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P ASIAN H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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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주희 기자
  • 승인 2021.10.06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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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서구 사회 속 아시아인 혐오 증가

  넬슨 만델라, 마틴 루터킹을 들으면 뭐가 떠오르는가? ‘인권’, ‘차별’ 등 여러 가지 키워드가 떠오를 거다. 넬슨 만델라와 마틴 루터킹은 차별을 없애기 위해 노력한 대표적인 인권 운동가다. 차별은 세계 어느 곳에서든 존재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는 나이나 학벌로 차별하는 경우가 많지만 해외 다른 나라에서는 인종 차별이 가장 심하다. 차별은 모여서 공격성을 띠는 혐오가 되고 범죄까지 이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코로나19 이후 만연하고 있는 동양인 혐오에 대해 파헤쳐보자. / 사회부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 현재까지 근절되지 않아서 세계를 곤란에 빠뜨렸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꿨다. 삶뿐만 아니라 세계인의 인식 또한 달라졌다. 코로나19가 아시아 국가인 중국에서 발발했다는 이유로 전세계는 중국인에게 무차별적으로 차별과 혐오를 자행하고 있다. 여기서 더 큰 문제는 중국인을 향한 혐오가 아시아인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각국에 사는 아시아계 사람들은 오로지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로 길에서 폭행을 당하거나 등교 금지 처분을 받는 경우가 있다. 21세기인 지금도 혐오 범죄는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 아시아인 혐오 사례

  “우리는 내일 총으로 차이나타운에서 만나는 모든 아시아인을 쓸어버릴 예정이다.” SNS에 올라온 총격 암시글이다. 코로나19 이후 SNS에는 아시아인을 향해 노골적으로 혐오를 표현하는 글이 다수 기재됐다. 온라인상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아시아인을 향한 혐오 범죄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음악 교육 기관 중 하나인 이탈리아 로마의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은 아시아인 학생들의 수업 참석을 금지해 논란이 있었다. 2020년 1월 30일,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은 교수들에게 ‘동양계 학생(중국인·한국인·일본인 등)과 관련 위험 국가들에서 온 학생들의 수업 참석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 그러나 실제로 음악원에 있던 대다수 아시아계 학생들은 오랫동안 이탈리아에 거주했거나 이민 2세들이었다.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뿐만 아니라 호텔, 관광지, 학교 등 여러 공공장소에서도 아시아인의 출입을 금지했다. 프랑스의 한 일식집은 ‘코로나바이러스 꺼져라’라는 내용의 페인트 낙서 테러를 당했다. 호주에서 발생한 아시아인을 향해 의도적으로 재채기를 하거나 침을 뱉으며 조롱한 일, 뉴욕에서 발생한 아시아인 여성을 향해 염산을 뿌린 일 등 아시아인 혐오 범죄는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2021년 3월 31일, 미국 남서부 도시 플러턴의 한 거리에서 아시아인 38세 여성과 6세 남성이 탄 차량에 돌을 던져 전면 범퍼와 앞 유리를 망가뜨리는 사건도 있었다. 해당 사건의 범죄자 얀케는 경찰에 연행되던 당시 “한국인들이 나를 통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3월 16일에 일어난 8명이 사망한 애틀랜타 총기 난사 사건도 아시아인 혐오 범죄였다. 아시아인 혐오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며 미국 내 이민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미국 유학생 A 씨는 “동양인 증오 범죄 뉴스를 볼 때마다 식은땀이 난다.”며 “언젠가 나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떨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언제 어디서 당할지 모르는 아시아인 혐오 범죄 때문에 외국에서 거주하는 아시아인은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


# 예전부터 기승을 부렸던 아시아인 혐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한 이후 아시아인 혐오 범죄 관련 뉴스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미국 증오·극단주의 연구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주요 대도시의 아시아인 혐오 범죄가 전년 대비 149% 증가했다. 또, 지난 1년간 보고된 혐오 범죄는 약 3,800건에 달한다. 이 중 피해자 비율은 중국계가 42.2%로 가장 높고, 한국계가 14.8%로 두 번째로 높았다. 혐오 범죄는 언어폭력부터 시작해 칼부림, 구타, 최루가스 분사, 침 뱉기, 집단 따돌림 등이 발생했다.

  코로나19 전에는 아시아인 혐오 범죄가 없었을까? 아니다. 아시아인 혐오 범죄는 사회적으로 주목받지 못했을 뿐이다. 코로나19 전에도 아시아인 인종 차별은 비일비재했다. 특히 눈을 가로로 길게 찢는 동작인 칭키 아이는 동양인 비하 제스처 중 제일 유명하다.

  해당 동작은 아시아인의 눈이 가로로 길게 찢어졌다는 뜻으로 비하와 조롱의 의미를 담고 있다. 혐오 표현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아무렇지 않게 칭키 아이 동작을 하는 사람은 많다. 그저 코로나19는 아시아인 인종 차별을 정당화시키고 가감 없이 드러나는 계기가 되었다.

  정회옥 교수는 “동양인에 대한 혐오는 오랜 세대를 이어온 종교, 과학, 법이 만든 결과물이다.”라고 말했다. 아시아인 혐오는 타자화부터 시작됐다. 아시아인에 대한 고정 관념과 편견을 가져 멋대로 타자화시킨 서구권의 태도는 혐오임에도 불구하고 정당화했다.

  지금 당장 TV나 휴대폰의 영상 속 서구권의 동양인 표현만 봐도 알수 있다. 여러 미디어에서는 아시아인을 작고 찢어진 눈, 두드러진 광대, 브릿지 염색, 공부 벌레, 수학 천재, 무림 고수로만 표현했다. 그러나 아시아인은 전부 눈이 작고 찢어지지 않았으며 브릿지를 하지 않았다. 눈이 크고 동그란 사람도 있고 수학을 못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서구권은 아시아인을 자신 맘대로 타자화시켜 아시아인에 대한 인식을 강화시켰다. 이러한 인식이 아시아인 혐오를 불러일으켰고 범죄까지 이어진 것이다.

  국내 가수 림킴은 2020년 10월 ‘YELLOW’라는 제목의 곡을 발매해 아시아계 여성에 대한 시각을 비판했다. 해당 노래의 뮤직비디오는 한국의 부채춤, 중국의 한자, 인도의 면사포, 아랍의 메이크업 등 각종 아시아계 문화를 섞어 담아냈다. 이는 국적을 알 수 없으며 막연하고 혼합된 판타지를 아시아의 문화라고 규정하는 서구권의 시각을 보여줬다. 또, 서구권이 판단하는 조용하고 순종적인 아시아계 여성의 시각을 노래 가사로 아시아계 여성은 강하고 주체적이며 당당하다고 반박했다. 림킴은 YELLOW로 아시아계 인종 차별 문제를 노래로 승화시켜 예술로 표현했다.


  코로나19 이후 아시아인 혐오 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지금, 혐오 범죄를 규탄하는 행동도 함께 확산했다. SNS에는 아시아인을 향한 혐오를 멈추라는 의미의 #StopAsianHate 해시태그 캠페인을 진행했다. 캠페인에 국내외 연예인들도 참가하며 해시태그는 화제가 되었다. 미국 전역에서는 아시아인 혐오를 규탄하는 시위가 일어났으며 수천 명 이상의 시민들이 참가했다. 연방 정부도 혐오 범죄를 규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편견과 폭력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이제는 글로벌 시대가 된 만큼 아시아계뿐만 아니라 여러 인종 차별이 사라져야 할 때이다. 차이는 있어도, 차별은 없어야 한다. 문화상대주의적 접근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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