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스한 봄이 돌아왔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로 야외 활동에 제약이 많았던 3월을 보냈다. 그러나 4월부터는 코로나19 감소세에 접어들며 거리두기도 완화되었다. 덕분에 길거리에 만개한 벚꽃들은 오랜만에 밖으로 나온 사람들을 반겼다. 봄의 선물 같은 벚꽃은 사계절 중 봄에만 볼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전국 각지 벚꽃 명소를 찾는다. 우리 지역에는 지역민뿐만 아니라 타지역 관광객들을 마음마저 사로잡은 벚꽃 명소인 ‘진해’가 있다. 봄에 더욱 아름다운 진해의 대표 축제인 군항제는 이번에도 취소되었지만, 이를 대신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었다. 2022년 국내 대표 봄꽃 명소인 진해에 대해 알아보자. / 문화부
매년 봄이 되면 많은 사람은 벚꽃 명소인 진해를 찾는다. 벚꽃 명소라는 명성에 맞게, 봄에는 벚꽃 축제인 군항제를 개최한다. 특히 군항제로 가장 많이 알려진 여좌천 로망스다리는 매년 많은 관광객이 붐비는 곳이다. 그리고 진해는 벚꽃으로 유명한 지역이지만 일제강점기 시대의 문화와 근대 건축물, 근대 역사 거리 등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요소를 활용해 지역민들과 관광객이 즐길 수 있는 여러 도시재생 사업도 진행 중이다.
- 진해 대표 벚꽃 축제 군항제
진해군항제는 매년 진해 중원로터리 및 지역 일대에서 열리는 벚꽃 축제다. 벚꽃이 가장 아름답게 만개하는 4월 초에 개최하며 3월말부터 36만 그루의 벚꽃이 자아내는 멋진 전경을 볼 수 있다. 본래 군항제는 1952년에 우리나라 최초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동상을 북원로터리에 세우고 추모제를 거행한 것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초기에는 이충무공 동상이 위치한 북원로터리에서 제를 지내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1963년부터 충무공의 숭고한 구국의 얼을 추모하고 향토 문화 예술을 진흥하는 취지를 살린 축제로 만들었다. 수차례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며 벚꽃과 봄을 만끽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을 호평을 받았다. 이후 문화예술행사, 세계군악의장페스티벌, 팔도풍물시장 등을 아름다운 벚꽃과 함께 즐기는 봄 축제로 변화했다. 현재는 SNS에서 벚꽃 명소로 입소문을 타기도 하며 이제는 군항제 기간 동안 200만 명 이상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전국 규모의 축제로 자리 잡았다.
진해군항제는 벚꽃 명소 테마와 이충무공 얼을 추모하는 행사로 구성된다. 중원로터리에서는 전야제, 팔도풍물시장, 예술문화공연 등 주요행사가 이뤄진다. 그 옆에 위치한 북원로터리에서는 이충무공 동상에 헌다헌화, 무도대제, 승전행차 퍼레이드를 볼 수 있다. 군항제에는 군항도시의 특성을 살린 군악의장페스티벌도 열린다. 이 페스티벌은 축제 기간 중 금요일 저녁과 주말에 개최되며 군악·의장이 융합된 군대 예술 공연을 선보인다. 군악대의 힘찬 마칭 공연과 의장대의 멋있는 제복에 절도 있는 공연은 오직 진해군항제 벚꽃 축제에서만 볼 수 있다.
진해군항제를 통해 알려진 벚꽃 명소로는 내수면 생태공원, 여좌천, 경화역, 진해탑, 진해루 등이 있다. 그리고 제황산 모노레일 체험으로 진해탑 옥상에서 진해를 내려다보면 길게 뻗은 지형 위에 푸른 산과 잔잔한 바다가 보인다. 더불어 중원로터리 팔거리를 중심으로 근대와 현대가 함께하는 100년이 된 건물들과 26만 그루 벚꽃들이 함께 어우러진 진해 도시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 올해 진해는 조금 달랐다
올해도 코로나19로 진해군항제는 취소되었으나, 벚꽃 명소로 유명한 경화역, 여좌천 데크로드 등지는 봄을 즐기기 위해 온 상춘객들로 북적였다. 아직 코로나19 상황이 끝나지 않았지만, 창원시는 작년과 달리 거리를 개방하여 사람들을 맞이했다.
