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 혁명 시대, 우리의 곁을 맴도는 메타버스
4차 산업 혁명 시대, 우리의 곁을 맴도는 메타버스
  • 정희정 기자
  • 승인 2021.11.03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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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그 청사진을 말하다

 

  2020년 11월, 파격적인 컨셉으로 데뷔해 K-pop과 대중을 사로잡은 이가 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새 걸그룹 에스파(aespa)다.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는 “우리는 지금 격동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거치고 있다. 기술 발전에 따라 미래 세상은 셀러브리티와 로봇의 세상이 될 것”이라 전하며, 에스파를 선보였다. 그의 뜻에 따라 에스파는 ‘메타버스’를 콘셉트로 하며, 가상 세계 멤버(æ-에스파)가 존재하는 독특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 K-pop 산업까지 뻗어 나간 메타버스에 대해 알아보자. / 사회부

  메타버스는 1992년 첫 출간 된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의 SF 장편 소설, ‘스노 크래시(Snow Crash)’에서 처음 소개됐다. 이 소설은 가상 신체인 ‘아바타’를 설정해 아바타가 가상 세계인 ‘메타버스’에 접속하는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소설 속 주인공의 현실은 피자 회사에서 일하는 배달부이지만, 메타버스 속에서 그는 뛰어난 전사이자 해커로 인정받는다. 소설 줄거리는 현실 사용자의 뇌에도 영향을 주는 가상 속 마약, 스노 크래시에 대한 사건을 파헤치는 내용이다.


+ 가상과 현실, 그 사이의 메타버스

  메타버스(Metaverse)는 ‘더 높은, 초월한’의 뜻과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친 합성어다. 메타버스의 기원이 되는 스노 크래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는 단순 가상 현실 세계를 뜻하지 않는다. 메타버스의 개념은 아직 확실히 정립되지 않았지만. 통상적으로 아바타를 이용해 사회·경제·문화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가상 세계라고 정의 내려진다. 즉, 이는 ‘가상과 현실이 상호작용’하는 또 다른 차원의 세계이자 플랫폼을 뜻한다.

  메타버스는 각 특징에 따라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 지을 수 있다. 미국기술연구단체인 ASF(Acceleration Studies Foundation)는 네 가지 구분 기준을 증강과 시뮬레이션, 내재성과 외재성으로 두었다. 각 기준에 따라 메타버스는 증강 현실(AR), 라이프로깅(Lifelogging), 거울 세계, 가상 세계로 나눠진다.

  먼저. 증강이 특징인 메타버스는 증강 현실과 라이프로깅이 존재한다. 그중 외재성을 지니는 증강 현실은 현실에 가상 세계의 물체를 겹쳐 보이도록 하는 기술이다. 낮은 거부감으로 몰입도를 향상하는 이 유형은 대표적인 예시로 지난 2016년 큰 인기를 끈 모바일 게임 포켓몬 GO가 있다. 또, 내재성이 특징인 라이프로깅은 사용자의 일상 속 경험과 정보를 가상 공간에 묘사 및 기록, 저장하는 형태를 일컫는다.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여기에 해당한다. 라이프로깅은 메타버스의 ‘또 다른 자아’라는 특징과 연관을 가진다. 강원대학교 김상균 교수는 “현실의 나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나를 빼고, 이상적인 나의 이미지를 조금 추가해서 즐기는 게 라이프로깅의 세계”라고 전했다.

  다음으로 시뮬레이션의 성격을 가지는 메타버스로 거울 세계와 가상 세계가 있다. 그중 외재성을 동반하는 거울 세계는 이름에서 시사하듯 마치 거울처럼 가상 세계에 현실 세계를 그대로 구사한다. 지구 곳곳을 가상으로 누빌 수 있는 구글 어스(Google Earth)는 대표적인 거울 세계의 예시다. 마지막으로 시뮬레이션과 내재성이 특징인 가상 세계는 현실과 비슷하지만 실제로 새롭게 구축된 차원을 뜻한다. 가상 세계란 흔히 알려진 메타버스의 형태로 아바타를 이용해 활동하는 형태다.


+ 우리와 가까운 곳에 있는 메타버스

  메타버스는 기술의 발달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장 활성화로 현재 주목받는 사업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 N사의 ‘제페토’는 메타버스를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로 유명 걸그룹블랙핑크가 이곳에서 가상 팬 사인회를 진행하는 등 선두에 떠올랐다. 제페토는 K-pop 산업뿐만 아니라 축제나 시민 안전을 위한 소방 안전 체험 등 다양한 콘텐츠를 위한 비대면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로블록스 역시 사용자가 직접 게임을 제작하여 배포하는 체계를 지닌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로블록스는 메타버스를 대중화 한 선도 기업으로 손꼽히기도 했다. 다음으로 현대차는 게임 내에서 사용자가 차를 디자인하거나 시승하도록 하는 등의 경험을 제공한다.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MZ세대 고객과 소통으로 팬층 확대에 나서기 위함이다. 경상남도 역시 시대에 발맞춰 이를 활발히 이용하고 있어 우리 지역에서도 경험할 수 있다.

  경상남도 경찰청은 제페토를 활용한 전국 최초 가상 세계 외사경찰 월드를 개장했다. 외사는 경남에 거주하는 외국인·해외 교포 등에 관한 범죄를 예방 및 단속하는 분야다. 제페토 내 경찰청에서 외국인들은 상담은 물론 다양한 정보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지난 8월, 이곳에서 도내 경찰서의 범죄 피해 이주여성 보호·지원 협의체 책임자들이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했다.


+ 대학 교육으로 확장된 메타버스

  메타버스는 교육계에까지 영향력을 뻗치며, 대학 교육 역시 이제 이곳에 발 담근다. 윤기영 한국외대 경영학부 미래학 겸임교수는 사이버대학의 메타버시티(metaversity) 발전 가능성을 기대했다. 또, 일반 대학은 물리적 공간뿐만 아니라 메타버스에 복수의 캠퍼스를 가지는 멀티버시티(multiversity)로의 진화도 예견한다.

  실제 메타버스를 대학에 접목한 사례도 존재한다. 순천향대학교는 SK텔레콤과 협력해 2021년 신입생 입학식을 ‘점프 VR’이라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진행했다. 신입생들은 본교 운동장을 본뜬 가상 공간에서 대학 총장님의 인사 말씀을 들으며, 학우와 친목을 도모한다. 건국대학교는 전국 최초로 비대면 가상 축제인 ‘Kontact 예술제’를 열어 화제가 됐다.

  전 세계적인 메타버스 열풍에 교육에 대한 열기도 지펴지는 중이다. 서강대학교는 다가오는 2022년, 국내 최초 메타버스 전문 대학원을 설립할 예정이다. 우리 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 대학 LINC+ 사업단은 메타버스 경진 대회 및 제조 메타버스 세미나 공동 개최, 전문가 초청 특강, 메타버스 얼라이언스 협약 체결 등 여러 방면에서 노력한다.

 

  “The Metaverse is coming. (메타버스의 시대가 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엔비디아 최고 경영자(CEO) 젠슨 황은 그래픽 테크놀로지스 콘퍼런스(GTC) 2020 기조연설에서 메타버스의 희망찬 전망을 전했다. 그의 연설 이후, 메타버스는 우리에게 친숙한 단어가 됐다. 이제 우리는 메타버스와 뗄 수 없는 관계에 서 있다. 이는 단순 유행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혁신적인 변화를 초래할 수단으로 전망 받는다. 미래를 이끌어 나갈 한마인이라면, 메타버스에 관심 가져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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