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영지] 자유로운 표현 속 혐오가 피어나면
[월영지] 자유로운 표현 속 혐오가 피어나면
  • 박예빈 기자
  • 승인 2020.10.07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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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 안에 핸드폰을 놓을 수가 없다. 영상, 게임, e-book 등 재미들의 향연이다. 웹툰도 그 많은 재미 중 하나이다. 2D에서 느끼는 여러 감정은 3D와 견주어도 무방하다. 자유로운 표현은 웹툰이 사랑받는 이유다. 많은 웹툰이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되며 인기를 증명 중이다. 그러나 완벽히 보장된 자유는 문제가 따른다. <복학왕>과 <헬퍼2: 킬베로스>로 우린 아이러니한 상황과 마주한다. 자율성은 작품에 꼭 필요한 요소이지만, 어느 정도를 범위로 잡아야 할까?

  <복학왕>은 삼류 대학을 진학한 우기명의 대학 생활부터 취업까지 보여준다. 우기명과 주변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일상 속 이야기를 녹여내던 중 청각장애인 비하로 논란이 되었다. 248화 ‘세미나 1’에 나온 말풍선이 문제였다. 말풍선에는 ‘닭꼬치 하나 먹어야지’가 ‘닥꼬티 하나 먹어야지’로 ‘많이 뿌려야지’가 ‘마이 뿌뎌야지’로 적혀 있었다. 청각장애인에게 혀 짧은 소리는 뜬금없는 설정이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공식 SNS를 통해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의한 법률’ 제4조에 해당하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 행위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기안84 웹툰 논란은 청각장애인 비하에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 8월에 공개된 회차에서 ‘여성혐오’라는 논란이 촉발됐다. 해당 에피소드는 봉지은을 능력이 없지만, 애교로 정직원까지 노리는 인물로 그렸다. 봉지은이 정직원이 되기 위해 회식 자리에서 조개를 배에 놓고 깬다. 직장 상사는 상식적이지 않은 행동을 보고 환호한다. ‘기안 그룹 인턴 최종합격!!!’ 뒤를 이은 문구다. 우기명과 직장 상사의 대화도 문제가 되었다. 둘의 대화는 ‘무능한 여성이 남성 직장 상사와 성관계를 맺고 정직원으로 합격했다’고 해석되기 충분했다. 얼마 뒤, <헬퍼2: 킬베로스>도 여성혐오로 도마 위에 올랐다.

  예술가에겐 자신이 원하는 작품을 만들어 발표할 권리가 보장된다. 우리는 이를 ‘표현의 자유’라고 말한다. 표현의 자유는 검열 없인 작품을 내지도 못한 과거에 투쟁해서 얻은 결과이다. 예술은 사회와 독립되어야 하고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작가는 신이 아니다. 작가가 만들어낸 작품 속 내용이 전부 옳지 않다. 학자 제러미 월트론은 표현의 자유권에 맞서 ‘막을 권리’를 정의했다. 주관적 충격, 불쾌, 분노가 아닌 사회 전반적으로 보편적이면서 객관성을 띠는 해악이 있을 경우 표현의 자유를 막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가벼운 일상, 설렘 가득한 연애, 판타지, 범죄 등 어떤 주제든 웹툰 속에선 가능하다. 웹툰은 작가가 만들어 낸 작은 세상이다. 작은 세상에 열광하는 독자가 많아서 하나의 표현에 수만가지 해석이 따라온다.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바와 달리 독자에게 해석될 때도 많다. 그럴 때마다 독자는 작품을 비평하며 더 좋은 작품 생산에 기여한다. 그러나 독자가 작품에 깊이 간섭하는 건 잘못된 비평이다. 최대로 보장된 자유 속에서 작가가 상식적인 작은 세상을 만드는 게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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