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 부처님의 자비 안에서 휴식할 수 있는 곳
통도사, 부처님의 자비 안에서 휴식할 수 있는 곳
  • 조현석 기자
  • 승인 2022.10.13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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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의 팔방미인

 청명한 하늘 아래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시기다. 이런 시기엔 도심을 벗어나 무심코 걷고 싶을 때가 있다. 휴식을 위해 사찰로 가보는 건 어떨까. 현대인들의 정서에 맞춰 요즘 사찰들은 영내에 편의 시설, 휴게 시설을 비치하는 등 많이 변화했다. 사찰 내부를 구경하다 보면 힐링 테마파크에 온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런 힐링 테마파크인 사찰은 우리 대학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도 존재한다. 자차로 1시간 내로 도착할 수 있는 양산의 영축총림 통도사가 그곳이다. 다양한 볼거리와 충분히 쉴 거리를 제공하여, 불자가 아니더라도 자연의 휴식을 만끽할 수 있는 통도사에 대해 알아보자. / 문화부

 

 지난 9월 16일부터 10월 3일까지, 문화재청이 공모한 ‘세계유산 미디어아트 공모 사업’에 함양 남계서원과 함께 양산 통도사가 선정되었다. 경상남도에서 두 곳만 선정된 만큼 통도사의 가치가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사찰을 어렵게만 느끼는 사람들에게 재미있게 불교와 사찰을 배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조깅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부터 차 문화 대학원, 문학 대상, 문화 강좌 등 여러 볼거리가 우리를 기다린다.

좌측으로부터 시계바향으로 통도사 입구인 총림문, 국보 290호 대웅전, 통도사의 중심인 구룡지
좌측으로부터 시계방향으로 통도사 입구인 총림문, 국보 290호 대웅전, 통도사의 중심인 구룡지

 

 

# 통도사의 역사와 가치, 간략히 짚고 넘어가자

  통도사는 신라 시대 선덕여왕 15년(646)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 되었다. 통도사는 국내 3대 사찰인 삼보사찰의 하나로, 불교의 창시자인 석가모니의 진신사리(석가모니로부터 나온 사리)가 보존되어 있어 한국 불교에서 깊은 의미를 지닌 곳이다. 그래서 통도사의 기본 정신은 석가모니의 사리를 봉안한 금강계단에 있다. 금강계단은 통도사의 정신적 중심지이자, 창사 이후 가장 중요한 기록을 마련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통도사의 대웅전과 금강계단은 290호 국보로 지정되었다.

  사찰의 이름인 ‘통도’에는 특별한 유래가 있다. 옛 신라 시대에 승려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이곳의 금강계단을 필수로 통과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통도(通道)라 이름 붙였다고 전해진다. 이 계단이 지어진 이후 통도사는 신라 불법과 계율의 근본이 되었으며, 신라 불교 교단 체계화의 중심지가 되었다는 기록이 내려온다. 그만큼 금강계단은 통도사에서 문화적 가치가 높다. 통도사는 단순히 불교 내에서의 상징적 의미뿐만 아니라, 보물 21점 및 지방유형문화재 46건을 포함해 약 3만여 점의 문화재를 소장한 한국 문화재의 보고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2018년에는 통도사 일원 전부가 경상남도 기념물 제289호로 선정되기도 했다.

 

# 통도사, 편히 방문하자

 통도사는 경상북도 양산시 하북면 통도사로 108에 위치한다. 개방 시간은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운영되며 연중무휴로 365일 언제든 방문이 가능하다. 입장료는 성인 3,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는 1,000원이며, 30인 이상 단체 방문 시에는 할인된다는 점을 참고하자. 통도사 인근에는 통도사의 역사와 불화(佛畵), 불교 회화와 소장 유물을 관람할 수 있는 성도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성도박물관은 매일 오전 9시 4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운영하며, 월요일에는 휴무하니 참고하기를 바란다.

