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근의 발밤발밤] 코로나19는 결코 가볍게 지나가지 않는다
[정일근의 발밤발밤] 코로나19는 결코 가볍게 지나가지 않는다
  • 언론출판원
  • 승인 2022.05.1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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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오전 10시쯤 마산보건소에서 문자가 날아왔다. ‘귀하는 코로나19 검사 결과 확진(양성, positive(+))으로 감염병예방법 제 41조와 제 43조 등에 따른 격리대상입니다. 추후 실거주지 보건소의 안내(격리통지) 시까지 자택에서 대기해 주시길 바랍니다. 격리종료일 검사일로부터 7일 차 밤 자정(24시)’ 그렇게 나는 문자 한 통으로 확진자가 되었고, 자가격리 되었다.

  물론 경고 메시지도 포함되어 있었다. ‘격리 명령 위반 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음.’ 잠시 멍했지만 이내 정신을 차렸다. 발현은 4월 30일에 시작됐다. 목 안이 갑자기 따가웠다. 그날 즉시 PCR 검사를 받았다면 나의 격리는 예정일로부터 이틀 전에 ‘자유’를 얻었을 것이다. 결국 1일 일요일에 검사를 받았고, 5월 1일부터 7일 24시까지 격리됐다.

  어디서 확진되었을까를 나름대로 추적해 보았다. 늘 만나는 사람만 만나는 편이라 추적할 수 없었다. 그러다 지난 수요일 만난 사람들이 차례로 확진되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 4월 27일 점심 먹고, 술 한 잔 나눈 4명 중 3명이 확진자 신세가 됐다. 마스크를 ‘최후의 백신’으로 삼아 늘 조심했는데 불가항력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내 탓이었다.

  병원의 처방을 받지 않고 미리 준비해 놓았던 약국의 약으로 견뎠다. 미열은 이내 잡혔고 다만 목이 매우 아팠다. 오미크론 바이러스는 목을 공격하는 외계인 같다고 생각했다. 보리차를 끓여 마시고 소금물로 ‘가글’을 자주 했다. 목젖이 민감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기침이 터지면 힘이 들었다. 기침하는데 많은 에너지가 낭비되는 기분이었다.

  내가 확진자로 분류된 날, 전국적으로 20,084명이 확진됐다. 경남은 1,185명이, 창원은 327명이 확진됐다. 그 당시 전국적으로 감염자 수가 바닥을 칠 때 나는 미안한 1/n이 된 셈이다. 가장 조용한 시기의 감염자라는 것이 부끄러웠다. 내가 맡은 강의도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강의 시작 전에 학생들에게 정중하게 사과했다. 부주의는 선생인 내 탓이었다.

  4일 차 되는 날 ‘국민 비서’에게 문자가 날아왔다. 격리 4일 만에 정부가 국민에게 관심을 보였다. 지정 병원에 가서 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건 4일 차 정도면 전염지수가 제로가 된다는, 쉬쉬하는 소문을 인정한 것으로 생각했다. 병원서 주사를 맞고 약을 처방받아 약국에서 약을 받아왔다. 다 무료였다. 세금을 내고 받는 혜택이지만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나는 코로나19가 비교적 가볍게 지나간다고 생각했다. 인후의 증상 외에는 다른 증상은 없었다. 밥도 열심히 먹었다. 그러나 해제 이후 피로도가 빨리 몰려왔다. 명색이 코로나19인데 너무 가볍게 생각한 것 같았다. 많이 움직이면 숨이 찼다. 지구를 휩쓴 전염병인데. 너무 가볍게 생각한 것은 아닌지. 코로나19는 누구에게든 절대 가볍게 지나가지 않는다. 당분간은 조심해야 할 일인 것은 분명하다.

석좌교수·청년작가아카데미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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