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의 삶과 애정이 녹아있는 문신미술관
문신의 삶과 애정이 녹아있는 문신미술관
  • 정희정 기자
  • 승인 2021.08.20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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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에게 문화공간을 제공하고 지역 미술 발전에 기여
문신미술관 전경
문신미술관 전경

  경상남도 창원 출신 인물이자 세계적인 조각의 거장 문신이 탄생한 지 100주년이 되었다. 창원시는 위대한 예술가 문신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사업을 추진했다. 이 사업을 통해 문신의 예술세계와 업적을 국내외에 새롭게 널리 알리고 학술적 가치를 재조명한다. 문신은 자신의 고향인 경상남도 마산의 예술 발전을 위해 1980년부터 미술관을 조성하였다. 마침내 1994년 5월 27일 문신미술관이 개관됐다. 죽는 순간까지 예술혼을 불태웠던 문신의 삶을 들여다보자. / 문화부


  창원시는 다양한 분야의 유명인을 많이 배출했다. 그 중 세계적인 조각가 문신을 빼놓을 수 없다. 문신은 대칭·상칭·균형(좌우균제)이라는 뜻을 가진 시메트리(Symmetry)라는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특히 프랑스에서 거주하는 동안 ‘살롱 드 메’를 비롯해 150여 회의 초대전 및 개인전을 여는 등 자신의 예술세계를 마음껏 뽐냈다. 그러다가 19년 만에 고국인 한국으로 귀국했다. 귀국한 이유는 고향인 마산에 미술관 건립 및 기증을 위해서였다. 프랑스에서 승승장구하던 그는 탄탄한 예술적 기반을 뿌리치고 조국과 고향의 예술 발전을 위해 완전히 고국으로 돌아왔다. 2003년, ‘사랑하는 고향에 미술관을 바치고 싶다.’는 문신의 유언대로 문신미술관은 창원시에 기증되었다.


◆ 경남 창원에서 배출한 세계적인 조각가 문신

  1923년 1월 16일에 태어난 문신은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를 둔 혼혈 예술가다. 태어난 곳은 일본이지만 어린 시절은 조부모에게 맡겨져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추산동에서 지냈다. 그는 추산동 산동네에서 산과 바다를 보며 화가로서의 감성을 키웠다. 특히 집에서 내려다본 마산앞바다는 작품 활동에 깊은 영감을 주었다. 실제로 그의 작품 중 마산앞바다를 소재로 그린 그림이 많다. 예시로 ‘어부들’, ‘아침바다’, ‘마산앞바다’ 가 있다.
  16살이 되던 해, 그는 일본으로 넘어가 미술을 공부하다가 광복 후 마산으로 돌아와 마산 창동에서 그림을 그렸다. 그는 처음부터 조각을 했던 게 아니었다. 조각 전에는 유화를 그리고 일본에서 다닌 대학에서는 서양화를 전공하는 등 그림을 주로 그렸다. 문신이 조각에 입문하게 된 건 프랑스에서 경험한 아르바이트 때문이다. 1961년 프랑스로 가게 된 그는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라브넬 성을 보수하는 작업이었는데, 이 일로 인해 조각이 자신에게 더 맞겠다는 확신을 하게 됐다.
  조각가로서의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프랑스로 다시 돌아와 파리에 정착한 이후다. 1970년, 뽀르 발카레스에서 열린 국제조각심포지엄에 출품한 13m 높이의 ‘태양의 인간’ 작품으로 세계적인 조각가로 부상하게 되었다. 이후 승승장구하며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에서 환영받으며 조각가로 널리 인정받았다.
  1980년, 문신은 완전히 고국으로 돌아와 서울에서 개인전을 열며 조각가로서의 활동을 계속 이어갔다. 그러나 그의 진짜 목표는 따로 있었다. 바로 자신의 고향인 창원에 미술관을 건립 후 기증하는 일이었다. 문신은 개인전으로 모아온 자신의 수입을 미술관 건립에 투자했다. 미술관을 위해 온갖 노력을 하던 도중 1992년 위암 초기 진단을 받게 됐다. 평소 ‘문신 25시’라고 불릴 정도로 워커홀릭이었던 그는 죽는 순간까지도 예술혼을 보여줬다.
  “나는 노예처럼 작업하고 나는 서민과 같이 생활하고 나는 신처럼 창조한다.” 문신이 남긴 말이다. 실제로 그는 서민들과 함께 살면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해왔다. 또, 현재 문신은 창원시의 브랜드 가치를 향상할 뿐만 아니라 시민이 문화예술로 행복한 일상이 되는 밑거름이 되었다.


