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책] 내면의 감정과 영혼의 소리
[내 인생의 책] 내면의 감정과 영혼의 소리
  • 언론출판원
  • 승인 2022.03.1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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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록』, 장자크 루소 저
『고백록』, 장자크 루소 저

  “이 고백의 고유한 목적은 내 생애의 온갖 불행과 처지에 관하여 나의 내면을 정확히 알려주는 일이다. 내가 약속한 것은 영혼의 역사다.”

  장자크 루소(1712-1778)는 자신의 『고백록』 집필 이유를 이렇게 적고 있다. 흔히들 아우구스투스, 루소, 톨스토이를 세계의 3대 『고백록, confessions』 저자라고 일컫는다. 이는 저자들 자신의 삶에서 부끄러운 과오조차도 진솔하게 고백하고 불완전한 인간의 모습을 온전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특별히 루소의 『고백록』은 나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의 고백을 접하기 전, 박사논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상가 루소’의 역설과 모순이 담긴 여러 저작에서 혼란을 경험하며 루소 연구자들의 비판을 맹목적으로 수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고백록』을 읽으면서 루소의 삶에서 그가 느낀 감정과 상태에 공감하는 한편, 그가 행한 부당한 처사를 따져 묻기도 하며 ‘인간 루소’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다.

  장자크, 그가 병약한 몸으로 태어나 열흘쯤 지났을 때 어머니는 산후증으로 세상을 떠나고 10년 뒤 아버지는 폭행사건에 휘말려 루소를 버려두고 잠적해 버린다. 이러한 환경과 유년기에 발병한 요폐증은 죽을 때까지 그를 고통으로 몰아갔다. 참으로 한 인간이 감당하기에는 모진 일들의 연속이지만 50대의 루소는 자신의 내면을, 영혼의 소리를 가감없이 적고 있다.

  루소는 백과전서파로 대표되는 볼테르와 디드로, 그림 등과 함께 작업도 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그들과 불화, 절교, 서신에 의한 논쟁이 끊이질 않았다. 그러던 차에 볼테르는 루소가 자녀들을 고아원에 버린 사실을 익명의 풍자문으로 발표하였다. 교육서 『에밀』을 출간했던 루소로서는 치명적인 약점이 세상에 드러났고 결국 이 사건은 고백록 작업의 계기가 되었다. 이에 앞서, 파리와 제네바 법정은 『에밀』과 『사회계약론』에 대한 유죄판결로 저작 소각과 루소 체포령을 내려 그는 피신할 수 밖에 없었다. 이렇듯 심신이 피폐해진 중에도 몇 년에 걸쳐서 자신의 고백록을 완성하였다.

  물론 글을 통해 한 사람을 오롯이 알 수는 없지만, 루소가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고백록』은 ‘인간’ 루소를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다. 마지막 루소의 내밀한 방을 나서며, 나는 ‘내면의 감정들과 영혼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는가’를 되뇌이면서 나의 인생 여정을 그려본다. C. S. 루이스는 “나는 내 눈만으로 부족하기에 타인의 눈으로도 볼 것이다. 여러 사람의 눈으로 보더라도 현실만으로는 부족하기에 타인이 지어낸 허구의 세상도 볼 것”이라고 했다. 먼저, 부족하지만 내 눈으로 자신의 내면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루소는 진정 자신의 삶을 온전히 보여주고 있다. 그의 삶에 대한 판단은 각자 독자의 몫이리라.

정은주(교육학과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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