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회 10·18문학상 현상 공모 심사평
제36회 10·18문학상 현상 공모 심사평
  • 정유정 기자
  • 승인 2022.11.09 1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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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문학상 시 심사평

  우리 대학이 민주주의의 역사를 쓴 ‘부마 민주 항쟁’이 올해로 43주년을 맞았다. 이제 유일하게 10·18이란 이름이 남은 대학 문학상도 36회째다. 세월이 빠른 만큼 변화 또한 빠르다. 시에 있어서 2가지 변화가 뚜렷해졌다. 큰 흐름은 기존 서정시에서 이른바 MZ세대의 낯설게 표현하는 성향이 강하다. 또 하나는 한국어 교육을 받은 외국 유학생의 첫 등장이다.

  ‘나무’, ‘우리는 모두 ―를 원하고’, ‘공개구인’, ‘코비드 아버지’, ‘메가-리플’ 등 5편의 시가 마지막까지 남았다. ‘나무’는 단단한 구성이 돋보였으나 아직 시를 밀고 가는 힘이 부족했다. ‘코비드 아버지’는 외국인 유학생으로 고향 타슈켄트에서 코로나19로 돌아가신 아버지를 추억하는 시였다. 한국어를 전공하는 외국인 유학생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가작으로 선정했다.

  ‘우리는 모두 ―를 원하고’, ‘공개구인’, ‘메가-리플’은 전형적인 MZ세대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시였다. ‘메가-리플’은 외래어의 남발로 시의 정체성에 문제가 컸다. 남은 두 작품은 막상막하의 수준을 보여줬다. 그러나 시를 구성하는 힘이나, 은유와 반전이 돋보인 ‘공개구인’을 당선작으로 정했다. 시는 자신을 다스리는 힘을 선물한다. 입상이 되지 않았다고 포기하지 말고 정진하고 도전하길 부탁한다.

정일근(한국어문학과 석좌교수·청년작가아카데미 원장)

 

10·18문학상 단편소설 심사평

  소설은 ‘있을 법한 이야기를 있는 듯이 이야기하는 장르’로 정의된다. 이는 소설이 상상력에 의해 시공간을 초월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것은 소설이 지닌 무엇보다 큰 매력이다.

  올해 <10·18문학상>의 소설 부문 응모작들은 이런 매력을 잘 아는 작품들이 많아 참 뿌듯했다. 그중 눈에 띄는 작품은 <설국의 동백꽃>이다.

  이 작품은 현재의 시공간을 넘어 1930년대로 배경을 설정하고 있다. 문체, 어투, 시간, 공간 모두를 그야말로 30년대 스타일로 구성하여 마치 그 당시에 창작된 듯한 느낌까지 들게 하는 작품이다. 패러디와 상징과 묘사를 적절히 사용할 줄 아는 힘을 가지고 있으며, 주제를 강하게 드러내지 않으면서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필력까지 갖추고 있다. 이 작품을 기쁜 마음으로 당선작으로 선정한다. 작가의 정진을 빈다.

김은정(국어교육과 교수)

 

10·18문학상 수필 심사평

  누구나 삶의 굴곡이 있다. 하지만 평범함과 비범함은 주제를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진다. 또한 SNS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손쉽게 표현 할 수 있는 시대다. 수필은 자신의 문장에 대한 고민과 정제가 수반되어야 글이 신뢰와 공감을 얻는다.

  <너의 인생은 어땠니?>는 평범하지 않은 삶을 일기장에 적어놓은 것처럼 자전적 목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어디에서 보거나 들은 이야기처럼 사회적, 개인적 진부한 내용 전개로 창작자의 새로운 시선 및 감각이 반감되는 작품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희망을 놓지 않으려는 화자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은 작품이기도 했다. <불꽃>은 평범함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이 있는 작품으로 문학적 장치는 다소 부족하나 주제어인 ‘불꽃’을 통한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다. 부마 민주 항쟁을 소재로 현재 대학생이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인 인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두 작품 모두 아쉬운 부분이 있어 당선작으로 선정할 수 없었다, 고민 끝에 새로운 시선을 느낄 수 있는 <불꽃>을 가작으로 선정했다. 자신이 겪은 깨달음의 순간을 작품으로 독자에게 고스란히 전달하기는 쉽지 않다. 일필휘지(一筆揮之)보다 퇴고를 신경 쓰길 바란다.

이재성(동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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