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들’ Z세대가 온다
‘요즘 애들’ Z세대가 온다
  • 박예빈 기자
  • 승인 2020.10.07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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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에선 꼬리지만 사회에선 머리

  내 눈에 예쁜 옷이 다른 사람 눈에도 예쁠까? 같은 대한민국 사람이지만, 취향은 제각각이다. 개인이 가진 특이점에 기준을 세울 수 없다. 그러나 비슷한 나이대인 사람들은 공통점을 가지기도 한다. 태어난 시기가 비슷하면 살아온 환경이 같기 때문이다. 우리는 세대별로 베이비붐, X, Y, Z로 이름 짓는다. Y 뒤를 이은 알파벳 Z를 마지막으로 세대론이 정리됐다. 이전과 달리 새로움으로 중무장한 Z세대를 알아보자. / 문화부

  드라마 ‘응답하라 1997’과 ‘응답하라 1994’가 큰 성공을 얻었다. ‘응답하라 1988’은 앞 시즌의 성공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나는 이전 시즌처럼 여자주인공 남편을 찾는데 관심을 쏟았다. 그러나 우리 부모님은 드라마에 나온 사건과 소품에 감정을 이입했다. 그들에게 ‘응답하라 1988’  방영 시간은 향수에 젖어드는 시간이었다. 나는 전혀 모르는 소품과 사건들이었다. 고정관념을 깬 X에서 독립심을 기른 Y의 시대가 왔다. 뒤를 이어 ‘요즘 애들’이라 불리는 Z가 다가온다.

 

Z세대를 정의하기 이전

  전쟁 이후 평화가 찾아오면 출산율이 높아진다. 이런 현상을 베이비붐(baby boom)이라 부른다. 1950년 6월 25일 북한군이 남침을 하며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했고 1953년 휴전이 이루어졌다. 1955년부터 1964년에 태어난 사람은 ‘베이비붐 세대’다. 이들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땅과 무너진 사회를 다시 세웠다. 1965년부터 1980년까진 억눌린 사회 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며 ‘X세대’가 탄생했다. X세대는 각자의 개성이 중요시하며 고정관념을 깼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화했다. 지금은 인터넷이 없으면 생활이 안 되지만, 인터넷 공급 역사는 길지 않다. 1998년 초고속 인터넷이 공급되고 2002년 가입자가 1,000만 명을 돌파했다. 1980년부터 1995년에 태어난 Y세대는 디지털 환경을 처음 접하고 익혔다. 그들은 빠른 변화에 적응하며 자신의 삶에 인터넷을 자발적으로 포함했다. Y세대 이후 새로운 세대가 정의됐다. 1995년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사람은 ‘Z세대’에 속한다.

 

Z세대인 우리는 이렇게 살아요

  우리는 노트북으로 과제를 하며 스마트폰으로 그룹콜까지 소화한다. 한 번에 다양한 디지털 기기 사용이 어렵지 않다. 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로 통한다. 디지털 네이티브는 어린 시절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했다는 의미다. 태어났을 때부터 모두가 컴퓨터에 능했고 새로운 기술이 끝없이 나오던 중이었다. Z세대에게 인터넷은 선택이 아닌 자연스러운 환경이었다.

  Z세대는 PC와 TV도 사용하지만, 스마트폰 사용을 더 많이 한다. 스마트폰을 쥐고 자란 ‘포노사피엔스(Phono Sapiens)’라는 말이 생길 정도다. 하루에 절반을 SNS와 동영상 시청에 시간을 쏟는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려 일상을 공유한다. SNS 해시태그로 취향이 같은 사람을 찾아 관계를 맺는다. 필요한 정보는 네이버나 구글이 아닌 유튜브를 통해 찾는다. 사진 한 장이 일상 표현이고 영상이 정보 습득 창구인 셈이다.

  이제 사고 싶은 물건이 생기면 매장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이 더 익숙한 요즘이다. 구매 의사가 생기면 사용자의 후기를 찾는다. 다양한 후기를 분석하고 구매를 결정한다. 구매를 결정하면 온라인으로 사지 않고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다. ‘경험’을 중시하는 Z세대답게 제품 구매도 신중하게 결정한다.

  단지 인터넷 이용이 Z세대의 전부일까? 다음소프트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결과를 도출했다. ‘개인 맞춤 서비스’, ‘혼밥’, ‘자기중심’ 등이 Z세대를 설명하는 유력 키워드로 꼽혔다. Z세대는 개인 취향이 집단과 타협하지 않는 개인주의 성향을 보인다. 개인 취향은 존중되어야 하고 가치관을 무시하면 안 된다. 이들은 ‘나’라는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에서 일하고 싶어 한다.

 

세대별로 분류되지만, 통하는 우리

  Y세대와 Z세대의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몇몇은 디지털을 경험했다는 이유로 둘을 ‘밀레니얼’에 묶어 버린다. 그러나 둘은 서로 다른 점이 많다. 첫 번째 차이점은 부모다. 각각 베이비붐 세대와 X세대가 부모 세대다. 경제와 사회를 다시금 일으킨 베이비붐 세대는 끝없이 경쟁하며 살아왔다. 이들은 경쟁을 통해 무에서 유를 창조해 Y세대에게 경쟁의 중요성을 인식시킨다. X세대는 억압된 사회 분위기 속 자유롭고 개성이 강한 세대였다. Z세대는 그들의 자유로움을 보고 배웠다.

  두 번째는 급속도로 빠른 기술 발전이다. 커다란 본체와 모니터가 세트였던 과거에서 한손에 들어오는 스마트폰으로 변화했다. Y세대는 TV나 신문에서 일방적으로 정보를 얻었다. 반면 Z세대는 스마트폰을 통해 의견을 내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며 정보를 수용한다. 기술 발전이 빠른 탓에 80년대와 90년대의 매체도 다르다. Y세대 안에서도 80년대와 90년대가 차이 난다. 같은 세대도 차이 나는 판에 Y와 Z를 하나로 보는 건 무리가 있다.

  서로 다른 세대로 구분되지만, 취향, 소비, 생활양식 등이 완벽히 다르진 않다. ‘유행은 돌고 돈다’라는 속설이 전해진다. 통바지에 청재킷을 입은 사람을 보면 틀린 말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복고풍 패션은 돌고 돌아 다시 유행이다. 과거를 그리워하고 돌아가려는 움직임, 우리는 이를 ‘레트로’라고 부른다. 레트로에 새로움을 더한 ‘뉴트로’도 생겨났다. 가장 자유롭고 진보적인 X세대 유행은 계속해서 우리 곁을 맴돈다. 서로 다른 세대로 구별되지만, 완전히 다르진 않다.

 

  우리가 서로 어우러진 사회는 참 이상적이다. 그러나 새로운 세대와 기성세대 간의 갈등은 항상 문제다. 기성세대가 ‘나 때는 말이야’라는 서두로 말을 시작한다. 새로운 세대는 자신이 듣고 싶지 않은 말에 귀를 닫는다. 소통하지 않는 둘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는다. 살아온 환경과 겪어온 경험이 다르니 생각도 다른 건 당연하다. 당연한 다름을 내가 편하게 하자고 맞추는 건 옳지 않다. 그러나 자기 생각이 완벽히 맞다고 생각해 고집을 꺾지 않으면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 함께 살아갈 세상이 넓기에 다름이 어울리는 일은 고작 한걸음에 불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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