2살씩 어려지는 신기한 경험을 겪게 된다. 이번 기회를 통하여 나이를 비롯한 여러 가지 이유로 피해 왔던 일들에 도전해보는 한 해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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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2023-01-12 18:49:07
이번 기사는 전체적인 소재와 시의성이 대부분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번호의 기사 사진은 왜 다 작게 나온 걸까요? 홈페이지에 올라간 사진 크기가 모두 작습니다. 특히, PDF에서 작은 면을 차지한 사진은 더욱 작게 올라오네요...ㅠㅠ 기사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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