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근의 발밤발밤] 마산의 봄은 월영캠퍼스에서 시작된다
[정일근의 발밤발밤] 마산의 봄은 월영캠퍼스에서 시작된다
  • 언론출판원
  • 승인 2021.02.1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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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대학의 봄은 합포 바다로부터 온다. 바다에서 윤슬이 밀려오며 거울인 양 반짝여 두 눈 눈부시고, 그 빛으로 세수한 붉은 동백이 벌써 피었다. 동백의 동(冬)은 겨울 추위에 맞서 꽃을 피운다는 뜻이다. 따라서 마산의 봄은 월영캠퍼스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전 세계가 이상기후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의 70% 이상이 봄눈에 덮였다. 따듯한 남부지역은 재난지역을 선언했다고 한다. 사하라 사막에까지 눈이 내렸다. 낙타가 모래가 아닌 눈을 밟고 가는 사진이 보도됐다. 이에 비하면 마산은 얼마나 행복한 땅인가.

  우리가 사랑하는 월영캠퍼스의 시간표는 입춘 지나고 우수 지나 봄으로 순조롭게 가고 있다. 양지바른 땅 위에는 봄의 전령사 ‘봄까치꽃’이 까치 떼처럼 모여 봄이 왔다고 노래한다. 무릇 꽃이란 이름 알지 못할 때 절대 보이지 않는다. 자연은 제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에게만 자신을 보여주는 법이다.

  올핸 월영캠퍼스의 자랑인 벚꽃이 일찍 필 것 같다. 낮에 쏟아지는 볕이 좋아 가지마다 따닥따닥 맺혀 있는 꿈이 벌써 발길질을 하는 엄마 뱃속의 태아 같다. 귀를 대고 들어보라. 이미 봄의 옹알이는 시작됐다.

  마산 어시장은 1800년대 초부터 시작됐다. 200여 년 역사는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필자의 대학 시절은 어시장에서 싱싱한 횟감을 싼값으로 넉넉히 사 배를 채웠다. 바다를 통째로 옮겨 놓은 듯한 어시장은 대학 시절의 좋은 ‘반찬’이 되었다.

  그런 즐거움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얼마 전 ‘호래기’ 철에 귀하고 비싸진 맛을 즐겼다. 호래기가 꼴뚜기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을 마산 어시장이 가르쳐 주었다. 옛말에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라고 했다. 지금은 아니다. 어시장 이름을 호래기가 자랑하고 있다.

  지금은 성질 급한 봄도다리가 펄쩍펄쩍 뛰고 있다. 봄도다리란 어종은 없다. 가자미 종류인 ‘문치가자미’가 봄도다리란 이름을 꿰찼다. 이때쯤 나는 겨우내 잊고 있었던 낚시 장비를 챙긴다. 개학 전에 낚싯대를 들고 바다를 다녀올 작정이다.

  어시장과 이어져 있는 오동동과 창동은 마산의 흥겨움과 낭만의 장소다. 곳곳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참새 방앗간’이 즐비하다. 고등학교와 대학을 이곳에서 다닌 나에게 친구들이 많이 있는 곳이다. 그래서 어시장-오동동-창동을 이어주는 골목에서 골목으로 이어지는 골목은 가슴이 열리는 장소다.

  코로나19로 적조해진 친구들의 안부를 묻기 위해 한 번 다녀와야겠다. 언제나 푸짐한 생선구이로 식사를 하고 바다가 보이는 커피숍에서 진한 커피 향으로 정담을 나눠야겠다.
나는 2월 27일자로 마산 합포구 주민이 된다. 한 2년 창원 의창구에 머무는 동안 친구가 얼마나 귀한 자산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내 문학의 원적(原籍)이 월영캠퍼스며 마산이니 이제 그 감사선물에 좋은 시로 답할 때다.

석좌교수·청년작가아카데미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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