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근의 발밤발밤] 영화의 산, 영화의 바다
[정일근의 발밤발밤] 영화의 산, 영화의 바다
  • 언론출판원
  • 승인 2022.04.1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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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교로 돌아오기 전, 주소를 울주에 두고 시인으로 활동한 인연으로 ‘울주세계산악영화제(UMFF)’의 출범에 참여했다. 줄곧 이사회와 집행위원회의 일원이며, 올해로 8년째 참가하고 있다. UMFF는 정식으로 출범하기 전에 파일럿 영화제인 프레페스티벌을 거쳤다. 그게 지난 2015년 8월의 일이다. 일종의 시험 무대였고, 일종의 필터링을 거쳐 가능성에 확신을 가졌다. 이듬해 2016년 9월에 제1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개최되었다. 올해 4월, 벚꽃이 피고 지는 사이 벌써 제7회 영화제까지 마쳤다.

  울산광역시 울주군을 중심으로 이른바 ‘영남알프스’ 산군들이 수려하게 솟아 힘차게 이어져 있다. 영남알프스란 가지산(1,241m), 운문산(1,188m), 천황산(재약산:1,189m), 신불산(1,159m), 영축산(1,081m), 고헌산(1,034m), 간월산(1,069m) 등 해발 1천 미터가 넘는 7개 산군이 유럽의 알프스처럼 아름답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산군을 관광자원으로 함께할 수 있는 문화 행사를 의논하다 자연스럽게 이웃한 도시의 부산국제영화제에 변별력이 있는 산악영화제가 만들어졌다. 영남알프스 신불산과 간월산 아래 베이스캠프로 ‘영남알프스 복합 웰컴센터’를 조성해 영화제를 단단하게 만들어 나갔다.

  올해 개최된 일곱 번째 영화제에는 10일간 모두 42개국 148편의 영화가 상영됐다. 그중 28편이 국내 영화고 120편이 해외 영화였다. 특히 국내에 처음 개봉된 영화가 110편이나 되었다. 나는 UMFF가 열리는 이즘의 영남알프스를 ‘영화의 산’으로 부른다. 영화의 산은 산의 높이와 깊이를 더욱 높고 더욱 깊게 만드는 매력이 넘쳐난다.

  나는 그 현장에서 바다를 가진 마산과 더 큰 창원을 생각했다. 마산에서 국제영화제를 가진다면 우선순위 0순위가 ‘마산 해양 신도시’로 조성 중인 인공섬일 것이다. 그곳에서 바다와 생명, 환경을 소재로 국제영화제가 만들어진다면 성공 가능성이 큰 에스키스(esquisse)를 그릴 수 있다.

  마산 해양 신도시 전체면적 64만2천㎡ 중에 공공 개발 구역이 68%가 되니 영화제를 위한 우수한 공간성 확보가 가능하다. 인근의 돝섬, 마창대교까지 포함해서 창원, 마산, 진해의 영화관까지 참여시키는 멋진 영화제 디자인까지 가능하다. 더구나 우리나라 최초의 어보인 ‘우해이어보’의 현장이 마산 진동이 아닌가. 자산어보보다 11년이나 앞선 어보이니 역사성과 당위성 확보도 가능하다.

  이런 상상을 해 본다. 전국, 세계의 요트들이 마산항으로 찾아와 해양 신도시에서 영화를 즐기고 갈 것이다. 낭만이 넘치는 선상 영화 상영 등 단번에 마산을 영화의 도시로 변모시킬 것이다.

  잔치에 먹거리가 빠질 수 있는가. 마산어시장과 연계한 마산 통술은 영화인과 관객이 함께 환호를 지를 것이다. 창동, 오동동이 저절로 영화의 바다를 만들어 넘실거릴 것이다. 나는 지금 울주의 산악영화제나, 마산에 바다영화제가 만들어진다면, 이 두 고장을 더욱 활기차게 만들 것이라 확신한다.

석좌교수, 청년작가아카데미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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