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창원조각비엔날레 ‘채널 : 입자가 파동이 되는 순간’
2022 창원조각비엔날레 ‘채널 : 입자가 파동이 되는 순간’
  • 정희정 기자
  • 승인 2022.11.09 1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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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나를 둘러싼 ‘세계’에 대한 이해

  우리 지역 창원은 문신을 비롯한 여러 대표적인 한국 조각 거장의 고향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그래서 창원시는 그들의 명성을 잇기 위해 ‘2010 문신국제조각심포지엄, 자연과 생명의 시메트리-애시메트리’를 시작으로 조각 비엔날레 행사를 2년마다 개최 중이다. 이번 2022 창원조각비엔날레는 ‘채널 : 입자가 파동이 되는 순간’을 주제로, 오는 20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올해 조각비엔날레 전시가 가지는 의미와 더불어 이를 더 알차게 즐길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 문화부

  ‘나’는 어디서 왔고 어디에 있을까? 우리는 살다보면 한 번쯤 ‘나’라는 존재에 대해 의문을 가지곤 한다. 조관용 2022 창원조각비엔날레 총감독은 이번 비엔날레의 시작이 이러한 질문에서 비롯되었다고 전했다. ‘채널 : 입자가 파동이 되는 순간’ 속의 채널은 곧 ‘나’를 의미한다. 조 감독은 내가 원하는 주파수에 라디오 채널을 조절하듯, 우리 역시 관심 가지는 대상에 따라 초점 맞추어 세상을 달리 인식한다며, 채널이 가지는 상징성을 설명했다. 그뿐만 아니라 이번 전시는 ‘나’에서 더 나아가 개인을 분리된 존재가 아닌 인간과 자연의 생명체가 하나 된 세계임에 주목한다. 또, 이러한 관계를 ‘양자 역학’의 관점에서 새롭게 바라보기도 했다.

 


# 입자가 파동이 되는 순간, 그 속으로

  전시는 크게 본 전시 1, 2와 특별전 1, 2로 구성되며, 그중 전시의 시작인 본 전시 1은 ‘나는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다.’를 주제로 삼았다. 그리고 본 전시 2는 ‘공간을 가로질러-공명’을, 특별전 1, 2는 각각 ‘예술과 문화의 시작: 오픈스튜디오’, ‘국경 없는 예술 사랑방’이 주제다.

  먼저 본 전시 1은 ‘우리는 어디에서 왔을까’라는 질문의 시작점인 만큼 생명의 실체 탐구에 대한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이때 생명은 우리가 흔히 떠오르는 동물이나 식물과 같은 생물의 생명을 의미하지 않는다. 대신 물질의 근원이라고 볼 수 있는 빛과 에너지로 이루어진 ‘미시세계와 거시세계 사이의 순환적인 존재’라는 입자와 파동을 의미한다. 본 전시 2는 ‘같은 생각을 지닌 사람들이 모이면 생각이 증폭된다.’에서 착안한 ‘공명’에서 비롯되었다. 더불어 시간과 물리적인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의미를 지닌 만큼 해외 작가의 다양한 작품을 사이버 전시로도 만나볼 수 있다. 이는 [2022 창원조각비엔날레 공식 홈페이지-EXHIBITION-사이버 비엔날레]에서 관람이 가능하다.

  특별전 1은 창원시 소재 작가의 스튜디오를 시민에게 개방한 오픈 스튜디오 전시로, 작품의 결과보다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이는 작품 관람만으로 알기 어려운 작가의 창작 과정을 공개함으로써 작가와 관람자 간의 상호 소통을 이루어내는 데 특히 의미가 있다. 특별전 2는 근래 새롭게 주목받은 가상 공간 및 온라인 레지던시를 통해 작가 간의 창작 및 교류의 장으로 확장 가능성 유무에 관해 탐색한다.


# 조각비엔날레, 궁금하다면?

  2022 창원조각비엔날레는 창원시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성산아트홀, 진해 중원로터리, 진해 흑백다방, 마산 3.15 해양누리공원, 마산 창동예술촌 아트센터로 총 5곳에서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입장료는 모두 무료로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관람 시간은 평일, 주말 공통으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다만, 야외 관람 시간은 오후 6시까지라는 점 유의하자.