창원시는 진해 대표 벚꽃 길 중 일부를 개방하여 진해군항제의 아쉬움을 달랬다. 그래도 많은 사람이 모이는 걸 방지하기 위해 코로나19에 대비한 모습도 보였다. 곳곳에 마스크 착용에 주의하라는 안내문을 든 사람들을 배치하고, 방역복을 입은 사람들이 소독작업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몰려드는 상춘객을 대비해 ‘창원시티투어 2층 버스 특별노선’을 마련하여 진해역, 속천항, 경화역 등에 임시 승강장을 개설하였다. 더불어 4월 4일까지 특별단속기간을 잡아 주차장 부지 건축물 설치, 주택 및 창고에서 판매하는 불법 노점 행위를 단속했다.
진해를 찾은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시행했다. 창원시 진해구 장복산길 47에 있는 창원 편백 치유의 숲 치유센터에서 4월 2일부터 4월 10일까지 ‘봄, 벚꽃, 니꺼데이~’라는 특별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창원시청 홈페이지 통합서비스를 통해 신청자를 받았으며, 성인은 10,000원, 청소년은 8,000원의 신청료를 받았다. 단, 단체신청자는 성인 2,000원, 청소년은 1,000원을 할인 혜택을 받았다. 해당 프로그램에는 벚꽃 맞이 숲길 걷기, 비누 만들기, 족욕과 발 마사지, 나에게 쓰는 편지 등으로 구성하여 가족 단위 손님들이 진해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 도시재생과 함께 상생하는 진해
진해 충무지구 도시재생지원센터는 [플랜 B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봄의 아쉬움을 달랬다. 프로젝트는 <진해 관광학교 투어 감성 역사길>, <리플레이 장옥>, <터무늬를 찾아>, <89번지 마켓-B 팝업 마켓 x 빗장> 총 네 개의 하부 프로그램을 포함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3월 28일부터 4월 1일까지 진행되었다. 건축양식 도슨트인 <터무늬를 찾아>는 도시재생을 만나 새롭게 탄생한 진해 근대 문화 건축물인 장옥에 대한 설명회다. 누구나 현장 접수를 통해 참관 가능했다. 장옥에 대한 설명으로부터 일제강점기 당대의 문화와 근대 건축물, 진해 근대 역사 거리의 건축 양식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도슨트 기간 동안 시설 내부에는 과거 부흥기 진해의 문화를 엿볼 수 있었다. 옛날 턴테이블들과 고(古)가구들, 지금은 보기 힘든 과거 잡지들과 자개장이 전시되어 설명회에 감칠맛을 더했다.
<89번지 마켓-B 팝업 마켓 x 빗장>은 도시재생 사업의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키워낸 예비창업팀과 마을기업, 협동조합의 상품을 보고 구매할 수 있었다. 4월 1일, 진해구 중원로 89번지 보태가 야외광장에서 열린 마켓은 청년창업팀의 근대 건축물을 소재로 만든 굿즈, 마을협동조합 탑산팩토리의 밀크티 및 티라미수, 제빵 예비창업팀의 디저트 등이 판매되었다. 창원지역 농수산물 프리마켓 빗장 팀은 지역 농부들이 당일 수확한 농수산물을 판매했다.
전국이 코로나로 고통 받았을 지난 2년, 진해는 매년 봄마다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거라 짐작한다. 하지만 현재의 진해는 멈췄던 도시의 맥이 살아나고 있다. 지난 30일, 월스트리트 저널은 ‘한국이 가장 먼저 엔데믹에 들어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기대처럼 우리나라가 빠른 시일 내에 코로나에서 벗어날 수 있길 바라며, 내년 봄에는 마스크 없는 군항제를 기대해 본다.
정지인 기자, 조현석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