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근의 발밤발밤] 바다를 버려두지 마라
[정일근의 발밤발밤] 바다를 버려두지 마라
  • 언론출판원
  • 승인 2021.06.0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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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다시 바다로 나가야겠네, 그 외로운 바다, 그 하늘로/필요한 건 오직 높다란 배 한 척과 길잡이 별 하나/타륜의 반동과 바람의 노래, 펄럭이는 흰 돛/그리고 바다 위 뿌연 안개, 동터 오는 뿌연 새벽뿐’ 영국의 계관시인 존 메이스필드(1878~1967)의 이 시 ‘나는 다시 바다로 가야겠네’를 기억하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5월이 끝나고 바다가 열리는 6월이 시작되자 나 역시 바다로 나가고 싶다. 바다는 언제나 살아있다. 뱃전을 치는 푸른 파도, 하늘의 별자리를 해도(海圖) 삼아 밤바다를 지나가고 싶다. 목적 없이 떠나온 여행지이니 늘 싱싱한 청춘의 노래를 부르며 해류를 타고 조류를 따라, 어릴 때 꿈꾸었던 희망봉을 찾아가리라.

  존 메이스필드는 15세부터 배를 탔다고 한다. 우리는 그 나이에 겨우 바닷가에서 파도를 타며 헤엄을 배운다. 물고기 이름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낚싯대를 던져놓고 물지 않는 물고기를 기다린다. 최근 흑산도로 유배가 ‘자산어보(慈山魚譜)’를 쓴 손암 정약전의 영화인 ‘자산어보’가 상영되고 있다. ‘자산어보’는 창대란 젊은이의 바다와 물고기의 상식을 손암이 기록한 어보(魚譜)다. ‘자산어보’는 손암의 위대한 기록이나 그 방대한 지식은 당시 흑산도 청년 ‘창대’의 것이었다.

  조선 순조 14년(1814)에 발간된 ‘자산어보’보다 11년 전인 우리 지역 마산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어보가 나왔다. 순조 3년(1803년) 김려(金?)가 지은 우리나라 최초의 어류학서(魚類學書)인 ‘우해이어보’(牛海異魚譜)가 있다. 이른바 한국 남해안의 어류(魚類)에 관한 연구서가 그것이다. 조선 순조 때의 문신 담정(潭庭) 김려(金?,1766~1822)의 책이다.

  우해(牛海)란 진해(鎭海) 앞바다를 이른 말이다. 그러나 그때의 진해는 지금의 진해가 아니라 마산 진전면이었다. 그 당시 진전을 우산(牛山)이라고도 했다. 산이 우산(牛山)이어서 바다는 우해(牛海)라 불렸다. 이 책은 저자 김려 역시 정약전과 같이 가톨릭교 신봉의 혐의로 2년 반 동안 유배 왔다. 유배와 김려가 조사·기록한 어류와 조개류는 약 70종에 달한다.

  ‘우해이어보’에도 ‘자산어보’에 나오는 ‘창대’가 있다. 김려가 유배 산 집의 열몇 살 주인 아들이 김려를 모시고 다니며 어보 취재를 도왔다. 아마도 그 아이도 우해의 물고기 지식이 대단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다. 그러나 청년들은 바다로 눈을 돌리지 않는다. 나는 바다를 ‘블루오션’, 즉 ‘현재 존재하지 않거나 알려지지 않아 경쟁자가 없는 유망한 시장’이라 믿는다. 문제는 청년을 바다로 도전하는 기회를 주지 않고 있다. 우리 대학만 해도 ‘우해이어보’(牛海異魚譜)에 대한 콘텐츠로 우리만의 블루오션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바다가 얼마나 큰 기회의 공간인가. 가까이 바다를 두고 죽어가는 바다로 만드는 것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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