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속의 해양생태 박물관 '펄 오션파크'
창원 속의 해양생태 박물관 '펄 오션파크'
  • 정인혁 기자
  • 승인 2021.05.21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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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좋아하던 어린 소년, 중년이 될 때까지 많은 작품 수집해

 

별관에 자리잡은 원주민 작품들
                                                            별관에 자리잡은 원주민 작품들

 

30년 이상 전 세계 방방곡곡 험난한 오지를 탐험하며 끈끈한 정을 쌓아온 한 부부가 있다. 물에 뛰어들어 잠수하는 것을 업으로 삼아 다이버로서 활동했던 남편. 그리고 등산하는 것을 즐겨 오지를 탐험해도 체력 소비가 없는 부인. 이 부부는 위험한 곳을 다니며 바닷속의 조개, 산호, 화석을 포함해 다양한 바닷속 생물을 수집했다. 또한, 세계를 누비며 만나온 원주민들이 손수 만든 작품까지 모아 완벽한 해양생태 박물관인 ‘펄 오션파크’를 만들었다. 창원 속의 해양생태 박물관을 운영하는 임수택, 김귀향 부부를 만나 ‘펄 오션파크’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 문화부

 

  ‘펄 오션파크’는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해양관광로 626-148에 위치한다. ‘펄 오션파크’는 3층 건물이다. 1층은 1관, 2관, 별관으로 이루어진다. ‘펄 오션파크’에 입장했을 때, 좌측은 1관이고 우측은 2관과 별관이다. 2층은 작품을 보러 온 사람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다. 또, 많은 작품이 밀집한 1층의 전경 감상도 가능하다. 마지막 3층은 가림막이 없어 진동 앞바다가 훤히 보인다. 그리고 신선한 공기도 마실 수 있다. 잔잔한 바닷소리도 함께 들려 하나의 오케스트라의 교향악을 접하는 것처럼 눈, 귀, 마음이 평안해질 수 있는 장소 중 하나로 손꼽힌다.

 

 

별관에 자리잡은 원주민 작품들
                                                            별관에 자리잡은 원주민 작품들

‘펄 오션파크’를 이용하고 싶다면?

  우리 대학 정문 앞 버스정류장을 기준으로 해 63, 64, 65번 버스를 타고 도만(마전마을, 광암마을 방면) 정류장에 내려 조금 여유를 가지고 걷는다면 ‘펄 오션파크’에 도착할 수 있다. 운영 시간은 하절기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절기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관람료는 성인은 10,000원, 청소년과 군인은 7,000원, 나이가 많으신 분이나 어린이일 경우 5,000원이다.

  10,000평이나 되는 ‘펄 오션파크’에는 임수택, 김귀향 부부가 해외탐사를 200여 회 이상 떠나 수집한 결과 조개 8,000여 점, 산호 2.5t, 원주민 생활 장식품 200여 점을 전시할 수 있는 박물관을 이뤘다. ‘펄 오션파크’ 1층 좌측에 있는 1관은 조개와 산호, 화석 등이 있고 파푸아뉴기니 원주민이 손수 제작한 조각품이 넘쳐난다. 원주민의 조각품은 해양 생물이 살아 숨 쉬어 활개를 펼치는 모습을 연상하게 만든다. 그리고 옆에 임수택 관장이 다이버 생활을 하면서 찍었던 해양 생물을 찍은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해양 생물의 전경 사진은 바다 깊숙한 곳에 온 듯한 우아함의 매력을 가진다.

  2관은 원주민 야생 부족의 생활이 담긴 작품들로 인해 또 다른 모습을 연출한다. 야생 부족이 전투할 때 필요한 방패 그리고 옛 시대 동물 및 자연물을 믿고 숭배하는 토테미즘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카페도 있어 커피 한 잔과 함께 많은 작품을 보며 여유를 즐기는 게 가능하다.

  의미 있는 관람을 하고 싶다면 ‘펄 오션파크’를 운영 중인 임수택 관장에게 작품의 배경 설명을 듣는 걸 추천한다. 왜냐하면 조각품 하나하나를 본다면 작품마다 생동감과 의미가 새겨진 작품으로 인식될 것이다. 그 결과, 듣기 전과 후에 따라 작품을 보는 시각이 달라짐을 느낄 수 있다.

