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중재법, 누구를 위한 법인가
언론중재법, 누구를 위한 법인가
  • 정희정 기자
  • 승인 2021.09.01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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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19일,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언론중재법이란 언론이 고의·중과실로 허위 사실이나 조작 등의 피해를 준 경우, 피해액의 최대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법이다. 국회 문화예술법안 심사소위원장은 언론중재법의 취지를 오보로 인하여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일반 국민’이 언론 중재를 통해 구제되는 데 목적을 두었다. 이번 개정안에는 언론사 매출액 기준으로 배상액 책정, 기사 열람 차단 청구권 신설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지난달 25일 예정이었던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본회의는 9월 27일로 연기되었다.

  현재 우리나라는 언론중재위원회가 존재한다. 그러나 일반 국민의 경우, 언론중재위원회에 닿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 일반인 신분으로 소송을 준비하는 건 비용뿐만 아니라 시간 낭비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채영길 교수는 기존에 존재했던 제도를 이용한 보호 요청이 일상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지적했다. 그와 동시에 언론중재법이 일반 국민이 보호받을 기회 확대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보았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언론중재법을 가짜뉴스 피해구제법이라 일컬었다. 허위 보도 사례로 피해받는 사람은 지금도 누적되고 있다. 그러나 피해에 대한 배상이나 문제해결은 여전히 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그는 이런 점을 들며 언론중재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언론 억제는 곧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보도의 고의성을 판단하기에는 그 기준이 모호하다. 또, 이를 약점 삼아 소송 남발로 이어질 가능성 역시 고려된다. 예를 들어, 힘있는 ‘공인’이 자신에게 불리하다는 이유로 소송할 경우, 언론사와 기자들은 국민에게 알려져야 마땅할 의혹에 대해 침묵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결국, 이는 국민의 알권리 침해로 이어진다. 표현의 자유 보장을 위해 활동하는 시민 단체, 사단법인 오픈넷의 손지원 변호사는 이와 같은 공인이나 기업의 전략적 봉쇄 소송 남발에 우려의 말을 건넸다. 일반 국민이 해당 법을 이용하여 피해를 조금이라도 덜게 된다면 법의 취지에 부합할 수는 있다. 그러나 동반되는 우려가 국민에서 끝나지 않는 것이 문제이다.

  “언론은 복잡한 사회현상을 분석해주고 잘못돼가는 걸 바로 잡아주는 권력감시의 역할이 있는데 그걸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국민의 힘 의원 최형두는 법이 언론을 봉쇄하고 차단하는 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가짜 뉴스의 발원지가 정통뉴스매체가 아닌 1인 미디어에서 주로 발생한다는 점을 들며, 법의 모순을 지적하였다.

  언론중재법을 둘러싸고 언론인을 포함한 여러 전문가가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서울외신기자클럽(SFCC) 이사회는 법의 대의에는 공감하지만, 민주사회의 기본권 제약이 소탐대실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앞으로 우리가 마주할 언론의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전문가뿐만 아니라 우리 한마인도 언론과 동고동락하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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