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V바이러스, 당신의 오해와 편견
HIV바이러스, 당신의 오해와 편견
  • 정희정 기자
  • 승인 2021.10.06 15: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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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질환이 된 에이즈, 그러나 여전히 싸늘한 시선
빨간 리본은 에이즈 운동의 상징으로 HIV 감염자와 에이즈 환자의 인권 보호 등을 의미한다.

 

  N사는 2018년부터 질병관리청과 함께 HIV/AIDS(에이즈) 예방 브랜드 웹툰 서비스를 독자에게 제공해왔다. 올해는 ‘내 ID는 강남미인’으로 대성한 기맹기 작가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웹툰은 우리가 잘 몰랐던 에이즈를 ‘만화’라는 매체를 이용해 쉽고 재밌게 풀어나간다. 질병관리청의 이러한 노력 속에서도 여전히 에이즈 환자를 향한 시선은 곱지 못하다. 에이즈와 이를 둘러싼 오해 및 편견 등에 대해 알아보자. / 사회부

  에이즈가 발병한 지 올해로 벌써 40년을 맞았다. 미국 제약회사 존슨앤드존슨(Johnson &Johnson)의 자회사 ‘얀센(Janssen)’은 코로나19뿐만 아니라 에이즈 백신 개발을 위해서도 힘쓰는 중이다. J&J는 2017년부터 에이즈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시도했지만, 지난 8월 프랑스 AFP통신을 통하여 불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고 전했다. 현재는 백신 후보 중 하나였던 모자이크 백신(mosaic vaccine) 임상을 지속할 예정이다. 모자이크 백신은 HIV 유전자 세 개를 합성해 감기 바이러스에 투여한 생백신이며, 세계 각지의 분석된 HIV 유전자를 짜깁기 후, 면역 반응을 유도한다.


+ HIV? AIDS? 그게 뭐야

  에이즈(AIDS)는 영어 명칭인 ‘Acquired Immune Deficiency Syndrome’의 약자로 후천적 면역결핍증을 뜻한다. HIV는 ‘Human Immunodeficiency Virus’의 약자인 인체 면역결핍 ‘바이러스’로 에이즈의 동의어라고 볼 수 없다. HIV 감염인은 HIV가 몸 안에 있지만, 면역 수치가 일정하여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단, HIV에 감염이 된 후, 면역 체계가 무너져 특정한 증상과 질병을 동반할 시 에이즈 환자로 분류된다. 명칭이 시사하듯, 에이즈는 선천적이 아닌 후천적으로 면역 세포가 파괴되어 면역 기능이 부족한 상태를 말한다.

  에이즈 증상이 처음 나타난 것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젊은 남성 5명이었다. 이후, 1981년 6월, 에이즈는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의 주간보고로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 다섯 명 중 두 명은 이미 숨진 상태였으며, 폐포자충폐렴을 진단받았다. 이는 면역 세포 손상이 주원인으로 흔하지 않은 폐 질환이다. 그 후 비슷한 증상이 꾸준히 보고되며, 이 병은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에이즈로 질병 역사에 한 축을 차지했다.

  에이즈가 처음 보고됐을 때, 여느 질병과는 다르게 깊은 주의와 관심을 받진 않았다. 그래서 질병의 원인을 찾아내는 데에도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1983년에 들어서야 에이즈 유발 원인이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에서 처음 보고됐으며, 세계보건기구에 의해 HIV라고 이름 붙여졌다. 당시,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행정부 고위층과 주류사회 또한 에이즈를 가볍게 여겼다. 1982년 백악관 대변인과 기자가 주고받은 질의응답 기록 속 태도는 질병에 대한 우려보다는 단순 농담거리에 가까웠다. 기자가 에이즈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언급했음에도 불구하고 질문에 대한 농담은 멈추지 않았다.