◆ 문신의 마지막 작품, 문신미술관

  2021년 1월 기준 총 3,986점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문신미술관은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문신길 147 추산동에 위치한다. 문신의 작품세계를 둘러보고 싶다면 성인 기준 500원의 입장료면 충분하다. 20~64세 어른은 500원, 어린이, 청소년, 군인은 200원, 65세 이상, 6세 이하, 장애인과 국가유공자는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단, 결제는 오직 현금으로 이루어진다.
  전시실은 제1 전시관, 제2 전시관 그리고 원형 미술관 총 3개의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1 전시관과 원형 미술관은 ‘언어’를 주제로 한 문신의 다섯 가지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먼저 제1 전시관은 과정, 변화, 기록을 담아냈다. ‘과정의 언어’는 1970~90년대 드로잉, 채화, 조각 작품의 구성으로 독자적인 조형 언어를 엿볼 수 있다. ‘변화의 언어’는 해방 후와 도불 후의 시기별 문신 회화의 변화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기록의 언어’는 관람객을 위한 공간이다. 그저 작품 ‘관람’에 그치지 않고 방문객의 온전한 작품 이해와 지식 습득을 가능케 해 더욱 질 높은 관람을 돕는다.
  원형 미술관은 언어 주제의 종착지인 공유와 구성 전시가 축을 이룬다. ‘공유의 언어’는 미술관 건립을 위한 그의 노력과 고뇌가 담겨있다. ‘구성의 언어’는 석고 원형 작품 전시로 문신만의 독특하고 독자적인 장르 개척을 담았다. 앞선 네 가지 언어 테마와 달리 수장고 형태의 전시 방식을 통해 미적 체험을 극대화했다. 제2 전시관은 다른 전시관보다 비교적 작은 규모로, 문신과 관련 있는 특별전이나 초대작가전 작품이 전시된다.
  문신미술관은 1980년대 초 미술 문화가 척박한 시기에 착공한 점, 그리고 지방에 미술관을 건립한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더불어 지방 자치 단체에서 개인 미술관을 기증받아 시립미술관으로 원활히 운영하는 본보기가 되었다. 문신미술관에는 문신의 14년이 녹아있는 중요한 유산이다. 창원시는 문신의 작품을 연구·보존·전시함으로써 문신 작품의 재조명과 재평가에 힘쓴다.


◆ 문신, 그의 의미 있는 탄생 100주년

  창원시와 창원문화재단은 그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하여 ‘문신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에 힘쓰고 있다. 문신미술상 시상식을 비롯하여 지난 3월, 창동 예술촌에 문신의 생애와 이미지화된 작품을 담은 창동 문신 상설 홍보관을 개관했다. 5~6월에는 시민 기획자 문신 특별전을 개최했다. 전시작은 청년 작가 각자의 시각으로 새롭게 작품을 재해석하여 문신과 화합을 이루어냈다. 전시 외에도 문신미술관 인근 아파트 벽화 작업, 문신예술 동화 및 만화 공모전을 개최하여 시민에게 문신을 더욱 알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22년 1월 16일에는 정부와 국내·외 유명인사를 비롯한 예술가가 참여하는 기념식이 개최될 예정이다.

 


  그의 수많은 작품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독창성’이다. 문신은 생전 유행을 좇느라 자신을 잃어버리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다양성보다 평범함에 묻혀가는 세상에서 그의 작품관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우리 모두 그의 말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문신미술관은 우리 대학과 멀지 않은 장소에 위치한다. 얼마 남지 않은 하계방학, 문신미술관에서 문신과 함께 의미 있는 마무리를 지어보자.


정주희·정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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