 우리 대학에서 통도사에 가려면 시외버스를 타고, 양산시외버스 터미널에서 11번 버스에 탑승하고 이동해야 한다. 통도사 신평터미널 정류장에서 하차하여, 10분가량 발을 옮기면 통도사의 첫 번째 입구인 영축산문에 도착하게 된다. 영축산문에 북적거리는 행자들을 보면 통도사에 들어섰다는 게 실감이 난다. 길 좌측에는 보기만 해도 청정한 느낌을 주는 계곡이, 우측에는 우거진 소나무 숲을 볼 수 있다. 길 중간중간에는 부처님의 자비와 같은 약수터와 카페가 존재한다. 약수나 커피 한 모금 마시고 풍경에 취해 걷다 보면 숲이 끝날 무렵에 길이 갈라진다. 통도사 방면으로 직진하다 보면 주차장과 잠시 쉴 수 있는 작은 절인 암자에 도착하며, 산모퉁이를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면 내부와 연결된다.

 내부에 들어서면 역대 통도사에 머물렀던 큰스님들의 승탑과 탑비가 봉안된 부도전을 볼 수 있다. 단순히 탑비를 모아놓은 곳이 아닌 조선 후기의 특징적인 양식을 나타내는 불교 미술사 연구의 핵심 자료다. 누구나 부도전에 들릴 수 있고 불교 역사 의미가 깊은 곳인 만큼 불자라면 가볍게 기도드리고 길을 나서길 추천한다. 부도전을 지 나면 영축총림(靈鷲叢林)이라 적힌 거대한 문을 볼 수 있다. 보통 총림문이라고 불리는 이 문을 통과하면 통도사 유물들의 보고인 성보박물관이 나온다. 단순한 유물전시뿐만 아니라 단청, 생활 자수, 불화 등의 문화 강좌도 진행하는 복합문화시설이다. 재미있게 불교와 통도사의 역사를 알고 싶다면 방문해보는 것이 좋다.

 오는 길이 고되어 배가 조금 출출하다면 일주문 인근의 편의시설을 이용해보자. 간단한 간식과 커피 등을 살 수 있는 ‘선자정’이 있고, 전통차와 팥죽, 통도사의 특산 빵이라 할 수 있는 연화빵을 먹을 수 있는 테이크아웃 전문 카페 ‘산중다원’이 자리해있다. 전통 승복과 불교 관련 기념품을 살 수 있는 ‘한송매점’ 또한 재미있는 볼거리다. 그곳에서 조금 더 걷다 보면 본격적인 통도사 영내의 입구인 천왕문에 도착한다. 천왕문 안쪽에는 불법과 절을 보호하는 사천왕 우상이 우릴 맞이한다. 자연스럽게 경건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느끼게 되는 천왕문은 고려 충숙왕(1337) 년 때 세워진 유형 문화재이기도 하다.

 드디어 통도사 본문이다. 언제나 많은 사람이 오가지만 사찰인지라 시끌벅적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통도사를 구성하는 하나하나가 다 문화유산이니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기자. 스님들의 거주 공간과 템플스테이 구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다 관람이 가능하다. 천왕문 에서 멀지 않은 명월료에는 작가들의 개인전도 정기적으로 운영하니 시간이 난다면 관람을 추천한다. 아홉 마리의 악한 용이 잠들어 있다고 전해지는 구룡지와 국보인 대웅전과 금강계단을 중심으로 천천히 돌다 보면 통도사의 대부분을 볼 수 있다. 건물 사이 사이엔 스님들의 생각과 기도를 적어 놓은 목판들이 걸려 있으니 이로부터 깨달음을 청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불교의 사찰들은 단순히 종교에 귀의하고 있는 자들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비종교인들은 물론이고 단순히 휴식을 취하고 싶은 사람 들을 위해 열려있는 공간이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방문객이라면 그 누구도 내치지 않는다는 인의와 정을 지니고 있다. 지금 세상은 아주 삭막하고 서로가 힘들어 그러한 문화는 빛바랜지 오래지만, 통도사는 방문객이라면 그 누구라도 포용하는 따뜻함을 지닌 곳이다.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을 비우면서 쉬고 싶다면 통도사에 한 번 가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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