  팽배한 무관심 속, 에이즈 발발 당시 대통령이었던 로널드 레이건의 에이즈 공식 언급도 최초 보고에서 4년이 지난 후다. 미국 케이블 뉴스 채널 CNN은 지난 6월, 초기 에이즈 발병 당시의 사회적 불안정과 불안함을 비롯한 정치적 무관심을 지적했다. 에이즈 활동가였던 래리 크레이머는 “지난 열여덟 달 동안 스무 명의 친구를 잃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는가.”라며, 에이즈를 가볍게 여기는 사회 분위기에 암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 HIV? AIDS? 오해와 편견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 보고 게이 된 내 아들 책임져라.” 2010년 한 일간지의 광고면을 차지한 문구이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같은 해 방영된 동성애 소재의 한국 드라마다. 방영 이후 일간지에는 동성애에 대한 편견으로 난무했다. 이중에는 동성애 때문에 에이즈로 죽으면 해당 방송사가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문구도 있었다. 에이즈 발병 초기부터 현재까지 감염자를 향한 곱지 못한 사회적 시선은 그들을 고통 속에 몰아넣었다. 특히 초기 에이즈가 주로 남성 동성애자 집단에서 주로 보고된 탓에 여전히 ‘에이즈=동성애병’이라는 편견을 달고 있다.

  그러나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0년 HIV/AIDS 신고현황 연보 중 남성의 내국인 감염 경로 분포는 사뭇 다르다. 한국에서 첫 에이즈 환자가 발생한 1985년부터 2002년까지 동성보다 이성 간의 성 접촉을 통한 감염 신고 수가 많았다. 가장 최근 지표인 2020년, 이성 간의 접촉이 약 41.7%, 동성 간의 접촉이 58.2%로 원인을 동성애로만 치중하기 어렵다.

  더불어 에이즈는 성별과 관계없이 성인, 유아, 혈우병 등 주사를 통해 약물을 투여하는 환자에게도 나타난다. HIV는 혈액·정액·질 분비물·모유·뇌척수액 등에 존재한다. 그래서 흔히 알려진 성관계뿐만 아니라 수혈이나 바늘에 찔리는 등의의료사고 역시 감염 경로이다. 또, 수직 감염 사례로 엄마가 감염인일 경우 신생아 역시 HIV에노출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

 

+ HIV? AIDS? 차별받는 그들

  에이즈가 처음 도래된 1980년대 HIV 감염은 곧 죽음을 뜻했다. 한때는 죽음의 병이었지만, 지금은 꾸준히 약을 먹는다면 생활에 지장이 없는 만성 질환의 일부가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그들은 차별받고 있다. 지난 2020년, 의료인이 HIV 감염인의 치료를 거부한 사례가 있었다. 손가락 절단 사고로 병원을 찾은 그는 HIV 감염인이라는 이유로 수술 거부를 당했다. 가까스로 치료는 받았지만 응급 처치 기간을 넘긴 탓에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야 한다.

  이처럼 차별의 연장선은 의료 부문에서도 발생한다. 계속되는 차별에 HIV를 차라리 장애로 인정받기 원하는 이도 생겨났다. HIV를 장애로 인정받으면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적용되어 법적으로 일부 차별을 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염형국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HIV 감염인이 꼭 장애인일 필요는 없지만, 이들이 겪는 차별을 시정할 수 있는 차별금지법도 제정이 안 되고 있다.”라며, 실효적인 구제 조치조차 없는 현실을 전했다. 잇따른 차별 사례와 장애 인정 요구에 국가인권위원회는 ‘모든’ HIV 감염인과 에이즈 환자를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장애인으로 볼 수 있는지는 검토가 더욱 필요한 사안이라고 전했다.

 

  일반 병원과 달리 전국 보건소는 HIV를 익명·무료 검사로 진행한다. 그래서 실명 노출을 꺼려 진단을 회피하는 이들도 보건소를 통해 편하게 검사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아래, 검사를 중단한 보건소가 늘어 에이즈 환자들은 근심에 휩싸였다. 실제로 질병관리청의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이후 HIV 검사 건수가 크게 줄었다. 특히 서울 보건소의 HIV 검사 통계 수치는 2019년 24,406명에서 2020년 4,641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코로나19 이후, 보건소 검사가 일부 중단되면서 검사를 받지 않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다. 낮은 검사율은 바이러스 확산의 원인이다. 전례 없는 전염병으로 전 세계가 코로나19에 특히 주목하는 현 상황에서 HIV는 검사 사각지대로 내몰렸다. 추가 감염자를 방지하기 위해 코로나19와 더불어 기존 전염병 역시 관심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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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우 2021-10-14 14:10:01
그쵸! 다른 질병에 비해 에이즈에 대해서는 무관심이죠. 특히, 말씀하신 에이즈=동성애병이라는 편견이 오래 되긴 했죠! 이러한 편견도 바뀌어야 하고, 사람들의 무관심도 관심으로 바뀌길 기대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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