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세계 최초로 구글 갑질 방지법 시행
대한민국, 세계 최초로 구글 갑질 방지법 시행
  • 정주희 기자
  • 승인 2021.09.15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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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마켓 독점 인앱 결제를 강제로 금지하다

 

  2021년 8월 31일, 구글 갑질 방지법이 국회에서 최종 통과됐다. 의결 후 15일 이내에 대통령이 법을 공포한 날부터 바로 시행하도록 한 부칙 조항에 따라 9월 안에 효력이 발생할 예정이다. 10월부터 시행될 구글의 인앱 결제 의무화는 구글 갑질 방지법으로 인해 국내에서 힘을 잃게 됐다. 이는 전 세계에서 최초로 시행된 사례라서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구글 갑질 방지법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 사회부

  구글 갑질 방지법이란 구글과 애플 등 대형 기업의 앱 마켓 사업자가 인앱 결제를 강제를 막기 위해 마련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다. 개정안에는 △제9호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특정한 결제방식을 강제하는 행위 △제11호 모바일콘텐츠 등의 심사를 부당하게 지연하는 행위 △제12호 모바일 콘텐츠 등을 부당하게 삭제하는 행위 등 3개가 포함됐다. 이를 통해 앱 마켓 거대 사업자가 지위를 이용해 불공정한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법률적인 근거를 확보할 수 있다. 구글 갑질 방지법은 거대 사업자의 불공정한 수수료 징수를 법으로 막는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구글 갑질 방지법이 만들어진 이유

  구글의 정책 변경에 대비해 만들어진 구글 갑질 방지법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주목을 받고 있다. 2020년 말, 구글은 인앱 결제 의무화를 2021년 10월부터 모든 앱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구글이 시행할 예정인 인앱 결제 의무화는 앱 마켓에 게재한 모든 앱에 대해 인앱 결제를 강제하고,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가져가는 방식이다.

  구글의 정책 변경이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되는 이유가 뭘까? 바로 앱 스토어에서 인앱 결제 강제화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휴대전화는 약 50억대고 이중 절반이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안드로이드(Google)나 iOS(Apple)와 같은 운영 체제에 익숙하다. 안드로이드는 구글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운영 체제라서 호환이 뛰어나다. 구글 계정에 한 번 로그인하면 구글 플레이, 지메일, 크롬, 유튜브 등 구글에서 제공하는 모든 앱을 막힘없이 이용할 수 있다. IT 통계 전문사이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2021년 7월 기준 국내 점유율은 안드로이드 71.2%, iOS 28.4%를 차지했다.

  앱 스토어는 스마트폰 필수 앱이다. 현재 국내 앱 스토어 시장에는 구글의 플레이 스토어, 애플의 앱 스토어, 삼성의 갤럭시스토어, 원스토어가 있다. 그중 플레이 스토어의 점유율은 엄청나다.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지난해 국내 앱 마켓 시장 매출 점유율은 63.4%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IT 여러 기업에게 앱 마켓 시장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포기하기는 쉽지 않다.

 

구글의 입장

  구글의 앱 마켓인 구글플레이 스토어는 2008년 10월, 앱 스토어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 유행했던 애플보다 늦게 모바일 생태계에 뛰어든 구글은 쟁쟁한 앱 스토어 시장 속에서 살아남을 방법이 필요했다. 애플은 이미 모든 앱에 대해 인앱 결제를 강제하며 대가로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가져가는 인앱 결제 의무화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래서 구글은 게임 외 다른 앱에는 수수료를 받지 않는 ‘개방성’을 강조했다. 이후 2012년 3월, 앱 마켓 명칭을 구글플레이(Google Play)로 변경했고 현재는 전 세계 190개국에서 매월 20억 명이 이용하는 대기업이 되었다.

  구글은 그동안 게임 앱 개발사에만 인앱 결제 강제화를 적용해 왔으나 갑작스럽게 2021년 10월부터 정책 변경을 예고했다. 구글은 시행 이유가 ‘뒷문(backdoor)’ 이용이라고 불리는 각 기업이 자체 결제 시스템을 활용해 구글에 수수료를 내지 않는 행위를 막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게임 외 앱의 자체 결제 시스템 허용은 구글 결제망 밖에서 이뤄진 부정 결제를 막을 수 없었다. 그리고 구글 앱 결제 관련 민원이 2016년 기준, 47만 건에서 2018년 기준, 70만 건으로 48.5%가 증가했다. 구글은 이 중 처리되지 않은 민원 100%가 외부결제라고 말하며 인앱 결제 강제화는 민원 문제를 해소하고 고객이 신뢰할만한 결제 환경을 만들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국내외 반응

  여론에서는 국내외 상관없이 “구글이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성장하자 일방적으로 결제 정책을 바꾼 것”이라고 비난했다. IT업계 전문가들 또한 구글의 인앱 결제 강제화는 불공정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정책 변경에 대해 세계적으로 반발이 일어나자 구글은 인앱 결제 적용 시점을 연기하고 일부 콘텐츠는 수수료율을 변경하는 등 유화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갑질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국인터넷정보학회는 인터넷 관련 교수 및 기관·기업 종사자 98명을 대상으로 구글·애플의 인앱 결제 의무화 정책에 대해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79%가 공정하지 않다고 답했다. 구글의 정책이 국내 콘텐츠 플랫폼 사업자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 전문가는 92%, 인앱 결제 수수료율이 불공정하다고 답한 전문가는 83%다.

  실제로 구글 인앱 결제 강제화가 시행된다면 전 세계적으로 IT·스타트업 업계와 소비자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거라고 예상된다. 먼저 구글이 제시한 수수료 30%는 전자 결제 전문기업(PG)의 외부 결제 방식(신용카드·휴대폰 결제 등)이 주로 2~3%인 수준에 비해 매우 높다. 높은 수수료로 인해 여러 기업이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구글 인앱 결제 강제화로 인해 비게임 분야에서 수수료가 1,600억 원 가까이 증가할 거라고 예상했다. 영세한 기업일수록 수수료 부담이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특히 매출 규모가 크지 않은 스타트업은 생존을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국외에서도 구글의 인앱 결제 의무화에 대한 반응은 좋지 않았다. 미국의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의 개발사로 유명한 에픽게임스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인 팀 스위니는 SNS에 “1963년 존 F. 케네디 미국 전 대통령이 베를린 장벽 앞에서 말한 것처럼 전 세계 개발자들은 자랑스럽게 ‘나는 한국인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고 올렸다. 이 표현은 케네디 전 대통령의 연설을 인용한 표현으로, 한국의 구글 갑질 방지법을 찬성하는 입장이다. 팀 스위니뿐만 아니라 여러 외신은 한국의 구글 갑질 방지법을 보도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미국 경제 매체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의 이번 입법은 앱 스토어 결제에서 구글과 애플의 지배력에 손상을 줄 수 있는 세계 첫 법률”이라고 평가했다.

 

  앱 마켓 사업자의 일방적인 독점 행위에 대해 점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통과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해외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한국을 시작으로 해외 각국에서도 대기업 수수료에 대한 법안을 준비하는 상황이다.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거대 기업의 불평등 계약으로부터 토종 스타트업과 청년 개발자들을 보호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첫 시도인 만큼 여러 어려움이 많겠지만 기업과 소비자 모두 불이익이 없는 법안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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