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IMF 졸업, 그 후 20년
[사설] IMF 졸업, 그 후 20년
  • 언론출판원
  • 승인 2021.08.2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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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8월 23일은 한국의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가 종료된지 20주년이 되는 날이다. 20년 전 우리나라는 IMF로부터 빌렸던 차입금 195억 달러 전액을 당초 예정보다 3년 일찍 상환하면서 IMF의 경제 신탁통치에서 벗어났다. 이렇게 우리나라가 경제주권을 잃었다가 다시 되찾아야 했던 것은 1997년 경제위기 때문이다. 한보, 기아 등의 대기업이 지나치게 많은 빚 때문에 무너지고 대기업에 돈을 빌려주었던 은행들도 막대한 돈을 떼일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 이 때 동남아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한국으로 번지면서 막대한 외국자본이 빠져나가고 우리나라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외국에 진 빚을 갚을 수 없게 되면서 외환위기가 시작되었다. 외환 부족으로 국가부도 직전에 몰린 우리나라는 IMF에 손을 벌려 급한 불을 끄고 강력한 구조개혁을 실행했다. 그 결과 IMF의 지원을 받았던 대부분의 나라들의 경제가 더욱더 악화되었던 것과는 다르게, 우리나라는 매우 예외적으로 외환위기를 빠르게 극복하고 경제를 회복했다. 현재 한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력, 3만 달러 이상의 1인당 국민소득, 삼성, 현대 등의 세계적인 대기업, 세계 6위의 국방력과 한류와 K팝 등의 소프트 파워를 갖춘 나라로 최근에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역사상 처음으로 개도국애서 선진국으로 지위를 변경했다.

  그러나 IMF는 떠났어도 IMF 구제금융이 남긴 상처는 2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사회경제적 양극화라는 모습으로 남아 있다. 시장개방으로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늘어나면서 기업들은 부채를 줄였고 은행은 가계대출을 늘렸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는 확대되었다. 그 결과 한편으로 ‘고용 없는 성장’이, 다른 한편으로 생계나 주거에 부족한 돈을 보충하기 위한 가계부채 급증이 발생했다. 더구나 정리해고제와 파견근로자제가 도입되면서 두터웠던 중산층이 얇아지고 노동시장의 양극화가 일어났다. 불안정한 고용으로 미래가 불확실해지면서 출생률이 급감하고, 규제완화가 시행되면서 수도권과 지방의 불균형도 심화되었다. 지방대학 위기도 결국 IMF 구제금융이 만들어낸 불평등한 분배구조의 결과이다.

  지난 2017년 대통령 탄핵 당시 많은 이들이 이 오래된 ‘IMF 체제’의 해체를 희망했다. 그러나 4년이 넘게 지난 시점에서 볼 때 그 체제는 아직도 굳건할 뿐만 아니라 도리어 퇴행하는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다. 내년에 열릴 대통령 선거에 수많은 후보들이 나서고 있지만 아직은 그 누구도 양극화 체제를 극복할 수 있는 비전과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들을 일깨울 수 있는 국민의 각성과 행동이 다시 한번 필요한 때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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