 

 

‘펄 오션파크’ 해양생태 박물관을 운영 중인 임수택, 김귀향 부부
                                        ‘펄 오션파크’ 해양생태 박물관을 운영 중인 임수택, 김귀향 부부

 

‘펄 오션파크’의 탄생 과정

  통영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임수택 관장은 나전칠기 자개장을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 나전칠기는 주 원재료인 전복과 소라를 포함해 다른 재료들로 만들어진다. 이 중 우리나라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재료도 포함된다. 이 재료는 외국에서 수입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자신만의 원자재 수입 길을 개척하기 위해 남태평양을 드나들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조개와 진주를 수집하게 되었고, 조개의 아름다움에 빠지게 됐다.

  1980년대, 임수택 관장은 일본 오사카에 가게 됐다. 어느 한 곳에서 수중 사진 전시를 보게 되면서 큰 꿈을 품었다. 전시 사진을 보고 있는 유치원생들을 보게 되면서다. 어려서부터 다양한 박물관에 가 견문을 쌓아간다는 과정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고 느꼈다. 그 후 우리나라에 살아 숨 쉬는 해양 생태계를 구현한 박물관을 짓기로 마음을 굳게 다짐했다.

  하지만 ‘펄 오션파크’가 탄생하기까지 많은 난관을 겪었다. 꿈을 실현하기 위해 30년 전, 대구광역시 팔공산 도립공원 내 5,000평남짓 규모인 남태평양 산호 조개 전시장을 만들었다. 그러나 뒤늦게 도립공원 내 개인 박물관을 운영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되면서 그토록 바라던 첫 번째 꿈은 무산되고야 말았다.

  1993년, 마산 진동에 터를 잡게 되고 사립 박물관 허가를 받게 됐다. 한층 성장하는 듯 보였으나 큰 꿈을 실현하는 그에게 위암 판정이라는 큰 불행이 찾아왔다. 결국 시간은 지체되고 두 번째 암울한 결과를 맞이했다. 그러나 강한 열정과 의지로 건강을 회복하고 갤러리와 레스토랑으로 운영하던 ‘펄 오션 파라다이스’를 만들었고, 현재에 이르고 나서야 확장 이전을 통해 ‘펄 오션파크’로 이름을 바꾸었다. ‘펄 오션파크’는 부부가 오지를 탐험하며 수집한 해양 생물들과 원시 부족이 수작업으로 만든 작품들 그리고 사진이 게시된 전시관과 카페로 함께 운영하는 중이다.

  박완서 소설의 『살아있는 날의 시작』에서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되도록’이라는 문장이 있다. 이 말처럼 사서 고생한 임수택, 김귀향 부부는 여전히 앞날을 계획하고 구상 중인 것이 많다. 그 예로 조개를 이용한 공예품 작업장과 옥상에 야외 전시장을 만드는 것이다. 또한, 바다를 끼고 있는 창원의 아름다움을 사람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자신이 운영하는 ‘펄 오션파크’를 그저 스쳐 지나가는 곳이 아닌 사람들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은 곳으로 만드는 것이 부부의 바람이자 마지막 꿈이다.

 

  똑같은 공간에서 시간이 반복되는 패턴이 일상화되면 몸과 마음은 결국 지치게 된다. 더불어 칙칙한 도심은 더욱 우리를 힘들게 만든다. 고된 생활을 씻어내기 위해 사람들은 마음의 안식처를 찾기 위해 다른 곳을 찾아 떠난다. 우리 대학에서 얼마 멀지 않은 곳에 지친 몸과 마음을 한 번에 씻어 내리게 해줄 ‘펄 오션파크’가 있다. 1층에는 다양한 작품을 접하고 2층에서는 쉬어가며 3층에서는 시원한 공기를 마시면서 턱 막힌 숨을 뱉어내고 응어리진 몸과 마음을 풀어줄 곳인 ‘펄 오션파크’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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