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2929] 모든 게 어려웠던 1학기를 보내니
[톡톡 2929] 모든 게 어려웠던 1학기를 보내니
  • 박예빈 기자
  • 승인 2020.08.20 15: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언제 끝날지 감도 안 오던 수능을 끝내고 나는 우리 대학에 입학했다. 합격 발표를 본 이후부터 나는 대학생인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교정을 얼른 걸어 다니고 싶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퍼진 ‘코로나19’의 여파로 개강이 미뤄지고 비대면 강의가 진행된다는 공지가 떴다. 나의 대학 생활이 입시할 때와 다름없다고 느꼈기에 실망했다.

  그렇게 나는 비대면인 채로 첫 개강을 맞이하였고, 각 강의마다 올라온 동영상들을 시청하며 실망했던 마음을 다잡으려 노력했다. 강의마다 필요한 책들을 첫 주에 듣고 친구들과 우리 대학 서점을 방문하기로 했다. 정문에서 올라가는 길을 따라 늘어선 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햇빛이 잘 들어오던 부분에는 이미 꽃이 피기도 하고 볕이 없는 부분도 꽃을 피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듯 보였다. 그런 모습은 실망감으로 가라앉았던 나의 기분을 조금은 나아지게 했고 신입생인 나를 반겨주는 것만 같았다. 걸어 올라간다고 땀이 조금 났지만, 그마저도 즐거웠다. 필요한 책을 구입하고 나는 그전보다 더 열심히 강의를 들으며 시간을 보냈다.

  코로나19로 대부분의 중간고사는 대체 과제물로 변경되었고 기말고사도 대체 과제물이나 비대면 시험이 시행되었다. 나에게 대면 시험은 딱 1개뿐이었다. 대면 시험을 치러가기 위해 거의 3개월 만에 다시 대학을 방문했다. 3개월이라는 시간을 보여주듯 나무들은 푸릇푸릇하게 새로운 계절인 여름을 맞이하고 있었다. 처음 방문했던 날씨보다 훨씬 더 더운 날씨 속에서 나는 과 건물을 찾아 걸어 올라갔다. 과 건물 앞에서 체온 측정을 하고 체온 정상 스티커를 옷깃에 붙인 채 시험이 치러지는 강의실을 찾아갔다.

  강의실로 향하는 계단을 올라가자니 모든 게 신기했었고 새로웠다. 강의실에 도착해 동기들과 얘기는커녕 이름도 모른 채로 각자 시험 전 마지막 공부에 몰두했다. 강의실 형광등도 켜두지 않은 채로 말이다. 교수님이 들어오시고 나서야 형광등도 에어컨도 켜졌다. 쾌적한 공간 속에서 시험이 진행되었고 나도 최선을 다해 시험에 임했다. 시험지를 내고 건물을 나서서 교정을 걸었을 때 난 그제야 대학생이 된 것만 같았다. 내가 상상하던 대학생의 모습이 실현된 것만 같아 종강보다 강의실에 들어가 시험을 쳤다는 것이 더 기쁘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렇게 코로나로 인한 나의 사이버 1학기는 마무리되었다. 지금까지 신입생들과는 조금 특별한 경험을 하지 않았나 생각하며 나 자신을 다독여 내가 생각하는 대학 생활은 마음속에만 담아두는 날이 많았다. 이제는 여름방학 동안 수강바구니, 수강 신청을 통해 손수 만든 나의 2학기 시간표를 만들어볼 예정이다. 2학기에는 보다 상황이 나아져 아직은 새로운 것이 더 많은 신입생으로서 우리 대학을 마음 편히 누빌 수 있길 바란다.

이수진 (역사어문학부·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경남대학로 7 (경남대학교)
  • 대표전화 : (055)249-2929, 249-2945
  • 팩스 : 0505-999-2115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은상
  • 명칭 : 경남대학보사
  • 제호 : 경남대학보
  • 발행일 : 1957-03-20
  • 발행인 : 박재규
  • 편집인 : 박재규
  • 경남대학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2024 경남대학보.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