  그리고 지난 28일부터 2022 창원조각비엔날레 전시장 스탬프 투어를 운영 중이다. 이 행사는 전시 기간인 11월 20일까지 진행된다. 참가 방법은 총 5곳의 각 전시장에서 관람을 마친 후 배치된 스탬프를 찍으면 된다. 스탬프를 찍은 리플렛을 지참하여 교환 장소인 성산아트홀에 방문하면 스탬프 개수에 따라 다양한 아트 상품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관람객들을 편리한 관람을 위해 매주 주말에는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오전 10시 30분에 성산아트홀에서 출발하여 진해, 마산 전시관을 차례로 관람 후 성산아트홀로 돌아온다. 셔틀버스의 경우 무료로 운행되며 누구나 이용 가능하니 스탬프 투어에 참여하고 싶다면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 조각비엔날레, 즐기고 싶다면?

  가장 많은 작품이 전시된 곳은 성산아트홀로 본 전시 1, 2와 특별전 2를 관람 가능하다. 성산아트홀은 경상남도 창원시 성산구 중앙대로 181에 위치한다. 우리 대학에서 성산아트홀에 가는 방법은 800번 버스를 타고 창원시청 정류장에 하차해 8분 정도 걷다 보면 도착한다. 본 전시 1은 성산아트홀1·2층 전시동 전관에서 진행되며 본 전시 2와 특별전 2는 성산아트홀 지하 1층에서 만날 수 있다.

  1전시실에서는 조각상과 대화할 수 있는 작품이 존재한다. 바로 노진아 작가의 <히페리온의 속도> 작품으로 인공지능 기반의 로보틱스 조각으로 구성되어 관람객이 조각상에 다가가면 눈을 뜨고 입을 벌려 대화를 시도한다. 자신의 궁금한 점을 작품을 향해 이야기하면 대답해주는 신기한 작품이다. 이외에도 1층에 위치한 2·3전시관에는 김윤철 작가의 <태양들의 먼지2>, 이완 작가의 <고유시>, <더 밝은 내일을 위하여> 등 다양한 작품이 전시되었다.

  2층에 위치한 4 전시실에 도착하면 이준 작가의 <맹목 1>, <맹목 2>, <맹목 3>, <신의> 작품이 우릴 맞이한다. 각기 다른 모양으로 이어진 작품들로 개인과 개인 사이의 맹목적 사랑의 필요성을 나타낸 작품이다. 이준 작가의 작품 옆에는 커튼으로 된 작은 전시실이 자리했다. 이곳에서는 이연숙 작가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작품이 전시되었다. 커튼을 열면 모든 면이 거울로 된 공간에 깃털로 가득한 독특한 광경을 볼 수 있다. 이는 이연숙 작가가 방문한 추억의 장소인 호주 중앙사막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작품으로 그곳에서 느낀 모든 감각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2층의 모든 전시관을 둘러보았다면 마지막으로 지하에 위치한 특별전을 관람하면 된다. 지하에 위치한 8전시실에서는 유르겐 스탁 작가의 서로 다른 언어에서 음성학적으로 유사한 단어를 대조한 설치 작품인 <DISPUT>과 오로라필름과 아크릴을 활용한 정혜경과 키토 사길데벗 작가의 작품도 관람 가능하다.

  만약 성산아트홀까지 가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우리 대학과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3.15 해양누리공원에서도 조각 작품이 전시되어 있으니 방문해보자. 공원 중앙 공연장 앞에 총 4개의 작품이 전시되었다. 엄청난 크기의 바이올린 형태의 조각상이 가장 먼저 눈길을 끈다. 이 작품은 우리 대학 미술교육과 임형준 교수의 작품으로 혼합 매체를 활용하여 소리를 표현한 작품이다. 밤에는 불빛이 비쳐 더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옆에는 이성옥 작가의 <자연의 소리>가 자리했다. 스테인리스 스틸, 스팽글을 활용하여 독특한 형태로 소리를 표현했다. 이외에도 유화수, 이지양 작가의 <그린 스테이지>, 이문호 작가의 <마지막> 작품도 함께 관람 가능하다.

 

  전시회는 작가의 작품과 관람자의 해석 간의 상호 작용을 통해 곧 완성되며, 이때 개개인의 감상은 모두 다르다. ‘채널 : 입자가 파동이 되는 순간’은 처음 던졌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일종의 여행이라고 소개된다. 그러나 전시는 그 과정을 제시할 뿐, 답을 찾아가는 건 우리의 몫이다. 나에게로 떠나는 또 다른 여행을 아직 가보지 못했다면, 이번 조각 비엔날레와 함께 나만의 답을 찾기 위해 지금이라도 떠나보는 건 어떨까. ‘나’와 나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를 현대 조각품과 함께 탐구할 좋은 기회이다.

정지인·정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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