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하다. 3포 세대라는 말이 올해로 10년 차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줄 알았던 청년층의 좌절은 4포와 5포를 지나 N포세대에 이르렀다. 코로나 19로 어려워진 지금은 아르바이트마저도 구하기 힘든 상황이다. 가끔은 이러한 세대로 태어난 것이 유감스럽다. 3포 세대의 10살을 기념하여 과거는 어떠했는지 살펴보았다.
3포 세대가 처음 언론에 등장한 시기는 2011년이다. 당시 의미는 청년 세대가 연애, 결혼, 출산 3가지를 포기한다는 의미의 3포 세대였다. 취업 시장이 변화함에 따라 대학을 졸업해도 좋은 일자리를 얻기 힘들어졌고 취업에 성공해도 미래를 설계하기엔 충분한 환경이 되지 못했다. 이후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청년들은 내 집 마련, 인간관계 등을 추가로 포기해나갔고 3포 세대는 N포세대가 되기에 이르렀다.
사실 우리나라는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로 만성적인 청년실업 문제를 가지고 있다. 과거 신문 기사를 찾아보면 1998년부터 청년실업을 문제로 인식하는 기사를 찾아볼 수 있다. 또한, 현실을 반영하는 신조어 역시 꾸준히 등장해왔다.
국립국어원 연구보고서 '2003년 신어'에 따르면 당시엔 이태백과 취업 고시라는 말이 있었다. 이태백은 ‘이십 대 태반이 백수다’는 줄임말이다. 취업 고시는 취업과 고시를 합친 말로 취업 자체가 그만큼 어려웠음을 의미한다.
2007년 등장한 신조어는 ‘88만 원 세대’다. 같은 이름의 책에서 시작되었으며 당시의 청년이 마주하게 될 어두운 전망을 표현한 말이다. 88만 원은 당시 비정규직 평균임금인 119만 원에 20대 평균 소득 비율 74%를 곱한 값으로 청년 세대가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취업할 것이라는 의미이다. 이 시기에는 연애를 위한 노력이나 연애에 관심을 두지 않는 건어물녀, 초식남 등 일본에서 들어온 신조어가 유행하기도 했다. 변화를 보자면 3포 세대의 등장은 예정된 결과였는지도 모르겠다.
2011년, 3포세대 이후 2014년엔 헬조선이 등장했고 2015년엔 흙수저가 등장한다. 현실이 이러니 청년층의 어려움을 다룬 ‘노오력의 배신’ 같은 책이 나오는 것이 어떤 측면에선 당연하다.
그래도 최근엔 긍정적인 변화가 나오고 있다. 지자체가 나서고 있으며 온라인 청년센터도 생겼다. 또, 청년기본법이 제정되기도 했다. 청년기본법은 청년의 권리 및 책임을 정하고 청년정책의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한 법이다. 당장 획기적인 변화를 만들어낼지는 모르겠지만 청년을 지원하는 방안들이 생겨나고 있으니 다행이다.
지난날을 살펴보니 걱정이 앞선다. 미래도 그리 밝지만은 않아 보인다. 어두운 전망이 슬프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이 역시 뉴노멀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여러 정책이 청년 세대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