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영지] You tube란 용기에 소비된 사나이들
[월영지] You tube란 용기에 소비된 사나이들
  • 박예빈 기자
  • 승인 2020.11.04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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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기에 기록되는 하루는 진부하다. 이젠 소소한 일상과 정보를 영상에 기록한다. 영상 속에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잘 녹여 유튜브에 올리면 구독자가 모인다. 수익 창출이 가능한 구조는 ‘유튜버’라는 직업도 만들었다. 유튜버는 유망한 직종으로 꼽히며 점차 다방면으로 뻗어 나가는 중이다. 지상파에서 유명한 프로그램을 만든 PD도 유튜브로 이직한다. 미디어 시장 속 강자가 TV에서 유튜브로 변화했다는 증거다.

  2020년 유튜브에선 크고 작은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그중 뒷광고는 역대 최고의 파장을 일으켰다. 유명 유튜버 대부분이 뒷광고로 사라졌다. 챙겨볼 영상이 없어진 이때 떠오른 콘텐츠가 ‘가짜 사나이2’이다. 피지컬 갤러리에서 만든 ‘가짜 사나이’가 성황리에 끝나 시즌2를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졌다. 유명 유튜버, 개그맨, 운동선수 등이 면접까지 보며 참여 의사를 비쳤다. 첫 방송 날까지 공개하지 않은 합격자와 시즌1의 영광이 합쳐져 우리의 기다림은 배가 되었다. 가짜 사나이2는 10월 1일 국군의 날에 첫 방송을 하여 의미를 더했다.

  방송 이후 포털사이트와 SNS는 가짜 사나이2 후기로 가득했다. 물론 좋은 이야기만 있는 건 아니었다. 훈련 도중 다치고 기절 직전까지 가는 참가자들이 생기면서 훈련 강도가 세다는 여론이 거세졌다. 4회 만에 모든 참가자가 훈련을 중도 포기할 정도였다. 피지컬 갤러리 측은 5회부터 새로운 훈련을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5회는 공개되지 못했다. 게다가 이전에 공개된 영상도 내려졌다. 가짜 사나이2 교관들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10월 13일 유튜버 정배우는 가짜 사나이2 교관인 로건과 정은주의 퇴폐업소 방문을 폭로했다. 증거로 정은주 교관 전 여자친구가 보내준 카톡 내용을 공개했다. 카톡방에서 로건과 정은주 교관은 음란한 단어들을 주고받았다. 카톡 속 그들은 우리가 가짜 사나이2를 보며 짐작한 모습과 달랐다. 그러나 퇴폐업소 방문을 확실히 증명하진 못했다. 정배우는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자신을 믿지 않는 시청자들과 대립했다. 대립이 이어지던 와중에 정배우가 한 사진을 공개하면서 사건의 본질이 바뀐다. 정배우는 ‘몸캠 피싱’을 당한 로건의 사진을 창에 띄워 “이래도 못 믿겠냐.”며 자신의 주장을 어필했다. 퇴폐업소 폭로는 한순간에 몸캠 피싱 사건으로 바뀌게 된다.

  몇 시간 뒤 정배우는 ‘죄송합니다’란 제목에 영상을 올려 자책했다. 로건은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의지를 다잡았다. 그러나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아내는 유산을 하게 된다. 자극적일수록 관심이 높아지는 것을 모두가 안다. 그에 반해 우리는 높은 조회 수에 소비된 공인들이 겪는 고통은 모른다. 사실과 추측이 섞여 본질을 찾기 힘든 루머가 사람을 벼랑 끝으로 몰아간다. 정배우는 로건과 정은주를 폭로해 가짜 사나이2에 몰린 화제성을 나누고자 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살인자라 칭하며 사라졌다. 지금은 그로 인해 죽은 한 생명과 피폐해진 사람들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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