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 아고라] 위축된 마음의 위안, 히어 앤드 나우!(Here and Now!)
[한마 아고라] 위축된 마음의 위안, 히어 앤드 나우!(Here and Now!)
  • 언론출판원
  • 승인 2021.02.19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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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가을, 코로나 와중에도 창동 거리에는 새로운 시도가 있었습니다. 창동통합상가 문화관광형 사업단과 상인회 임원들의 의견을 모아 야심 차게 인공눈축제로 엄청난 시민들을 창동으로 밀려들게 하였답니다.

  행사 기간 동안 매일 저녁 시간 눈이 내리는 4회 차 시간 가까스로 되면 가족, 연인, 아이들의 손을 잡고 삼삼오오 거리를 오르내리는 모습은 마치 80년대 수많은 청춘남녀들이 극장가, 다방, 쇼핑을 위해 오직 창동을 가득 메우며 드나들었던 추억 소환의 한 편을 자아내면서 한동안 쉬이 창동을 찾지 않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덤으로 선물한 시간이었습니다.

  호기심으로 가득 메웠던 눈 풍경을 놓칠세라 연신 사진을 서로 찍으며 까르르 웃고 동심 가득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저 신기하고 흐뭇하였습니다.

  그만큼 창동 거리에 북적이는 사람이 그리웠던 것이었을까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SNS에서는 창동 눈 풍경 사진으로 순식간에 집중되었습니다.

  이렇듯 사람들은 호기심을 자극해 깜짝 놀라게 하는 감성 마케팅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누구나 즐거워하거나 놀랍거나 하는 감정을 퍼뜨려 주는 심리효과를 톡톡히 본 10일간의 풍요로운 이벤트였는데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늘어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으로 행사도 멈추어버렸으며 상가를 방문하던 손님들의 방문도 뚝 끊어져 버렸습니다. 겨우 살린 불씨를 꺼뜨린 그때의 실망감은 크고 깊었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요? 창동을 방문했던 학생들에게 가끔 물어보곤 합니다.

  “요즘 여러분은 어디서 놀아요?” 망설임 없이 답합니다.

  “부산 서면요~”, “인스타에 인기 있는 곳이요~”

  커피는?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아메리카노~)

  하루가 다르게 인기 있는 사진 찍기 좋은 곳, 요리 혹은 그릇이 확 눈에 들어오는 맛 집, 조명, 뷰(view), 분위기 있는 장소 등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는 현실 속에 우리는 그동안 비추어지는 속도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건 아니었을까요? 하고 반추해봅니다.

  현실은 무척 냉정해져 가고 있습니다. 모두가 입을 막고 서로에게 거리를 두고 활동을 멈추게 하고 온택트에 길들여져가고 당장 죽을 것 같은 어려움의 호소도 들려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두려움과 위기의 현실에서 이겨낼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내적 풍요로움을 위해 다양한 변화를 갈구하며 세상을 바꾸어 나가야 합니다. 우리가 외면하는 우리 지역에 다른 사람들이 눈길을 주기를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지역사회 속에서 자발적·주체적으로 살아가기, 지역사회 속에서 학습을 더해가는 다양한 경험 만들기, 지역사회 속에서 감성 여행 즐기기, 지역사회 속에서 착한 소비하기, 지역사회 속에서 건강한 먹거리 선택하기, 지역사회 속에서 일상을 찍고 기록하기 등 사소한 습관을 길들이기 위해 히어 앤드 나우!(Here and Now!)

  바로 지금, 여기서 다시 출발하기를 응원합니다.

김경년(대학원NGO협동과정 동문, 창원(창동예술촌) 골목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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