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이 우리 삶의 일부로 살아온 지는 꽤 오랜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애완동물’이란 명칭 아래 함께했다. 그러나 1986년 동물학자 콘란트 로렌츠의 제안 이후, ‘반려’라는 수식으로 차츰 변화되는 중이다. 이는 그들이 단순히 귀여움을 받는 대상을 넘어서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일부로써 인식이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동물이 모두에게 환영받을 수 없는 현실이기에 타인을 배려하기 위한 ‘반려동물 공공예절, 페티켓(Petiquette)’이 함께 주목받았다.
특히 외출이 필수인 반려견의 경우, 페티켓은 반드시 지켜져야 할 문제다. 이를 지키지 않을 시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경남소방본부가 전한 최근 5년간 개 물림 이송 환자 수는 716명으로 사고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이를 조금이나마 방지하고자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이 지난 2월 일부 개정됐다. 동물보호법 제13조 2항에 따라 외출 시, 2m 길이 이내의 목줄이나 가슴 줄 등의 이동 장치가 요구된다. 또, 공용공간의 경우 반려동물이 이동할 수 없도록 붙잡아야 한다. 맹견에 해당이 된다면, 입마개 착용도 필수다.
그러나 여기에도 예외는 존재한다. 지난해 12월, 시각 장애인이 안내견과 함께 버스에 오르자 기사가 입마개 착용을 요구하며 소리를 지른 사건이 있었다. 곧바로 입마개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명했고 이는 페티켓의 예외 사례로써 주목받았다. 이뿐만 아니라 2020년 한 대형마트에서도 훈련 중인 안내견과 퍼피워커(puppywalker)의 출입을 거부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퍼피워커란 예비 안내견이 추후 필요한 능력을 기르도록 맡아 돌보는 자원봉사자다.
안내견은 동반자가 돌발 상황에 부딪혔을 때 입으로 동반자나 옷을 물고 늘어져 위험을 방지하기에 입마개를 착용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장애인복지법 제40조 3항에 따라 안내견을 동반할 시 대중교통수단, 공공장소 등과 같은 여러 사람이 다니거나 모이는 곳의 출입을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해선 안 된다. 이외에도 안내견에게 간식을 주거나 쓰다듬기 등이 금지된다. 물론 일반 반려견도 주인에게 허락을 받지 않았다면,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 안내견의 경우에는 더욱 주의가 필요한데, 비록 그들이 전문적인 훈련을 받았더라도 집중력이 분산된 상황에 처한다면 동반자의 안전까지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안내견이 먼저 다가오는 경우는 동반자에게 문제가 생겨 도움을 요청하는 표시니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안내견은 시각 장애인의 또 다른 눈으로 서로 한 몸이라 보아도 무방하다. 그러나 앞선 사례처럼 안내견 거부 일화가 끊이지 않는 건 우리가 아직 무지하기 때문이다. 우리 그리고 사회가 그들에 대해 지금까지 무심했던 건 아닐까. 더불어 사는 사회 속에서 안내견에 관해 유의할 점을 기억해두고 서로 배려하는 마음과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