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2929] 갓생, 누가 사는 삶인가?
[톡톡2929] 갓생, 누가 사는 삶인가?
  • 정유정 기자
  • 승인 2022.09.22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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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시대를 지나, 요즘 청년들이 지향하게 된 삶은 ‘갓생’이다. 갓생이란 신(God) 과 인생(Life)이 합쳐진 신조어이다. 이는 자기관리를 충실히 하는 삶을 의미한다. 그 이름과 걸맞게, 청년들은 하이 스펙을 가지기 위해 학과 공부뿐만 아니라 각종 자격증과 대외 활동 경험을 쌓는 것에 시간을 쏟는다. 유튜브에 ‘갓생’ 키워드를 검색하면 많은 청년이 이러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현재를 즐기자던 ‘욜로’ 메세지에 감동했던 청년들이, 지금은 어째서 ‘갓생’을 살고자 하는가?

  이름 있는 기업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기업에서 원하는 직원의 모습을 갖춰야 한다. 기업들은 신입 사원에게 이미 성과를 낼 수 있는 통찰력과 경험을 원한다. 그에 맞춰 스펙을 쌓는 방법도 달라졌다. 요즘은 아르바이트를 통해 업장의 매출을 높일 방법을 발굴하고, 결과를 정리해 자기 능력을 입증한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청년이 이것을 해낸다. 이렇게 청년들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갖춰야 할 것들이 점점 많아졌다. 청년들은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 다리를 쭉 찢어 달려간다.

  이에 맞춰, 사회 시스템은 다양한 스펙업(Spec-Up) 콘텐츠를 내놓았다. 그리고 그에 따라 청년들은 또다시 노력한다. 대외 활동, 자격증, 전공 능력 함양 프로그램 등에 쉴 새 없이 자신을 갈아 넣게 되었다. 이러한 모습만 보면 다 함께 노력하고, 이를 위한 인프라도 갖춰져 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상황이다. 그런데 어째서 청년들의 정서 불안 문제는 계속되는가? 역설적으로 이유는 청년들의 노력에서 찾아낼 수 있다.

  많은 청년은 인생을 잘 살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이를 위해서는 ‘남들이 버는 정도’는 벌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여가 활동에 돈을 쓸 수 있는 형편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년들은 ‘행복한 인생’을 생각하기 이전에 ‘잘 사는 인생’을 먼저 추구한다. 스스로 발전 시키고 싶은 능력보다는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능력을 먼저 키우고, 이에 따라 급을 나눈다. 주위와 자신을 비교하고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시간을 쏟는다. 이러한 경쟁에서 청년들이 자신과 주위를 돌아볼 힘을 내기는 쉽지 않다.

  이렇게 ‘나’가 아닌 스펙만을 돌아보는 청년들이 많아질수록, 우리 사회는 능력만을 중히 여기게 될 거다. 생산적인 삶을 살고, 사회가 원하는 인재상이 되는 건 이로운 일이다. 하지만 이것이 삶의 유일한 목표가 된다면, 삶은 건조하고 무거운 일만 가득할 것이다. 그런 인생에 ‘갓생’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을까? 우리가 주변과 경쟁하고 노력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행복이다. 따라서 우리는 그 목표를 스스로 되새겨야 한다. 그리고 주위와 다음 세대의 청년들이 단순히 능력에만 집중하기보단, 그를 가져야 할 이유를 삶에서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오유정(심리학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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