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책] Less is More
[내 인생의 책] Less is More
  • 언론출판원
  • 승인 2022.04.12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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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로운 삶』헬렌 니어링, 스코트 니어링 저
『조화로운 삶』
헬렌 니어링, 스코트 니어링 저

  십 년을 주기로 가까운 사람을 한 명씩 떠나보냈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지켜보면서 삶과 죽음이 본질적으로 하나임을 깨닫게 된 것 같다. 죽음의 목도는 역설적으로 삶을 더 치열하게 고민하게 하였고 ‘어떻게 살 것인가?’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내 삶의 화두로 남아있다. 그 질문에 답을 준 책이 헬렌 니어링과 스코트 니어링의 『조화로운 삶』(원작 제목 『리빙 더 굿 라이프 Living the Good Life』) 이다. ‘급격한’ 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빠르게 변해가는 시대에 20세기 중반의 삶을 대입하기는 불가능하지만 ‘소박하고 단순하면서도 넉넉한 삶’을 살아가는 니어링 부부의 모습은 닮고 싶고 지향하고 싶은 삶이었다.

  첫 장의 첫 문장부터 나를 끌었다. “많은 이들이 월급에 기대어 먹고 살며 도시의 아파트나 사람들이 북적대는 곳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도시인의 지친 삶을 가련하게 묘사한 것 같지만 바로 나의 삶을 대변하고 있었다. 이 책은 물질문명을 거부하고 도시를 떠나 손수 집을 짓고 농사를 지으며 최대한 자급자족하는 삶을 살아가는 니어링 부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니어링 부부는 “단순함, 고요한 생활, 가치 있는 일, 조화로움”을 삶의 기본 가치로 삼고 몇 가지 삶의 원칙을 세워 그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조화롭게 살기를 추구했다. ‘만족스럽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풍요로워야 한다고 생각하던 나에게 ‘소박한 삶’도 충분히 풍요로울 수 있음을 보여준 책이다.

  책을 고르고 읽을 때는 그 나름의 의미를 두기 때문에 지금까지 내가 읽은 책은 모두 제각각의 의미에서 ‘내 인생의 책’으로 꼽을 수 있다. 『조화로운 삶』은 내 안의 물질적 욕망이 커질 때나 삶에 지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을 때 나를 위로해주었다. 니어링 부부는 ‘반나절 노동과 반나절 자유 시간’의 원칙을 지키며 이미 워라밸(Work-life balance)을 실천하고 있었고 최대한 자급자족하며 자본주의 경제에 종속되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살았다. 또한 “Less is More”가 가능함을 삶으로 보여주었다.

  앞으로도 니어링 부부처럼 시골에서 집을 짓고 농사를 지으며 자연주의자로서의 삶을 살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부부가 보여준 삶의 방식은 조금이나마 흉내내보고 싶다. 무엇보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앉아서 햇살을 즐기고, 숲 속을 산책하고, 음악을 연주하고, 시내 나들이를 가는” 삶은 추구하고 싶다. 또한 “하루에 한 번씩은 철학, 삶과 죽음, 명상에 관심을 갖는” 삶을 실천하고 싶다. 이런 의미에서 『조화로운 삶』은 삶의 부대낌이 오는 순간마다 길잡이 역할을 해주는 ‘내 인생의 책’으로 남을 것 같다.

김지영(대학혁신지원사업단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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