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근의 발밤발밤] ‘산이 거기 있어서 오른다(Because it’s there)’
[정일근의 발밤발밤] ‘산이 거기 있어서 오른다(Because it’s there)’
  • 언론출판원
  • 승인 2022.09.2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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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이 오면 산꾼들은 바빠진다. 한여름 내내 강도 높은 훈련을 하며 기다려온 히말라야 시즌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전문 산꾼들의 꿈은 만년설을 이고 솟아있는 ‘세계의 지붕’인 히말라야에 있다. 그들의 꿈이 달려가는 2,400km의 히말라야산맥에는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을 비롯한 14개의 8,000미터급 봉우리가 모두 모여 있다. 그것을 산꾼들은 ‘자이언트 14좌’라 한다.

  마산은 지역 이름에 산(山)이 들어있어서인지 산을 오르는 산꾼들의 모임인 산악회가 많다. 그중 ‘마산산악동지회’가 으뜸이다. 마산산악동지회는 1989년에 우리나라에서 4번째로 에베레스트 등정을 기록했다. 그들의 기록은 단일등반대로는 처음으로 에베레스트 등정의 성공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선 산악인은 1977년 도전에 성공한 고상돈이었다. 이어 87, 88년 에베레스트 등정 소식이 알려졌지만, 그 등정은 박정희, 전두환 정권으로부터 대대적인 지원을 받은 도전이었다. 물론 한국인의 위대한 도전이었지만, 일종의 ‘관급등정’이었던 셈이다.

  그 뒤를 이어 불쑥, 남쪽 항구도시 마산이란 지역에서 ‘마산’이란 이름을 단 단일 등반대(대장 김인태, 당시 38세)가 에베레스트 8,848m 정상을 밟아 한국 산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1989년 10월 13일의 일이었다. 조광제 대원(당시 28세)이 에베레스트 남동릉을 우회해 정상에 섰다. 조 대원은 우리나라에서 9번째 에베레스트 등정자로 기록됐다.

  그들의 도전이 쾌거였던 것은 오로지 20, 30대 대원 16명의 뼈를 깎는 지독한 훈련과 대원 개개인의 주머니를 털어 성공한 산악인들의 ‘열정 등정’이었으며, 마산 사람들의 마산 스타일의 도전이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그들의 도전이 산악계에서 ‘전설’로 남아있다.

  올가을 마산 산악계에 도전 소식이 전해져 온다. 마산의 중진 산꾼 2명이 우리나라 양대 산악단체인 대한산악연맹과 한국산악회의 주축이 되어 히말라야로 출발한다고 한다. 1989년 에베레스트 정상에 섰던 조광제 씨가 (사)대한산악연맹 창립 60주년 기념 아마다블람 원정대장을 맡아 도전에 나선다. 

  또한 1989년 당시 에베레스트 원정대원으로 참여했던 김민효 씨가 (사)한국산악회 창립 77주년 기념 카조리 원정대 남서릉팀 등반대장을 맡았다. 카조리산은 한국 산악계에서는 3번의 도전이 있었으나 모두 실패로 끝난 악산(惡山)이기에 3전 4기의 첫 등정이 이뤄질지 기대가 크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마산의 히말라야 도전사에 우리 대학 산악회 역사의 명맥이 끊어졌다는 사실이 아쉽다. 언젠가부터 대학 동아리에서조차 산악회가 사라져버렸다. 산은 청춘에게 자산이 될 수 있다. 산은 선물이다. 나는 그 선물 중에서 ‘알피니즘’을 최고로 친다. 알피니즘은 곧 청춘의 도전정신이기도 하다. 한마 청년의 도전정신이 무학산과 함께 다시 시작되길 기대해본다. ‘산이 거기 있어서 오른다(Because it‘s there)’라는 산악인 조지 말로리의 말처럼.

석좌교수, 청년작가아카데미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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