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은 또 다른 불안을 낳는다는 말이 있다. 불안의 끈이 풀리지 않은 채 계속해서 꼬이고, 다시 꼬이다 보면 어느새 매듭은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단단히 묶인다. 대부분의 감정은 일시적인 경우가 대다수고, 일정 기간을 지나면 잊어버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를 끊지 못하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진다면 결국 사람은 감정에 잠식되고 만다. 감정의 골이 깊게 파고든 마음은 원상태로 돌아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만약 새 살이 돋지 않고 그대로 방치된다면 몸에 상처로 남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불안한 감정이 체내에 쌓이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마음을 청소해주는 건 중요하다. 우울함과 두려움에 지배된 사람은 삶의 목적, 건강 그리고 자신도 잃어버린 채 방황하는 경우가 많다. 오죽하면 웃음과 건강한 정신이 모든 병의 치료제라고 말하는 게 아닐까. 부정적인 감정은 일시적인 기분으로만 남겨야 한다. 결코 태도가 되어선 안 된다.
계속해서 불안한 감정은 도움이 안 된다며 말하고 있지만, 우습게도 이를 작성하고 있는 나는 겁이 많은 사람이다. 그래서 나서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숨거나 회피해왔다. 그러나 세상이 마음대로 돌아갈 수는 없듯이, 불가피하게 부딪쳐야 할 상황은 반드시 존재한다. 그럴 때면 나는 막장 드라마 속의 작가로 변신했다. 그리고는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마음대로 상상하며 파국으로 치닫는 이야기를 써 내렸다. 가상의 시나리오를 완벽히 작성한 뒤엔 여러 번 시뮬레이션하며 실제로 똑같이 이뤄질 거라 믿었다. 계속해서 안 될 거라 생각하니 실제로도 좋지 않은 결과들만 따라왔다. 끊임없는 좌절의 악순환에 한동안 빠져있었을 때, 문득 이 상황을 변화시킬 대책이 시급하다고 느꼈다.
오랜 고민의 끝에, 다행히도 지금은 이를 극복할 방법을 여럿 찾았다. 그중에 하나를 소개하자면, “Fear is the mind-killer.” 두려움은 정신을 갉아먹는다는 말로, 내가 좋아하는 영화의 명대사다. 남들이 들으면 우습게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에 이 문장을 속으로 외친다. 말을 내뱉고 나면 뭐든지 스스로 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과 독기가 생겼다. ‘두려움은 정신을 갉아먹고, 건강하지 않은 정신은 나의 몸과 행동 모두를 해칠 것이다.
그러니 빠르게 마인드 컨트롤(Mind-control)을 해야 한다.’고 느껴졌다. 말 한마디가 만들어준 건강한 독기와 정신 덕분에, 자연스레 일도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그러니 자신의 감정에 잠식되지 않고, 적당히 조율하는 능력을 기르는 건 필요하다. 극심하게 불안정한 상태에서는 객관적 판단을 내리기 힘들고, 하고자 하는 일에도 차질을 준다. 불안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적당히 조절하며 좋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선 갑작스레 찾아온 불안을 “어, 그래. 왔니? 오랜만이다. 대신 잠시만 들렀다 가.”하며 오랜 친구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