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사랑
어머니의 사랑
  • 언론출판원
  • 승인 2021.03.1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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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바람과 구름은 내기를 한다. 누가 먼저 나그네의 외투를 벗길 수 있을까? 세찬 바람의 힘과 따뜻한 햇살, 결국 따뜻한 햇살이 나그네의 외투를 벗게 한다. 나는 이 이야기의 햇살처럼 억압되고 슬픔만 가득했던 내 마음에 찾아온, 따뜻한 어머니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나에게는 세 명의 어머니가 있다. 첫 번째로 나를 낳아준 어머니. 내가 태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를 두고 집을 나갔다고 아버지에게 전해 들었다. 그렇게 나는 아버지와 단둘이 한동안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는 아무 말 없이 나를 차에 태우고 어디론가 향했다. 도착한 그곳은 바로 두 번째, 새어머니의 집이었다.

  갑자기 닥친 그 상황과 마찬가지로 새어머니 집은 너무나 낯설고 숨 막히는 공간이었다. 새어머니에게는 딸이 한명 있었는데, 나 때문에 같이 살지 못한다는 이유로 아버지가 없을 때면 나의 옷을 벗겨 밖으로 내쫓았다. 그 당시 나는 새어머니의 구박과 학대에 어린 나이였지만 죽음에 관한 생각을 했고, 매일 매일 두려움 속에서 시간을 보냈다. 아버지도 매사에 엄격하신 분이었기에 나는 아버지가 무서웠고, 기댈 수 있는 대상은 아니었다. 이런 상황을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고 용기도 없었다. 가정 폭력 속에서 학교생활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왕따를 당하면서도 아무런 저항을 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그동안 쌓인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ADHD(주의력 결핍)라는 판정을 받았다. 그때, 나는 ‘왜 나는 이렇게 불행하게 살아야 하는지, 사랑받고 살지 못하는지’ 외롭고 고통스러웠다. 그렇게 내 삶은 점점 더 어두워지고 망가져 갔다.

  어느 날, 사촌 누나가 우리 집에 놀러 왔다가 새어머니에게 매 맞고 있는 내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는 그렇게 새어머니와 이혼했다. 그런 일을 겪은 후 시간이 지나면서 몸의 상처는 아물었지만, 마음의 상처는 더욱 깊어져 갔다. 그 후 세 번째 어머니가 우리집에 오게 되었고, 나는 이러한 상황에 진절머리가 났다. 나는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어서 눈만 뜨면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리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게임을 했다. 마치 세상을 향해 반항이라도 하듯이 내 마음대로 살았다. 어떤 때는 밥도 먹지 않고 잠도 자지 않았다. 그런 나를 보며 새어머니는 나와 대화를 나누려고 애를 썼다. 그런 새어머니의 행동은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관심도 없으면서,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잘 보이려 한다고 생각했다. 당시, 나는 새어머니의 그런 행동이 싫었고 상처받는 것에 익숙해져 마음을 닫은 상태였다.

  하루는 친구 집에서 놀다가 밤이 늦어 잠이 들었다. 그리고 아침에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길을 나섰는데 갑자기 차 한 대가 지나가다 멈추더니 창문을 내렸다. 큰아버지였다. 큰아버지는 “어제 동네가 아주 난리도 아니었어. 네가 집을 나간 줄 알고 경찰까지 불러서 다 너 찾고 있었어.”라며 어제 저녁 상황을 전해주었다. 하지만 나는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여기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집으로 갔다. 그런데 내가 대문을 열고 들어가니 밤새도록 나를 기다리던 새어머니가 신발도 신지 않으신 채 뛰어나오시더니 나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나에게 새어머니의 어린 시절, 나처럼 학대받은 이야기를 해주며 상처받은 내 마음을 다독여 주었다. 그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그때, 나는 ‘아... 여기가 엄마의 품이구나, 너무 따뜻하다’라는 생각을 했다. 새어머니의 이야기는 꽁꽁 얼어있던 내 마음을 녹이는 듯했다. 그때 알았다. 내게도 마음이 있다는 것을…

  그 이후로 나는 새어머니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 내 삶은 변화하기 시작했다. 늘 혼자 있는 걸 좋아하던 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어머니랑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생겼다.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했다. 2018년에는 어머니의 소개로 스와질랜드에 해외봉사를 다녀왔다. 그곳 아이들에 비하면 사실 나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을 갖추고 있었다. 그곳에서 감사를 배웠고 교류하는 법을 배웠다. 또한 국왕을 만나는 영광스러운 기회도 갖게 되었다. 지금은 예전의 슬픔은 잊고 학교생활을 하며 공부도 하고 여러 가지 대외활동을 하고 있다. 글을 마치며 내 마음을 사랑으로 채워준 어머니께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이상훈(기계공학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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